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ND의원 박민수 의학박사】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건강수명이 달려 있다. 특히 미세먼지와 수중 오염, 토양 오염 등으로 우리의 먹거리가 위협받는 지금일수록 제대로 된 음식을 올바르게 먹는 정식(正食)법을 지키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해졌다. 올바르게 먹는 정식법은 우리 몸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정식절차(正式節次)이다. 우선 우리가 저지르는 잘못 먹는 습관 9가지를 알아본다.
우리의 건강수명을 갉아먹는 식사습관 9적은 다음과 같다.
① 과식 및 폭식 : 많이 먹거나 한 번에 몰아서 먹는다.
② 속식 : 빨리 먹는다.
③ 염식 : 짜게 먹는다.
④ 인스턴트식 : 고칼로리 저영양의 껍데기 음식에 탐닉한다.
⑤ 결식 : 식사를 거른다. 주로 아침을 거른다.
⑥ 편식 : 특정 음식을 거부하거나 특정 음식만 먹는다.
⑦ 저섬유식 :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다.
⑧ 탄식 : 탄수화물에 집착한다.
⑨ 밥 한 번·반찬 한 번 : 밥량이 올라가고 반찬양이 줄어들어 외화내빈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잘못된 식사법 9가지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불건강을 만들어내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교정하면 건강은 보장된다. 건강수명을 늘려주는 9가지 식사법은 다음과 같다.
1. 과식 및 폭식은 절식으로~
위의 80%만 채워라. 덜 먹는 것이 건강에 오히려 유익하다. 우리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식원성 암 등은 정량보다 많은 과식이 원인이다. 100세 장수인들은 절식을 생활화한다. 비만인이나 조기 사망하는 사람의 식사량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절식은 횟수를 줄여 먹는 것이다. 하루 4번 이상 푸짐한 음식을 먹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잦은 간식과 늘 옆에 놓아두는 과자류는 위장관이 쉴 여유를 빼앗는다.
2. 속식은 작식으로~
꼭꼭 씹어 먹어라.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대하는 일은 건강의 기본이다. 식사시간에 행복호르몬인 엔도르핀을 돌게 하는 손쉬운 비법은 한 입 먹은 음식을 꼭꼭 20번 이상 씹는 일이다. 꼭꼭 씹는 저작활동이 뇌를 자극해 엔도르핀이 흐르게 한다. 작식은 입 안 음식이 맷돌에 간 것처럼 잘게 쪼개져 부드러워질 때까지 씹거나 적어도 20번 이상 꼭꼭 씹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을 꼭꼭 씹지 않아 생기는 대표적인 질병 2가지가 비만과 위장병이다. 작식의 반대는 음식을 씹지 않고 허겁지겁 삼키는 겁식이다. 겁식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겁이 날 정도로, 혹은 걸신이 들린 듯 음식을 집어삼키는 걸식과 일맥상통한다.
겁식이나 걸식의 문제점은 마구잡이로 음식을 밀어 넣다 보니 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대위는 소위에 비해 더 많은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다.
작식을 위해서는 혼자 먹는 밥상보다는 여럿이서 담소를 나누며 음식을 천천히 즐기는 상황이 좋다. 부드러운 요리와 씹을 필요가 거의 없는 정크푸드는 꼭꼭 씹는 일을 불필요하게 만들기 때문에 조식이나 전식은 작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이다.
3. 염식은 젓가락식사로~
젓가락식사는 국물 섭취를 방지하여 소금 섭취량을 줄여준다. 국물 음식은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문제는 국물 음식 자체라기보다는 국물 음식을 먹는 방식에 있다. 영양가가 풍부한 건더기 대신 나트륨과 지방 등이 가득한 국물만 떠먹는 습관이 문제인 것이다. 젓가락 식사를 하면 국물 대신 건더기를 먹게 됨으로써 나트륨의 섭취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고혈압을 예방하게 된다.
4. 인스턴트식은 기피식으로~
남들이 맛이 없다며 기피하는 음식을 먹어라. 기피식은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을 바꿀 수 있다. 자꾸 먹다 보면 부드럽고 짜고 맵고 단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다. 남들이 기피하는 음식들에는 유익한 영양성분들이 많다. 각종 해조류,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현미 같은 음식들은 어지간한 조리과정을 거쳐도 잘 먹지 않게 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 음식들은 다양한 항암성분이나 면역증진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피음식으로는 식초·매실 등의 신맛 음식, 차조기·여주·강황 등의 쓴맛 음식, 생강·파 등의 매운맛 음식이 있다. 기피식을 먹다 보면 인스턴트에 탐닉하는 입맛을 점차 바꾸어나갈 수 있다.
