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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술술 잘 흐르는 혈액으로~ 혈액세포 바꾸기 120일 작전

2012년 12월 건강다이제슽으 감사호 146p

【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한치화 교수】

건강 관련 광고나 전단지를 보면 심심치 않게 “맑은 혈액으로 돌려드립니다!” “혈관의 노폐물을 제거합시다!” 등의 문구가 시선을 붙잡는다. 그 약을 먹으면 정말 내 피가 맑아질 것 같고, 깨끗해질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혈액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특히나 관리에 소홀하면 도리어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는 혈액·혈관 건강. 이번에는 혈액·혈관 건강을 위해 우리가 실천해야 하는 것들을 알아보고, 적혈구의 생성주기에 맞춰 120일 동안 실천해 보자.

혈장과 혈액세포로 이루어진 혈액

혈액은 액상성분인 혈장과 여기에 떠다니는 수많은 각종 세포들과 세포성분들(혈액세포라 부르며, 적혈구와 백혈구 등이 있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전신을 끊임없이 순환한다.

이러한 혈액세포들은 ‘골수’에서 평생 동안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늙은 혈액세포들은 주로 뱃속의 비장이라는 장기에서 선택적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한치화 교수는 “그중 적혈구는 만들어지고 나서 약 120일이 지나면 소멸되는 반면 백혈구와 혈소판은 약 2일의 생존기간을 가진다.”고 말하며 “특별한 일이 없는 정상적인 상태의 우리 몸에서는 혈액세포들이 소모된 만큼만 아주 조금씩 보충 생성되며, 이 혈액세포 수치 역시 사람들마다 고유하게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이러한 혈액세포들이 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45% 정도다. 나머지는 혈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병원에서 건강상태를 평가할 때 의례적으로 피를 뽑아 분석하는 것도 바로 이 혈장 때문이다. 혈장은 혈압유지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생체물질들과 노폐물들을 운반하고, 혈액응고·혈전용해 역할을 한다. 특히 혈장에는 생명활동을 위한 각종 단백질과 지질성분, 전해질, 비타민, 호르몬 등은 물론 몸속의 구석구석에서 만들어진 노폐물도 함께 존재한다.

혈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혈관

한치화 교수는 “단순히 혈액이 맑아야 한다는 말은 다소 비과학적인 표현”이라고 지적하며 “‘성분 비율이 조화로운 혈액이 깨끗한 혈관을 타고 원활하게 흘러가야 한다’가 바른 표현”이라고 덧붙인다.

특히 혈관은 나이가 들수록 그 탄력성을 잃고 좁아지는데, 여기에 과다한 육류와 당분 섭취, 비만(특히 복부비만), 고혈압, 당뇨병, 흡연, 스트레스 등이 더해져 혈관 노화를 가속화시킨다.

이 경우 혈액이 혈관을 원활하게 지나가지 못해 ‘혈행장애’가 생기고 성인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혈행장애는 혈액의 점도(끈끈함)가 높아지거나, 혈관의 수축을 조절하는 말초신경의 조절이 되지 않을 때, 또 혈관 벽이 손상을 받아 좁아졌거나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응고를 일으킬 때 발생한다.

한치화 교수는 “평생 건강하고자 한다면 혈액과 더불어 혈행장애가 생기지 않게끔 혈관도 챙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혈액·혈관 건강은 평소 꾸준히 챙겨야 효과를 본다.”고 조언한다.

120일 동안 혈액·혈관 건강하게 만들기 실천법

1. 매일 30분 이상 빠르게 걷자

운동은 혈액 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춘다. 그리고 운동을 하는 동안 전신순환을 촉진시켜 혈관 내부의 혈전을 제거하고 심장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한치화 교수는 “마라톤 같은 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 30분 이상 중등도의 운동을 하루도 빠지지 말고 매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만일 한 번에 30분을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잠깐씩이라도 여러 번을 해서 30분을 채우면 된다. 빠르게 걷기, 뛰기, 자전거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운동은 특히 심장과 혈액순환에 좋으며,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증가시키자.

2. 매일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자

물을 충분히 마시면 혈액의 원활한 흐름이 보장되고, 소변의 양이 많아지고 희석되며, 혈액세포들과 혈액 내 각종 물질들이 과다하게 농축되는 것을 막아준다. 물의 양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통상 8잔 정도다.

한치화 교수는 “돌이켜보면 매끼 밥을 먹고 항상 누른밥과 숭늉을 한 대접 더 먹던 때가 있었다.”며 “전기밥솥을 사용하고, 정수기물로 입을 헹구는 정도로 물을 마시는 우리의 지금 식습관이 결과적으로 물을 덜 마시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한치화 교수는 숭늉 마시기 외에도 다도, 즉 차 마시기를 통해 물을 자연스럽게 많이 마시는 방법을 권한다.

3. 야채·과일 먹고, 트랜스지방 자제하자

식이섬유는 포만감으로 식욕을 저하시켜줌은 물론 총 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의 농도를 낮춰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춰준다. 더불어 대장암의 위험도 낮춰준다.

한치화 교수는 “일일 섭취하는 2000㎉ 기준으로 약 20~35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도록 권한다.”며 “식이섬유를 먹을 때 많은 양의 물을 함께 섭취해야 되는 만큼, 애초에 수분이 풍부한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반면 관상동맥질환의 주요 원인인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 섭취는 자제해야 된다. 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으로는 지방이 많은 고기나 크림, 버터, 팜유와 코코넛유 등이 있다. 또 트랜스지방이 많이 들어간 음식으로는 튀김요리나 전자렌지용 팝콘, 냉동피자, 케이크, 쿠키, 마가린 등의 가공식품이 있다.

4. 담배와 스트레스를 피하자

일반적으로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혈중 백혈구 수치가 높다. 흡연을 하면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혈액 내 백혈구 수치가 올라가고 담배연기 속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보상작용으로 적혈구가 많이 만들어져 혈액이 끈끈해진다.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 혈전이 잘 생길 뿐만 아니라 혈관을 손상시키는 염증 물질이 많이 분비된다. 한 달 정도만 금연해도 백혈구 수치는 정상에 가까워진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에 대항하기 위해 신경내분비계통이 활성화돼 혈중 사이토카인의 농도는 증가하고, 또한 교감신경계를 자극하여 신속한 지방분해와 간의 중성지방분비를 촉진한다. 또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고혈당을 일으킨다. 이와 같이 스트레스는 포도당과 지방대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당뇨와 동맥경화, 각종 심혈관질환의 또 다른 요인이다.

한치화 교수는 “살면서 가능한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받지 말아야 하고, 운동이나 건전한 취미 생활로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5. 고위험군에게는 아스피린도 효과가 있다

원래 해열진통제로만 알았던 아스피린이나 고지혈증 환자들만 먹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저용량으로 매일 꾸준히 복용하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많은 이들이 아스피린을 먹어도 되는지 궁금해 한다.

한치화 교수는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이 상당하거나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는 부족한 환자들에게는 약물복용을 권한다.”며 “단순히 혈류개선을 원하거나 깨끗한 혈액을 가진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먼저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또 이러한 약물들도 경우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한치화 교수는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으로 연구부원장, 임상의학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선택적 혈장교환치료, 유전자지문검사 등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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