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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생활 구석구석에서~ 화학물질의 역습 해법은 없나?

2012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행운호 60p

【건강다이제스트 | 문종환 건강칼럼니스트】

지난 5월, 미확인 바이러스 유발 ‘폐섬유화’로 인한 사망자 증가 보도, 그리고 11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환자 속출과 그로 인한 사망자 증가 보도가 터져 나왔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인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 데 있다. 과연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 할까?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지만 생각을 살짝만 바꿔도 그 해답은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빙산의 일각!

그동안 우리 사회는 성장일변도로만 달려왔다. 급속하게 성장해온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이 많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화학물질에 관한 것이다. 물론 살균제도 여기에 포함된다. 미국의 어느 학자는 “암의 90%가 화학물질이 원인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각종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합성화학물질은 유화제, 착향료, 착색제, 광택제, 산도조절제, 방부제, 감미료, 발색제, 살균제, 화학조미료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음식물에 첨가되어 소화불량, 생식기능 저하, 중추신경 마비, 가슴 압박, 호흡기능 약화는 물론 심지어 암까지 유발하고 있다.

각종 약품도 마찬가지다. 이 또한 합성화학물질 덩어리로 각종 부작용과 또 다른 질환이나 질병의 원인물질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우리집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우리집 곳곳에도 유해 화학물질이 생활 깊숙이 침투해 가구나 벽지, 장판에서부터 치약, 식기세척제, 비누에 이르기까지 그 세력을 확장해 놓고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전대미문의 사건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다만 가습기 살균제는 3~4년 정도의 비교적 단시일 내에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혀졌는데 이렇게 특정 화학물질이 특정질환과 인과관계가 밝혀지는 케이스는 그나마도 다행한 일이다. 거의 대부분은 인과관계를 밝혀내지 못한 채 묻히고 만다.

함정은 또 다른 함정을 부르고…

그렇다면 우리 몸에도 안 좋은 화학물질이 왜 생활 전반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그 답은 결국 산업사회의 복잡한 이해관계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가공식품의 발달, 제약업체와 대학연구소의 불편한 동거, 그리고 화학산업의 발달이 그것이다.

가공식품의 발달은 식품의 유통기간을 늘렸으며 색깔과 맛으로 우리들의 혀를 길들여 인공미각에 푹 빠지게 하였다. 제약회사와 연구소는 자신들이 개발한 약품이 질병 치료를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강조하는 각종 보고서, 논문, 보도 자료를 쏟아냄으로써 의료소비자로 하여금 자발적 선택을 방해하여 몸집을 불려왔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석유화학물질을 원료로 하여 값싸고 생활에 편리한 각종 소비재, 생활용품 등을 쏟아냄으로써 생활고에 허리가 휘는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을 강요해 왔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균과 해충은 모두 죽여야 하는 것이 당연해져 이들을 완전 박멸하는 것이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졌다. 과연 그럴까? 필자는 여기서 몇 가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살충제, 살균제(농약 포함), 제초제 등은 싹쓸이 제제들이다. 이들은 곤충과 미생물을 모두 죽이고, 세균과 곰팡이를 모두 제거하고, 풀을 모두 죽이는 화학물질들이다. 이들 제품은 제약업체에서는 엄청난 효자종목이다.

이러한 화학물질에 길들여지면 결코 빠져 나올 수 없다. 스스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야 할 식물들은 자기의 생명력을 강하게 하지 않아도 사람이 알아서 다 죽여주고 처리해주므로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많은 물질을 만들지 않게 된다. 그 결과 우리는 껍데기뿐인 음식물을 먹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나마도 자연물 섭취보다 화학물질 범벅인 음식물 섭취 비중이 늘어남으로써 심각한 질환상태로 빠져들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식물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연스럽게 우리 몸이 균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대처하기보다는 균 자체를 박멸함으로써 균에 저항할 능력을 처음부터 약화시켜 놓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지금 두 가지 함정에 빠져 있다. 그 하나는 균을 죽여서 문제가 해결되는 듯 했으나 균을 죽이는 화학물질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고, 또 하나는 그로 인하여 질병 상태에 들게 하지 않는 힘인 면역력이 약화돼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게 됐다는 점이다.

자연으로 회귀하고 불편하게 살자

우리는 언젠가부터 소박한 밥상과 소박한 일상을 버렸다. 끊임없이 편리함만을 좇아서 살다보니 어느 날 중병 환자가 돼 있다. 플라스틱 물병에 플라스틱 컵, 플라스틱 주걱에 플라스틱 밥 그릇, 플라스틱 숟가락에 플라스틱 젓가락, 플라스틱 도마에 플라스틱 밥상에 이르기까지 불에 닿는 것을 제외한 모든 주방용품이 플라스틱으로 채워져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는 뜨거운 물이 담길 때도 있고 찬물이 담길 때도 있다.

흰쌀밥에 소시지, 햄, 피자나 햄버거, 간간히 라면…. 살균가습기와 살균세척기, 염소 소독된 수돗물과 불소치약, 50보 이상은 승용차…. 만약 여러분 중 이런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건강하게 장수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게 될 가능성은 소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힘든 일일 테니까.

그러면 대책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자연으로의 회귀다. 그리고 적절한 편리함의 선택이다. 또한 빛나는 세련됨보다는 투박스러운 소박함이 건강과 행복지수를 훨씬 높여줄 수 있는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충분히 발효시킨 청국장과 김치, 깍두기, 그리고 현미밥의 시골밥상이 레스토랑이나 고급식당의 품격 높다고 생각하는 밥상보다 더 큰 건강과 행복을 안겨줄 수 있다. 싸구려 인공방향제보다는 은은한 허브식물의 향기가 훨씬 더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밀순이나 보리순 등의 풀을 키우는 것이나 화초, 또는 허브식물을 키우는 것이나 모두 습도조절과 자연 항균작용이 있고 여기에 심리적 안정과 즐거움까지 가져다준다.

그런데 대개 식물을 생활 속에서 활용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식물 키움이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하는 것도 있거니와 무엇보다도 그것은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은 쉽고 편리하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편한 것만 찾으면서 살다가 질환에 걸리든지, 약간은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라도 내 몸과 마음을 움직여 건강함을 돕도록 관리를 하든지는 선택의 문제다.

이제 여러분은 건강에 대한 해법을 일상에서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지금까지 당신의 몸속 어딘가에 감춰져 있을 자연을 조심스레 꺼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볼 때가 된 것이다. 화학물질(약물 포함)을 적게 쓰는 것은 여러분 몸과 마음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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