5. 결식은 야식 줄이기로~
야식을 먹게 되면 아침에 일어나도 배가 부른 느낌을 가지게 되어 공복감이 생기지 않는다. 그렐린은 위와 시상하부의 식욕중추에서 동시에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배가 고플 때 식사를 하게 충동질한다. 위는 생체리듬에 따라 밥을 먹은 후 시간이 지나면 그렐린을 분비해 배고픔을 느끼게 한다. 야식을 하게 되면 그렐린 분비가 줄어들게 된다. 밥맛이 없더라도 조금이라도 아침에 음식을 먹는다. 아침을 거르면 그렐린은 피드백 시스템의 실패로 줄어든다. 줄어든 그렐린은 식사에 대한 욕구를 일시적으로 줄이지만 결국에는 폭식본능을 강화한다.
6. 편식은 전식으로~
되도록 가공되지 않은 전체음식을 먹어라. 전체음식은 가공과 제거 과정을 덜 거쳐 식품이 원래 가지고 있는 양질의 영양성분을 모두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전체식품에는 현미, 뼈째 먹는 생선, 콩, 깨, 껍질째 먹거나 씨째 먹는 과일 등이 있다. 전식은 자연이 선물한 식원료를 최대한 남김없이 먹는 자연식과 일맥상통한다. 당근이나 무, 배추 등도 영양가가 더 많은 무청이나 껍질을 그대로 먹어라. 전식은 차려놓은 모든 반찬에 골고루 손을 대는 것을 의미한다. 풍부한 영양소를 갖춘 음식들로 상을 차리고, 다소 적은 분량을 먹되 상위에 올라온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모범적인 전식이다.
7. 저섬유식은 조식으로~
거칠고 다소 딱딱한 음식을 먹어라. 통밀이나 현미, 각종 잡곡과 콩류를 먹어라. 거친 음식들에 많이 든 식이섬유는 우리의 위장관을 튼튼하게 하고 배변을 돕는다. 식이섬유가 많이 든 녹황색 채소와 해조류(톳, 김, 미역, 다시마), 버섯 등도 많이 먹기 바란다. 거친 음식 먹기는 치아와 턱관절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치매를 예방하며 위장관을 정화시킨다. 과일과 각종 채소 역시 가공하지 않고 껍질째 섭취하라.
8. 탄식은 저혈당지수식으로~
혈당지수란 같은 칼로리의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혈당을 올리는 정도를 설탕과 비교한 수치이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이에 대응하여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므로 우리 몸의 인슐린은 혹사당한다. 결국 같은 칼로리를 먹더라도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은 사람은 당뇨에 걸릴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저당지수 식사로 변경하라. 저당지수 음식들은 정제가 덜 되어 있고 천연에 가까운 음식들이다. 백미 대신 현미나 찹쌀 등을 섞어 식사하는 식이다.
설탕 섭취를 성인은 10g, 아동은 5g 이하로 제한하고 물 섭취를 하루 2리터까지 늘려라. 간식은 인스턴트음식보다는 당근, 브로콜리, 오이 등의 야채나 과일로 전환한다.
9. 밥 한 번, 반찬 한 번은 거꾸로 식사법으로~
우리는 보통 식사를 할 때 밥 한 술에 반찬 한두 가지를 먹는다. 일단 탄수화물 음식부터 섭취하고 다른 음식들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거꾸로 식사법이 제안하는 바른 식사는 채소와 단백질 음식들을 먼저 먹고 그 다음에 지방이나 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을 먹는 것이다. 즉, 밥보다 반찬이 먼저다.
‘2 대 1 거꾸로 식사법’은 우선 과일을 에피타이저로로 먹는다. 우리는 보통 과일을 식사를 마친 후 입가심으로 먹는 편이지만 식사 전에 미리 먹으면 입맛을 깨우고 포만감을 주어 식사의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를 할 때는 채소 반찬 한 젓가락, 단백질 반찬 한 젓가락을 먼저 먹은 후에 밥 한 술을 뜬다. 이 과정을 1이라고 하자. 다음에는 채소 한 젓가락, 지방이 들어간 반찬 한 젓가락을 먹은 후 밥 한 술을 뜬다. 이 과정을 2라고 하고, 1과 2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면서 식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탄수화물 음식과 비탄수화물 음식의 비율이 조절된다.
부디 올해에는 건강수명을 늘려줄 9가지 식사습관을 꼭 생활화하여 건강과 장수의 주인공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