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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건강] 부모 성격에 꼭 맞춘 우리 아이 ‘맞춤’ 양육법

2009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송년호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사례 1.

초등 2년생 딸을 둔 김윤정 씨(47·경기 의정부시)는 가끔 속이 터진다. 딸이 제 아빠를 닮아 ‘통장 아줌마’처럼 학급 일에 참견(?)하기 때문이다. 선생님 심부름을 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친구들 알림장을 써주거나 몸이 불편한 아이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아 하는 것을 보면 짜증이 치솟는다. “네 일이나 똑바로 챙겨!” 김 씨가 잔소리를 할 때마다 딸은 엄마 눈치를 힐끔힐끔 본다.

사례 2.

최진표 군(15·서울 강남구)은 요즘 아버지와 냉전 중이다. 중2년생인 최 군은 방에 있을 땐 늘 문을 걸어 잠근다. 엄마 이희진 씨(45)는 “외식하러 가자고 하면 아들은 ‘혼자 집에 있겠다’고 한다며 자신의 품을 떠난 것 같아 서운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러다 사건이 터졌다. 최 군의 아버지가 화를 참지 못해 문고리를 뜯어 고장을 낸 것이다. 공황 상태에 빠진 최 군은 엄마 손에 이끌려 상담실을 찾았다.

성격이 다른 부모와 자녀가 겪는 갈등 사례다. 김 씨는 원칙형인데 반해 딸은 조력형이다. 최 군은 관찰형, 엄마는 조력형이다. 한국아동심리코칭센터 이정화 소장은 “부모 자신의 성격을 알면 자녀를 더 잘 이해하게 되므로 ‘맞춤’ 양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아동복지학 박사로 현재 단국대 외래교수로 있다.

성격 궁합 맞추고, 강점 살린 양육해야

몸은 어른, 독립성은 아기 수준인 ‘슈퍼 베이비’ 뒤에는 ‘슈퍼맘’이 있다. 강의 시간표를 짜주고 결혼 후엔 ‘잠자리 코치’까지 하는 엄마들이다. 이 소장은 “에니어그램의 성격 분류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모는 보호통제형, 조율형, 원칙형이 많다.”고 설명했다. 에니어그램은 그리스어로 ‘9’를 뜻하는 ‘에니어(ennea)’와 모형을 뜻하는 ‘그램(gram)’이 합쳐진 말로, 세상에 적응하는 관점이나 전략을 9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한 모델을 뜻한다. 혹시 당신은 어떤 유형인지 참고해보자.

▶제1유형 : 원칙형 부모는…

원칙형 부모의 강점은 ▷아이들의 도덕적인 모델이 되고 ▷체계적이고 분석적이며 ▷또 자기계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점이다.

그런 반면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완벽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점 ▷유연성이 없고 경직된 태도를 보인다는 점 ▷분노를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원칙형 부모에 속한다면 다음 5가지를 늘 기억해야 한다.

· 옳다, 그르다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아이의 관점에서 보라.

· 표정이나 말투, 어조에서 판단이나 불편한 마음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라.

· 약속을 지켜나가는 과정에 함께 하라. “네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엄마(아빠)가 무엇을 도와줄까?”라고 질문하라.

· 너무 사소한 부분까지 언급하지 마라.

· 완벽함을 염두에 두지 말고 작은 단계부터 한걸음씩 도전할 수 있도록 하라.

▶제 2유형-조력자형 부모는…

조력자형 부모의 강점은 ▷지지와 격려를 잘하는 따뜻한 양육자라는 점이다. ▷또 정서적이고 공감적이며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다. 그런 반면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한계 설정을 잘 못하고 ▷자신이 필요한 사람임을 과도하게 확인하며 ▷아이의 자율성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과잉보호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부모형일 때는 다음 세 가지를 주의하자.

· 아이와 대화할 때 애매모호한 것보다 명확하게 사실을 말하라.

· 아이를 도우려는 마음이 앞서 먼저 판단해 말하지 마라.

·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고 직면하라.

▶제 3유형 – 성취형 부모는…

성취형 부모는 ▷목표지향적 사고를 갖고 있다. ▷또 여러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끊임없이 계발·성장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 반면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과 ▷진실보다 외부 이미지에 중점을 둔다는 점 ▷아이를 자신의 속도에 맞추려고 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유형의 부모일 때는 다음과 같이 대처하자.

