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부동의 사망률 1위 암! 그 위치를 바꿀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까닭에 우리는 늘 주변에서만 서성이다 죽어가는 어리석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부동의 사망원인 1위, 암의 순위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범하지만 암을 거꾸러뜨릴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것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공통적인 암 예방의 첫 번째 키워드는 ‘항산화’
항암식품이라고 하면 대체로 항산화 작용에 의한 암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식품을 말한다. 항산화의 원뜻은 산화 억제이며, 항산화물질(抗酸化物質, antioxidant)이란 산화를 방지하는 여러 물질을 말한다. 학자에 따라 활성산소(프리라디칼이라고 하며 산화를 촉진하는 산소)가 암의 원인이라고 주장할 정도로 활성산소는 우리 몸속에서 치명적인 물질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체내의 활성산소인 프리라디칼을 제거할 수 있는 항산화물질이 다량 필요하게 된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 주위에 넘쳐나는 것들이 항산화 작용이 있는 식품들이기 때문이다. ▶마늘·양파·양배추·브로콜리·무·순무 등에 함유된 유황화합물 ▶당근·시금치·부추·호박·파슬리·토마토·수박 등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 ▶가지·대두·카레가루·사과·생강·참깨·메밀국수 등에 함유된 폴리페놀 등이 항산화 작용에 의한 항암식품들이다.
특히 최근엔 오레가노, 블랙커런트, 블루베리, 아로니아, 아사이베리, 노니 등 수입식품들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베타카로틴, 라이코펜, 루테인 등의 카로티노이드를 비롯해서 안토시아닌, 카테킨, 레스베라트롤 등의 플라보노이드, 이소플라본과 비타민 등이 풍부해 항암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검은색 계열의 식품이 가지나 포도 이외에는 별로 없어 비록 수입식품이라 하더라도 보라색이나 검은색 계열의 식품을 가능한 많이 섭취하는 것은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작은 것에 집착하면 큰 것을 놓치기 쉽다. 예를 들어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많고, 파슬리에는 비타민 C가 많으며, 수박에는 글루타티온, 토마토에는 라이코펜 하는 식으로 영양소 하나하나에 집착하다 보면 건강밥상을 차리기 어렵게 된다.
큰 범주에서 모든 신선한 채소에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며 색깔별로 다양한 식품을 밥상에 올릴 필요가 있다. 통상 색깔별로 장기에 작용하는 기본적인 기전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 도라지, 더덕, 양배추 등의 흰색 식품은 폐에 작용한다. ▶당근, 호박 등의 노란색 식품은 장에 작용한다. ▶비트, 토마토, 수박 등의 붉은색 식품은 심장에 작용한다. ▶가지, 포도, 블루베리, 블랙베리, 아사이베리 등의 검은색 식품은 신장에 작용한다. ▶신선초, 케일, 시금치, 브로콜리 등의 초록색 식품은 간에 작용한다.
이렇듯 식품마다 다른 작용을 이해하고, 각자의 약한 장기에 주목하여 해당식품을 조금 더 많이 밥상에 올린다면 영양 밸런스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항산화물질의 기준은 채소다. 다만 우리 채소에 부족한 색소인 보라색이나 검은색 계열의 식품은 일부 과일을 통해 보완해주면 된다. 주로 블루베리나 아로니아(블랙베리)를 통해서 손쉽게 보완할 수 있다. 물론 가지를 상식하면 그 양을 줄여도 좋다. 생산·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바나나 등의 수입산 과일은 가능한 한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어쨌든 전체를 보는 눈을 가지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곁가지만 붙들고 있다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항산화물질이 아무리 중요해도 단백질이나 미네랄 등의 물질에 앞설 수는 없다. 몸이 있어야 항산화물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통적인 암 예방의 두 번째 키워드는 건강한 주거환경과 생활습관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첫 번째 요소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나날이 공기는 오염돼 가고 있으며, 물 또한 오염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의 매연, 석면이나 라돈 등이 포함된 미세먼지 등은 가까이에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수많은 화학물질이 넘쳐나는 생활하수, 공장폐수,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등이 물의 자정능력을 마비시킬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서 물 역시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물이나 공기는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나 하나쯤 어때.’라는 생각으로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태계가 원활하게 순환하려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건강한 음식과 좋은 생활습관은 암 예방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건강한 음식이란 건강한 흙에서 생산된 유기농산물, 오염되지 않은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 성장촉진제나 항생제, 농약 등이 포함된 사료를 먹이지 않은 유기축산물을 말한다. 적어도 이런 식품들을 구해서 먹는 노력을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장기적으로 내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건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좋은 생활습관을 다시 갖기 위해서는 자기를 파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속담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이는 나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급하면 얻을 수 있다. 여러분이 건강을 회복하고 싶거나 건강을 지키는 행복한 삶을 갈구한다면 나쁜 습관 정도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나쁜 습관의 대표적인 것이 과음, 지나친 흡연, 과로, 쓰레기 밥상, 부족한 수면이나 운동 등이다.
