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한국인성컨설팅 노주선 대표】
많은 사람들이 새해 아침 새로운 다짐을 한다. 다이어트, 금연, 애인 만들기, 승진 등 새로운 목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그 중에서 이런 다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올해는 성격 좀 고쳐야지.’ 자신의 성격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툭하면 삐치고 꽁~해 있는 자신이 싫다는 사람도 있고, 욱하는 성질 좀 죽이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성격은 마음먹은 대로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한심하고 구제불능인 내 성격, 정녕 방법이 없는 것일까?
나를 인정하고, 다름을 인정하자
똑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형제라도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할 것이다. 두 아이를 똑같이 혼내도 반응이 전혀 다르다. 한 아이는 10분 만에 헤헤거리며 뛰어다니고, 다른 한 아이는 다음날 퉁퉁 부은 눈으로 부모에게 용서를 구한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한국인성컨설팅 노주선 대표는 “유전적으로 타고난 기질과 5∼6살 이전의 성장 경험이 그 사람의 성격을 만든다.”며 “원래 타고난 기질은 성장과정에서도 반복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바꾸기 힘들다.”고 말한다. 같은 경험 역시 그 기질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두 아이는 너무 다르게 커가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대인관계가 원만한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어 한다. 때문에 자신의 소극적인 성향을 원망하기도 하며, 자신이 너무 우유부단한 것은 아닌지 고민하기도 한다. 외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강요하지만, 그런다고 이제껏 쌓아온 성향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순 없다.
성격은 크게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나뉜다. 내향형을 나타내는 ‘소극적, 소심함, 나약함’을 달리 말하면 신중하고, 섬세하며, 유연한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적극적, 대범함, 강함’으로 생각하는 외향형은 저돌적이며, 다치거나 시행착오가 많을 수 있고, 남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노주선 대표는 “성격을 특징으로 따진다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말한다. 각각 장단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남과 내가 다르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다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성격으로 인해 남들과 갈등이나 충돌이 생기고, 그로 인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다음의 방법을 따라해 보자.
CASE 1. 너무 소심해서 마음에 안 든다면…
김이랑 씨(32세)는 항상 결정을 못 내린다. 업무를 추진하는 데도 생각이 많다보니 주저주저하게 되고 업무 처리가 늦어 상사에게 야단맞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용기내서 말할 자신도 없다. 자신을 혼내는 상사가 밉지만,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자신이 더 싫다.
☞개조 솔루션: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너무 많은 변수를 따지고 지레 예측하다 보니 선뜻 나서지를 못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경우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들을 부정적으로 판단한다. 때문에 ‘이건 ~해서 안 될 거야.’라고 생각하고 시도하지도 않고 포기하거나, 자신의 결정을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한다.
이럴 때는 생각의 경중을 구분하자.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핵심만 짚자. 부정적인 예측만 하지 말고, 긍정적인 예측을 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노주선 대표는 이를 ‘짝짓기 기법’이라고 말한다. 가령 ‘이번 일이 실패하면 ~한 결과가 오겠지.’라는 걱정이 든다면 이와 반대로 ‘하지만 이번 일이 성공하면 ~한 결과가 올 거야.’라는 긍정적인 생각도 함께 하는 것이다.
더불어 너무 많이 앞서 걱정하고 주저하기보다 모 연예인이 한때 유행시켰던 ‘뭐 그까이꺼~’라는 마음으로 시도해보는 마음이 필요하다.
CASE 2. ‘욱’해서 자주 다툰다면…
장익수 씨(45세)는 얼마 전 등산을 갔다가 다른 사람과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 순간 ‘욱’해서 결국 주먹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그날 밤 잠들기 전 생각해 보니, 그렇게 화낼 일도 아니었는데 자신이 또 ‘욱’한 것 같아 창피하고 그런 자신의 성격이 싫다.
☞개조 솔루션 : 순간 욱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그 상황에서 만큼은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는 생각하기 보다는 먼저 심호흡을 크게 하고 ‘그래,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해 보자. 이는 delay thinking(생각을 지연시키기)으로 순간 흥분된 감정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으로 상대방을 향한 감정을 마구 글로 써보는 것이 있다. 종이에 글로 화풀이 하는 방법이다. 의외로 몇 줄 쓰다보면 상대방에게 할 말이 없어진다. 단 몇 줄로 상대방을 향한 자신의 격한 감정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다.
CASE 3. 완벽해서 피곤한 성격이라면…
이정미 씨(38세)는 매사에 완벽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 못하고, 모든 일에 정확하려고 노력한다. 남들 보기에 깔끔은 혼자 다 떨고 흐트러지는 자신을 용납 못한다. 규정은 칼 같이 지킨다. 그렇다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만, 한편으로는 완벽주의자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피곤하기도 하다.
☞개조 솔루션: 완벽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그러한 성향이 남들에게 본의 아니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이 가끔 “나 오늘은 망가질 거야.”를 외치지만, 남들 보기에는 그저 그런 수준인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만약 내 친구가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어떻게 얘기할까?’라고 생각해 보자. 남들에게 관대한 만큼 나에게도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CASE 4. 오지랖이 넓어서 탈도 많을 때…
박주영 씨(52세)는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통’ 겸 ‘왕언니’로 통한다. 동네에 박 씨의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다. 하지만 너무 나서는 것 같고 주제넘게 참견하는 것 같은 박 씨를 못마땅히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보니 구설수에도 많이 오른다.
☞개조 솔루션: 오지랖 넓은 것은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 주변 사람들을 더 챙기고 애정 어린 관심을 갖는 경우도 많다. 다만 그 오지랖이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균형 있게 보는 것이 중요하며, ‘선택과 집중’의 지혜가 필요하다. 대인 관계에 있어서 폭보다는 깊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자.
지금 이 시간에도 모난 내 성격 때문에 친구와 직장동료와 알게 모르게 트러블을 빚고 있다면 전문가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주선 대표는 “언제든 상대방과 교감하고자 애쓰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한 마디씩 더 얹어주기’ ‘칭찬으로 대화 시작하기 혹은 끝맺기’ ‘감사합니다 말하기’ 등의 사소한 말과 행동부터 습관화한다면 어느새 변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노주선 대표는 고려대학교 심리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삼성의료원과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과 등에서 임상심리실장을 거쳐, 현재 한국인성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다름의 심리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