· 목적과 주제보다 정서를 나누는 대화를 하라.

· 아이의 감정을 배려하고 공감하라.

· 들을 때는 온전히 들어라.

· 목표를 위해 아이를 유도하지 말고 진실하게 대하라.

▶제 4유형- 낭만형 부모는…

낭만형 부모는 ▷아이와 잘 결합할 수 있고 ▷ 열정과 창조성이 있으며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그런 반면 ▷감정 기복이 심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끊임없이 특별해지고 싶어하는 점은 약점으로 꼽을 수 있다. 만약 이런 유형의 부모일 때는 다음과 같은 연습을 하라.

· ‘너’로부터 시작하는 대화를 연습하라.

· 아이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경계를 유지하라.

· 균형을 유지하라.

·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두고 대화하라.

· 스트레스가 느껴지면 감정을 정리하고 말로 표현하라.

▶제 5유형-관찰형 부모는…

관찰형 부모는 ▷대체로 합리적이고 ▷침착하고 균형적이며, 독립성이 있으며 ▷ 큰 그림에 대한 사고를 갖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아이와의 신체적이고 감정적인 상호작용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정서에 대해 거의 개입하지 않으며 ▷직접 행동하는 것이나 몸을 움직이는 활동은 거의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유형의 부모에 속한다면 다음과 같이 대처해야 한다.

· 사실이 아닌 마음과 느낌을 교류하는 대화를 하라.

· 생각을 감정으로 바꾸어 전달하라.

· 침묵을 자주 사용하지 마라.

▶제 6유형 -안전형 부모는…

안전형 부모의 강점은 ▷믿을 수 있고 충실하며 ▷책임감 있고 잘 참으며 ▷합리적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을 꼽을 수 있다. 그런 반면 ▷모든 일에 의심이 많고 안전을 추구하며 ▷불완전한 것이 두려워 일을 지연시키고 ▷세상에 대한 신뢰가 없어 냉소적인 경향을 보이는 약점을 갖고 있다. 이런 유형의 부모는 다음과 같은 훈련을 해야 한다.

· 아이에게 두려움이나 불안을 그대로 보여 주지 마라.

· 아이의 가능성과 힘을 믿어라.

· 자신의 마음 상태에 따라 아이를 오해하지 마라.

▶제 7유형- 낙관형 부모는…

낙관형 부모의 강점은 ▷낙천적이고 명쾌하다. ▷쾌활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평등주의자라는 것이다. 그런 반면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어려운 문제는 회피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갈등에 관심이 없으며 ▷공상의 세계에 사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만약 이런 유형의 부모에 속한다면 다음과 같이 대처해야 한다.

· 아이의 속도에 맞춰 대화하라.

· 아이의 욕구에 따른 계획을 준비하라.

· 현재의 감정에 머물러 공감하라.

▶제 8유형-통제형 부모는…

통제형 부모의 강점은 ▷약자에 대한 보호의식과 책임감이 있고 ▷리더십이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 반면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권위적이고 통제적이며, 경직돼 있다는 것과 ▷자신의 잘못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며 ▷약점이나 한계에 대해 부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유형의 부모에 속한다면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하자.

· 행동하기 전에 10을 세라.

· 대화할 때 부드럽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라.

· 아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동기를 부여하라.

▶제 9유형-조율형 부모는…

조율형 부모의 강점은 ▷전체를 보는 균형 있는 관점을 갖고 있고 ▷가족과 갈등 없이 잘 지내려고 최선을 다하며 ▷무조건적으로 아이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그런 반면 약점은 ▷고집이 세고 분노와 갈등을 피하며 ▷일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고 ▷결정을 내릴 때 어려워 한다는 점이다. 이런 유형의 부모라면 다음 세 가지를 연습하자.

· “안돼”라고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하라.

· 아이와의 상호 작용에서 제한과 경계를 명확히 하라.

· 목표를 만들어라.

