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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정형을 거부하는 자유주의자, 강리나

1994년 7월 건강다이제스트 액션호 14p

【건강다이제스트 | 박은미 기자】

새로운 것에 늘 도전하고 이미지의 틀을 항상 깨고 싶어하는 자유주의자 강리나. 자신의 꿈틀거림을 영화와 그림으로 표출하는 행복한 여자. 영화와 미술이 지닌 ‘표현의 자유’는 일맥상통한다며 스타이지 디자인, 인테리어, 콘티와 포스터 작업까지 다 하는 강리나의 인생철학과 건강관리의 비결.

강한 눈빛에 오똑한 콧날, 분명한 말투가 얼핏 날카로운 인상이다. 어딘지 특별할 것 같은 이미지에 웬만한 자신감을 갖지 않고서는 말 붙이기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면 몸에서 베어나오는 소탈함에 적잖은 실망감을 느낀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자연스럽게 넘긴 긴 생머리, 편안한 면티 차림의 스타일에 와일드한 말투까지, 무엇하나 특별한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에 사람들을 대할 때면 상대방보다 제가 겁이 나요. 저에 대한 선입견들을 갖고 계시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자유를 사랑할 뿐이지 결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사고를 가진 것은 아니예요.”

강리나는 요즘 김형욱 사건을 다룬 신상옥 감독의 영화 ‘증발’을 끝낸 후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미 개봉을 한 증발은 국내에서 보다는 외국에서 더욱 그 빛을 발했던 영화다.

올해 깐느영화제 초청으로 시사회를 갖기도 했다. 그녀는 ‘증발’에서 이제까지의 연기틀을 벗을 수 있었기에 애착을 느낀다.

고정화된 정형을 거부하는 자유주의자

‘섹시스타’라는 이미지가 그녀에게는 못내 무거운 외투같이 부담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는 호스티스 역을 할 때엔 진짜 호스티스 빰치게 연기한다. 하지만 청순한 이미지의 역을 맡으면 ‘백치미’를 보여줄 수도 있다.

마치 동양화를 그릴 때는 동양의 정서를 투입시키며 서양화를 그릴 땐 서구의 정서를 가미시켜야 하는 것처럼.

“저를 너무 하나의 이미지로만 보아 주시는 것 같아요. 연기자라면 청순가련의 여인상에서부터 작부역까지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동안 영화에서 섹시한 역을 잘 소화해 팬들께서 저를 섹시하게 보아 주신다면 좀 더 다른 성격의 연기를 해 보고 싶은 게 제 욕심이에요. 어떤 역이든지 자신있거든요.”

좀더 폭 넓은 연기를 하고 싶은 그녀에게 연출자들은 한가지 이미지만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고정화된 정형을 싫어하는 자유주의자다. 그런 그녀에게 영화외에 그녀를 표현하는 매개체가 하나 더 있다.

그림 그리기.

이것은 그녀의 살아 있음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도구이다. 또한 인생살이에 적잖은 영향을 준 유일한 벗이기도 하다.

동양화의 깊은 철학은 그녀에게 힘이 되어준다. “이 곳의 선은 왜 두껍냐”고 묻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하나 하나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Cine에 생명과 이유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연기철학이다.

강리나의 어지간한 팬들은 그녀가 홍대 동양학과를 졸업했고 수준급의 그림그리기 실력을 갖췄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강리나가 전시회 출품을 수차례 한 당당한 현역작가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영화는 물론 연극, 그림까지 그리는 그녀를 두고 몇몇 사람들은 “욕심이 많다”고들 한다.

“글쎄요. 영화, 그림 중 하나를 꼽으라는 사람이 있다면 전 이렇게 말해주겠어요. 어떻게 똑같은 하나에서 선택을 할 수 있겠느냐고…. 저를 표현하는 관점에서 영화와 그림은 두 가가 아닌 제겐 분리될 수 없는 생활 그 자체이기 때문이죠.

영화와 그림. 이것은 그 어느것도 결코 선택되어지고 버려진 것이 아닌 바로 자신의 분신이라고 말한다.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모든 걸 잊을 수 있고 행복하다는 그녀는 큐레이터의 꿈도 간직하고 있다.

된장국을 좋아하는 ‘섹시’한 여우

까무잡잡한 피부에 탄력있는 몸매, 윤기나는 머리결을 가진 완벽한 건강미인 강리나. 그녀의 건강비결은 무얼까?

“저는 피자나 콜라보다 고추나 된장국을 좋아해요. 특별히 노력하는 것도 아닌데 자연식이 더 맛있거든요. 감기도 잘 안걸리는 이유가 자연식덕인 것 같아요.”

그녀는 철저한 자연식주의자다. 촬영 차 미국에 가서 며칠동안 된장국을 못 먹으면 한국식당을 찾아다니며 정신없이 생 된장만 먹는다는 것.

매일 된장을 가미한 음식을 먹고 현미, 콩, 보리 등을 섞은 혼식을 한다.

또한 헬스, 수영, 스킨스쿠버 등은 시간이 날 때마다 즐기는 스포츠다. 최근엔 골프에도 매력을 느끼는데 골프가 기자고 있는 단점도 있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 다리 운동 등은 많은 운동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배우고 싶은 스포츠로 꼽는다.

운동은 음식외에 그녀의 건강비결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은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기독교 신자인 그녀는 주일에는 교회에 나가 일주일 동안의 모든 스트레스와 마음의 꺼리낌을 기도로써 푼다.

“아침에는 희망으로, 낮 동안은 성실로, 밤에는 반성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 행복해 보이지 않으세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을 하나쯤 가지고 사는 사람은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강리나. 그녀는 자신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영화, 그림 두개나 되는 정말 행복한 여자임에 틀림없다.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자유를 표현하고 있을지 사뭇 궁금해지는 매력적인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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