공통적인 암 예방의 세 번째 키워드는 마음이 편해야 몸이 편하다
많은 사람들이 물질에 집착한 나머지 마음을 경시하는 태도를 지니게 된다. 우리 몸은 놀랄 정도로 뛰어난 자연조절능력을 가지고 있다. 특정 조직에 필요한 물질이 모자라면 빌려 쓰기도 하고 스스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필요한 데 물질을 적절히 투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무리 항산화물질을 많이 섭취해도 적절히 사용될 수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마음의 문제가 여기에 반영된다. 100세 이상의 건강한 분들을 보면 해발 200~600m에 살고 있고, 먹는 것이라고는 밥과 김치 몇 조각, 된장국 정도가 전부인데 장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분들은 영양학을 알지 못하며 항산화물질이라는 것도 모르지만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몸에 좋다는 것만을 찾아서 먹느라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유별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만약 이렇다면 하나를 얻기 위해 두 개 또는 세 개를 버리는 것과 같다. 몸에 좋은 식재료라고 하여 혼자서 맛도 없는 밥을 먹느니 약간의 문제는 있을지 모르지만 함께 맛있게, 그리고 즐겁게 먹는 밥상이 몸에 더 이로운 것은 그 중간에 마음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안한 마음, 안정된 마음이 건강, 특히 암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지해야겠다.
우리를 벌벌 떨게 하는 6대 암 예방의 대원칙
1 위암 예방의 대원칙
위암을 비롯한 소화기계의 암은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많다. 많은 연구에서 음주·흡연, 화학소금과 질산염, 화학물질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여기에 응어리진 마음, 즉 스트레스 등이 가해져 암으로 발전하는 것이므로 물질과 마음의 조화를 통해서 예방할 필요가 있다.
2 폐암 예방의 대원칙
폐암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담배와 연결하는 게 통례다. 금연을 하면 폐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폐암 환자를 분석해 보면 비흡연자도 아주 많다. 타고난 신체에서 각자 약한 장기가 있고 암은 상대적으로 약한 장기나 조직에서 만들어진다.
“담배가 폐암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없지 않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많고 어떤 마음으로 담배를 피우는가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게 좋겠지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면서 금연을 강요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폐암을 포함한 호흡기계의 암은 공기의 질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많다. 담배연기 속의 발암물질 못지않게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석면·비소·라돈이다. 그리고 이들 물질이 결합된 미세먼지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기의 질을 좋게 할 수 있는 범국민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고 역시 밥상의 문제는 공통적인 요소다. 건강하고 신선한 유기농산물로 차린 밥상이 폐암 예방을 위한 핵심요소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3 간암 예방의 대원칙
폐암은 담배로 연결시키고 간암은 술로 연결시키는 습관은 우리 사회에서의 통상적인 시각이다. ‘술=간암’으로 보는 일반적인 시각에 동의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오히려 간암의 경우 식습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술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다양한 논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간암의 경우 B형 간염, 약간 드물게 C형 간염에서 간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러한 간염은 대부분 잘못된 밥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염증의 대부분은 먹는 음식에서 기인한 것이고 술이나 흡연 등은 이러한 염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술을 절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간의 기능을 높이려면 합성화학물질을 체내에 투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휴식·수면·마음의 안정도 도모해야 한다.
4 대장암 예방의 대원칙
대장암 환자를 인터뷰하다 보면 몇 가지 공통된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다. 술·담배·육류·스트레스가 그것이다. 물론 100% 동일하지는 않지만 이런 요소들이 대장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따라서 이 네 가지 요소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미 대장암 진단을 받은 분들은 이 네 가지 요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암 치유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5 유방암·자궁암 예방의 대원칙
잘못된 식습관, 여성호르몬, 방사선, 비만, 임신중절, 경구피임제, 유전적 요인, 음주와 흡연,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등이 유방·자궁암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화학첨가물이 없는 건강한 밥상과 여성호르몬 치료 최소화, 방사선 사용 최소화, 체중관리, 피임제 남용 삼가, 금연·절주·금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개별 암별 예방법은 이들 암의 치유법으로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다만 암 예방의 공통 요소들을 숙지하여 이것들을 생활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암 예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가능한 한 화학물질을 밥상에서 제외하고 ▶건강한 생각으로 적절히 운동하며 ▶잘 자고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살면 그만이다. 이렇게 명약관화한 예방법이 있는데 실천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2018년 새해에는 모든 분들의 안녕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