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한양대학병원 산업의학과 김윤신 교수
34세 이연희 씨는 눈과 코, 목 등이 따갑고 두통과 전신피로감, 무력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꾀병 아니냐는 주위의 핀잔이 억울해 정밀검사를 했는데도 특별히 몸에 큰 이상은 없었다.
이처럼 최근 두통과 눈·코·입 자극, 피로, 피부 발적, 현기증 등을 느끼고 전신피로와 무력감, 집중력 저하 등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내려지는 병명은 바로 ‘실내증후군’.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모든 빌딩의 40% 정도가 실내공기 오염에 따른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하루 중 대부분을 머무는 실내, 좀 더 건강하고 쾌적하게 만들 순 없을까??
당신도 혹시 실내증후군?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 창문을 꼭꼭 닫고 난방을 한 채 생활하는 가정집이나 사무실에서 실내증후군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 년 전 한양대학병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건물 거주자의 약 92% 정도가 만성피로를 느끼고, 눈 충혈, 어깨통증, 현기증, 목 아픔, 기침, 메스꺼움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밀폐된 건물은 공기순환이 잘 되지 않아 산소가 부족하고, 오염된 공기가 계속 내부 순환만 반복하기 때문이다. 또 실내 온도와 습도 등이 우리 몸의 생리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특히 낮은 습도로 인한 피부 건조는 가려움증을 유발하거나,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기존 피부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실내증후군의 특징은 바로 건물 내로 들어가면 증세가 생기고, 밖으로 나오면 괜찮아지는 것이다. 때문에 오랜 시간 실내나 지하상가 등에서 일하는 직장인과 상인 및 주부, 아이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집 밖으로 나와 있을 순 없는 일. 우리 집과 사무실의 공기를 쾌적하게 바꾸는 요령을 터득해보자.
창문 자주 열기
2~3시간마다 규칙적인 환기가 중요하다. 특히 맞바람이 치도록 두 개의 창문을 열어두는 것이 효과적이며, 만약 가능하다면 창문을 열어 환기할 때 집 안 가구의 문과 서랍까지 열어 환기하는 것이 좋다.
주기적인 환기는 적당한 실내 온도를 유지시켜 주고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운 날보다는 따뜻한 날 환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이런 날은 건물 안팎의 온도차가 적어 거의 환기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실내 습도는 40%가 유지되도록~
젖은 수건이나 가습기 등을 이용해 실내가 너무 건조해지지 않게 하자. 흔히들 실내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습기를 이용한다. 가습기는 무엇보다 청결이 중요하므로 물통을 가능한 매일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먼지 제거에는 물청소가 제격
실내 구석구석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청소도 자주 해야 된다. 집먼지 진드기 등은 우리가 덮고 자는 이불이나 베개 등의 침구류에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특히 관리가 필요하다. 청소 중에 공기에 떠다니던 먼지들은 다시 바닥에 내려앉기 때문에 걸레질(물청소) 등을 통해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지하주택은 갈라진 벽 보수
지면에 가까이 있는 주택(지하세대)일수록 바깥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미세먼지나 부유 미생물 및 라돈 등의 농도가 높을 수 있으므로 환기와 청소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라돈 관리를 위해서는 바닥이나 벽 등의 갈라진 틈이 없도록 건물 보수를 해야 한다.
*라돈: 암석이나 토양, 건축자재 등에 존재하는 우라늄이 몇 차례 붕괴를 거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무색·무취·무미의 자연방사능 물질로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
식물 키우기
실내의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온도와 습도 조절,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식물 재배가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화초나 수생식물은 겨울철 습도도 20~30% 정도 높여주며 공기정화에는 잎이 많고, 가능하면 큰 식물이 유리하다. 실내 10평당 2개 정도의 식물을 배치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관음죽 : 병충해가 거의 없고, 어둡고 습기가 많은 공간에서도 잘 자라며, 추위에도 강하다. 이산화탄소 제거율이 높기 때문에 사무실에 두는 것이 좋다.
●팔손이나무 : 어디서나 잘 자라고, 병충해가 없으며 공기정화기능이 뛰어나 실내용 식물로 각광받고 있다.
●인도고무나무 or 벤자민 고무나무 : 실내의 먼지를 없애는 데 유용하다.
●관엽식물 : 대부분 열대나 아열대산으로 고온다습한 조건이면 생육이 왕성하다. 실내 온도는 관엽식물 생육에 적당한데, 관엽식물 중 식물 가습기라는 별명을 가진 아레카야자는 조경 전문가들이 겨울철 실내에 꼭 필요한 식물로 손꼽는다.
●선인장 : 적응능력이 좋아 실내 어느 곳에 두어도 잘 자랄 뿐 아니라, 일반 관엽식물과는 다른 형태의 광합성을 한다. 선인장은 야간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이 때문에 실내에서 관엽식물과 선인장을 함께 키우면 낮과 밤의 공기를 균형 있게 정화시킬 수 있다.
김윤신 교수는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은 만큼 하루 3회, 한 번에 30분씩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며 “만약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하루 2회 환기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TIP. 좋은 공기청정기 똑똑한 선택 요령
1. 공기청정기의 설치 장소 면적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 일반적으로 집안 면적의 1.5배 정도의 사용면적을 가진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2. 공기청정기 필터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사용목적에 걸맞는 필터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먼지 진드기,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제거에 탁월한 헤파필터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으며, 탈취필터는 각종 유해가스를 없애준다. 그 외에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빨아드려 분해하는 알레르겐 필터, 균을 살균하는 향균 필터 등이 있다.
3. 공기청정기는 일정 주기별로 필터를 교체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제품을 구입할 때는 필터를 교환할 때 발생되는 추가비용을 고려하여 구입하여야 한다.
4. 공기청정기는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특성상 소음을 고려해야 한다. 보통 40데시벨 이하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김윤신 교수는 한양대학교병원 산업보건센터와 한양대학교 부설 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실내환경학회 회장, 대한보건협회 이사, 한국대기환경학회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