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아담과 이브사이] 성욕 차이 확~ 좁히는 노하우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89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밝은희망 부부클리닉 정재연 부부상담사】

결혼생활에서 성격 차이만큼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하는 것이 성욕 차이다. 원했던 사람도, 거부했던 사람도 잃을 거 투성이다. 거절 한 번 하고 거절 한 번 당했을 뿐인데 이 부부에게 수치심, 미안함, 억울함, 걱정, 불안, 죄책감 등이 밀려온다. 문제는 성욕 차이가 하염없이 벌어질수록 부부 사이도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성욕 차이로 결국 마음을 닫고 결혼생활을 포기하는 일이 생긴다. 부부만 아는 은밀한 사생활이라서 더 좁히기 힘든 성욕 차이. 성욕 차이 확~좁히는 상황별 대처법을 공개한다.

CASE 1. 남편이 달라졌다고 오해한 아내 이야기

40대 초반 직장인 A 씨는 최근 천국에서 지옥으로 뚝 떨어졌다. 유난히 성욕이 강한 남편은 섹스를 자주 요구했다. A 씨도 싫지 않았다. 예전에는 짜릿한 계획도 세워가며 행복한 밤을 보냈지만 얼마 전부터는 섹스리스나 다름없이 살고 있었다. A 씨의 이직 때문이었다. 직장이 한참 멀어지면서 아침에 일찍 나가 밤에 집에 오면 잠만 쏟아졌다.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챙기고 나면 피곤이 몰려와 성욕은 자취를 감췄다. 어떻게든 빨리 자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했다. 샤워하러 갈 때마다 “오늘은 할 거지?”라고 물었다. 피곤하니 이해해달라고 할 때마다 남편은 실망했다. 거절이 계속되자 물어보는 주기가 점점 길어졌다. 이제 남편이 좀 정신 차렸나 싶었다. 고맙고 미안했다.

그런데 문득 남편이 이상해진 것을 느꼈다. 특별히 좋은 일도 없는데 웃는 날이 많았다. 야근을 핑계로 새벽에 들어오는 날도 부쩍 많아졌다. 샤워할 때도 휴대폰을 가지고 욕실에 들어갔다. 잠깐 휴대폰을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 통화 목록이 모두 지워져 있었다. 촉이 왔다. 숨길 것이 없다면 귀찮게 통화 목록을 지울 남편이 아니었다. 집요하게 남편의 휴대폰을 노렸다. 그러다 결국 증거를 잡았다. 저장이 안 된 번호로 50분이나 통화를 한 내역이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통화음이 나오기 무섭게 “오빠~!”라고 전화를 받는 여자의 목소리에 기가 막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CASE 2. 아내에게 해선 안 될 말을 한 남편 이야기

30대 후반 직장인 B 씨는 2년 전 1살 어린 아내와 짧은 연애 후 결혼했다. 35년 넘게 모태솔로였던 B 씨는 꿀맛 같은 결혼 생활로 행복했다. 하늘의 질투인지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직장에서 큰 실수를 했다. 책임을 지고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피가 마르는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지만 아내에게는 그냥 안 좋은 일이 있다고 얼버무렸다. 잘리든 회사에 남든 다 수습한 뒤에 말하고 싶었다.

이런 B 씨의 상황을 모르는 아내는 밤에 늦게 들어오고, 요즘은 섹스를 하지 않는다고 서운해 했다. “다른 여자가 생긴 것 아니냐?”,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거냐?”라는 말로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루는 야한 속옷을 입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몸을 끌고 집에 온 B 씨를 유혹하기도 했다. 아내는 단칼에 거절한 B 씨에게 토라져서 며칠간 말도 안 했다. 자신의 속은 바싹바싹 타들어 가는데 섹스 타령이나 하는 아내가 야속했다.

다행히 직장일은 잘 넘어갔고 B 씨는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내가 더 이상 예뻐 보이지 않았다. 마음이 멀어지자 작은 일은 금방 큰 싸움으로 번졌다. 하루는 감정 조절이 안 되어서 해서는 안 되는 말이 나와 버렸다. “결혼 전에 다른 남자하고 얼마나 놀았길래 여자가 그렇게 밝혀?” 아차 싶었다. 그 말을 들은 아내는 얼굴이 벌게지더니 짐을 싸 나가버렸다. 너무 미안해서 잡을 수도 없었다.

성욕 차이를 좁히지 않은 대가

많은 부부가 성격 차이는 인정하고 해결점을 찾으려고 하지만 성욕 차이를 좁히는 데는 인색하다. 성욕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그 후폭풍은 상당하다.

밝은희망 부부클리닉 정재연 부부상담사는 “남편이 성욕이 더 많다면 남편은 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지 신경 쓰이고 매번 아내에게 매달리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한다. 아내가 의도적으로 성관계를 피하고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거절당한 경험 때문에 대화가 줄거나 점점 인터넷 중독, 게임, 외도 등에 빠질 수 있다.

아내도 자신의 기대만큼 성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신체적인 매력이 떨어진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고 남편이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바람이 났거나 성매매를 하느라 자신에게 성욕을 느끼지 못한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좀처럼 성욕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한다.

성욕 차이, 왜 생길까?

성적 욕구는 개인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부부는 성욕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재연 부부상담사는 “성욕 차이는 개개인이 어렸을 때부터 동일하게 경험해온 것일 수 있고 특정한 시점부터 성적인 욕구에 변화가 생긴 것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성욕은 성관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섹스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젊었을 때나 하는 거로 생각하면 성생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섹스는 부부의 친밀함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더 큰 욕구를 느끼게 된다.