이 소장은 “어떤 유형의 부모이든 장점·단점이 함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보자. ▶보호통제형 부모는 스케일이 크고 힘이 있어 두려움이 없다. 강하고 추진력 있게 자녀를 이끈다. 잔 실수는 대범하게 웃어넘기는 ‘쿨’한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자칫 폭력을 가하거나 직격탄을 날려 자녀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조율형 부모는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감정이 둔하고 둥글둥글하다. 이 소장은 “조율형 부모는 숲을 중요시하고 나무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감정 표현을 잘하지 않아 오해를 일으킬 수 있고 또 규칙적이지 못하고 융통성이 많아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녀가 “선생님이 나만 미워해!” 하며 고민을 털어놓을 때 이야기를 듣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돼.” 라며 교통정리를 한다. 자녀의 말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원칙형 부모는 규칙을 정해놓고 잘 지키지 않으면 잔소리를 한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또 목표나 결과를 중시해 자유분방한 자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

▶조력형 부모도 마찬가지다. ‘캘커타의 성녀’ 마더 테레사는 이 유형의 대표주자다. 조력형은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하길 원한다. 단점은 모든 일에 개입하고 정서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이다. 양말 한 개를 사도 백화점에 함께 간다면 조력형 가족일 가능성이 크다.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나 연애사를 시시콜콜 얘기하는 게 이 유형의 특징이다.

자녀의 결혼을 반대하며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럴 수 있냐?”면서 자살을 기도하는 엄마는 조력형이다. 아이가 수업하는 동안 학교에서 봉사하는 엄마도 마찬가지다. 엄마는 “난 우리 애 친구들과도 너무 친해.”라고 자랑하지만, 자녀 입장에선 사생활이 없어져서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엄마, 내 방에 들어오지 마. 제발 간섭하지 마!” 자녀가 이렇게 말하면 엄마는 “내가 이 집에서 할 일이 없구나.” 하면서 상처받는다.

자녀 성격에 맞춘 대화기술 필요

이 소장은 “자녀의 성격을 알아야 잠재력을 끌어내고 강점을 살리는 양육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낙관형 아이는 자유분방하고 호기심이 많다. ▶조력형 아이는 “엄마, 나 사랑해? 동생이 예뻐, 내가 예뻐?”라고 묻는 유형이다. ▶원칙형 아이는 유치원에서 훈련된 조교처럼 행동한다. 반면 ▶안전형 아이는 친구에게 주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주변을 살핀다.

만약 자녀가 잘못한 일이 있어 엄마가 매를 든다고 치자. ▶안전형 아이는 위축돼 우울해 한다. ▶보호통제형 아이는 바깥에 나가 폭력을 휘두른다. 성격별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바른 양육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자녀의 성격을 알려면 감정이나 행동 패턴, 습관을 관찰하면 된다. 성격은 단점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긍정적 시선이 중요하다. 아이가 징징대면 “왜 저렇게 의존적일까? 누굴 닮았지?”라고 할 것이 아니라, 주의 깊고 신중해서 빚어진 일로 여기라는 것이다. 그래야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다.

제 1원칙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 소장은 “자기중심의 대화를 하는 부모가 많다.”며 “‘네가 당연히 해야 되는 것 아냐?’ ‘학생이 공부해야지!’ 하며 일반화한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상처받기 쉽고 교육 효과도 떨어지다. 성격별로 다른 대화기법을 훈련해야 한다.

▶관찰형 아이를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정보를 묻는 질문에 곧잘 대답한다. 반면 논리정연한 답변이 필요하면 입을 다문다. 이때 부모는 “생각이 정리되면 말해줄래?”라고 말해야 한다.

▶낙관형 아이가 닌텐도 게임에 푹 빠져 있다고 치자. “20분만 하기로 했잖아!” 이렇게 화내선 곤란하다. 닌텐도에게 말을 걸면서 “혁준이하고 노는 거 재밌어? 안 돼, 이젠 내 차지야.” 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내일 시험인데 아이가 소설에 빠져 있다. “야, 시험 공부해야 되지 않냐? 너, 뭐하고 있어!”라고 질책하지 말고 유머를 곁들여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우리 6시간을 어떻게 쪼개야 가장 많이 공부할 수 있는지 퀴즈를 해볼까?” “스트레스를 확 풀고 공부하는 방법이 뭘까?”

물론 자녀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게 능사는 아니다. 특히 낙관형 자녀는 시간 개념이 부족하고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진다. “오늘 꼭 해야 하는 일이 세 가지 있네. 언제 엄마가 체크하면 좋을까?”하는 식으로 최소한의 규제를 둬야 한다. 이 소장은 “보호통제형·조율형·원칙형 부모는 말이 거칠다.”며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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