정재연 부부상담사는 “이외에도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임신에 대한 걱정, 부부 사이에 해결되지 않은 갈등, 성적인 자극을 주고받는 대화의 부족, 성에 대해 가부장적인 태도 등이 성욕 차이를 불러오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호르몬에 의해서도 성욕이 엇갈린다. 테스토스테론이 성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인데 남성은 10대 중후반에 가장 높고 꾸준히 증가하다가 35세쯤 되면 매년 1%씩 감소한다. 반면 여성은 30대 중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배우자에게 친밀감과 사랑을 느낄 때 성적 욕구가 폭발한다는 것이다. 정재연 부부상담사는 “정서적인 친밀감이 성적인 친밀감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어지고 이 욕구가 충족되면 성욕에 균형이 생기게 된다.”고 조언한다.

성욕 차이의 심각성을 깨닫고 차이를 좁히기로 했다면 부부가 각각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상황별로 정리해봤다.

남편이 아내보다 성욕이 많을 때

<남편이 해야 할 일>

● 아내가 육체적으로 덜 피곤하도록 가사와 육아에 적극적인 남편이 된다.

● 아내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자주 만든다.

● 가벼운 포옹, 손잡기 등으로 친밀감을 나눈다.

● 아내와 함께 취미, 운동 등을 시작해 성적인 욕구를 다른 방법으로 풀어본다.

<아내가 해야 할 일>

● 여성의 성적 흥분과 오르가슴의 경험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자신의 신체에 대해 더 잘 알고 성적인 흥분 정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책, 영상,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 남편에게 성관계 시 쾌감을 느꼈던 신체 부위를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아내가 남편보다 성욕이 많을 때

<남편이 해야 할 일>

●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거나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지 살핀다.

● 포르노가 아닌 아내와의 섹스로 성욕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 코골이, 일시적인 호흡정지 등의 신체적 증상과도 연관 있는 남성호르몬 양의 변화를 체크한다.

<아내가 해야 할 일>

●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하고 남편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준다.

● 함께 목욕 또는 마사지를 하거나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침실을 로맨틱하게 꾸민다.

● 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옷을 입거나 행동을 한다.

● 성관계 시 만족스러운 부분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사실 이러한 노력을 포함해 꾸준히 대화를 통해 욕구를 조정하는 것이 성욕 차이를 좁히는 확실한 방법이다. 정재연 부부상담사는 “좀 더 변화를 시도해야 할 사람은 성적 욕구가 낮은 배우자”라며 “성적 욕구가 낮은 쪽에서 변화하려는 노력 없이는 성욕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고 강조한다.

《TIP. 있던 성욕도 뚝 떨어지는 순간 10가지》

1. 신체적 피로가 쌓였을 때

2. 성관계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때

3. 자는 시간이 다를 때

4. 갈등이 생길 때

5. 억압되거나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 많을 때

6. 나에게 무관심할 때

7. 지저분한 상태에서 섹스하자고 할 때

8. 외모에 신경을 안 쓸 때

9. 성관계 시 무덤덤할 때

10. 욕구가 안 생기는데 섹스하자고 할 때

정재연 부부상담사는 밝은희망 부부클리닉에서 부부문제, 부부성문제, 가족문제 등을 전문으로 상담한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이승남 박사의 건강제안] 아침 식사를 꼭 해야 하는 이유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0p

    【건강다이제스트 | 강남베스트의원 이승남 박사】 아침 식사는 꼭 해야 할까? 아침에 일어나기 귀찮고 밥해먹기도 반찬하기도 짜증나는데 꼭 먹어야 할까? 예를 들어서 저녁 식사는 저녁 7시경 먹고 나서 다음 날 아침 7시경에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의 경우 약 12시간 동안 음식 섭취를 안 하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저녁 식사와 그 다음 날 아침 식사 시간은 10시간에서

  • [박민선 교수의 건강제안] 20대 기억력을 되찾고 싶으세요?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2p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의 건강제안】 기억력이 떨어지면 치매부터 떠올리지만, 병을 걱정하기 이전에 먼저 생활습관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치매나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인한 기억력 장애는 주로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과거의 사건들은 세세히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매를 의심할 만한 초기 증상은 청각, 후각 기능이 떨어지고, 렘수면 장애로 인해 잠꼬대가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치매가 아니라도 중년

  • [명의에게 듣는다] 성공적인 당뇨병 관리 10계명 “철저한 실천만이 평생 건강한 삶을 약속합니다”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4p

    【건강다이제스트 | 강북삼성병원 당뇨혈관센터 박성우 교수】 유전적인 성향과 잘못된 생활습관이란 환경적인 요소에 의해 발생하는 당뇨병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되어 없어지는 병이 아니고 일생 관리가 필요한 병이다. 다행히 합병증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생 관리하면서 생명을 단축시키거나 큰 고통 없이 비교적 건강한 삶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수다. 1. 식사조절은 적절하게 해야 한다 당뇨병

  • [명의에게 듣는다] 성공적인 당뇨병 관리 10계명 “생활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6p

    【건강다이제스트 |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 한국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고, 최근 30~40대의 당뇨병 발병률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당뇨병은 더 이상 노인층에서만 발병하는 병도 아니고, 유전이나 비만이 당뇨병의 발병 원인만도 아니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기능의 문제, 서구화된 식생활,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이유로 발병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이러한 당뇨병은 혈당관리와 더불어 생활습관이 개선되지

  • [명의에게 듣는다] 성공적인 당뇨병 관리 10계명 “매일매일 실천하면 평생 잘 살 수 있습니다”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8p

    【건강다이제스트 |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 당뇨병은 아직까지 원인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도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관리만 잘하면 평생 잘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성공적인 관리를 위해 잊지 말고 매일매일 실천하자. 1. 자가혈당 측정을 생활화한다 혈당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혈당을 스스로 체크하며 혈당 변화의 원인을 확인하고 늘 주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