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대장용종의 한 종류인 선종성 용종의 일부는 서서히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대장암의 씨앗이다. 그런 선종성 용종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 6만 7천 명이었던 선종성 용종 진료 인원이 2013년에는 13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씨앗이 많아지니 대장암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대장용종을 예방하는 것은 곧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장암 명의 2인방으로부터 대장암의 씨앗 ‘대장용종’을 확실하게 예방하는 법을 들어봤다.
대장용종 예방은… “서구식 식습관을 멀리하세요”
【건강다이제스트 |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백명기 교수】
대장은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 분변 형성과 저장, 배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막힘없는 매끄러운 구조로 되어 있다. 이 1.5m 길이의 ‘도로’ 위에 어떠한 이유로 ‘요철’이 생기면 언젠가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여기서 요철은 ‘대장용종’이고, 대형사고는 ‘대장암’이다.
대장용종은 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병변을 말한다. 형태나 조직 검사 소견에 따라 ‘종양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으로 분류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암으로 진행되는 용종은 종양성 용종으로 선종성 용종이라고도 한다.
제거했다고 안심하면 안 되는 대장용종
대장용종은 때에 따라 혈변 등의 증상이 있지만, 대부분 우리 몸에 이상 증상이나 통증 등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정기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이렇게 용종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씨앗’인지를 판별하게 된다. 만약 선종성 용종으로 판명되면, 암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크기와 상관없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에는 의료 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개복수술 없이 ‘대장내시경’을 통해 바로 용종을 제거하는 방법이 보편화됐다. 당장 나타나는 증상이 없어 선종성 용종을 제거하는 것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용종을 제거할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률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장용종은 제거하더라도 재발률이 생각보다 높다. 따라서 제거했다고 끝이 아니라 ‘관리’가 중요하다. 대장용종이 발생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하지만 유전적인 원인(가족력)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종을 유발시키는 환경적 요인에는 ▲서구화된 식습관(동물성 지방의 과다 섭취) ▲비만 ▲흡연 ▲당뇨 ▲비타민 D 결핍 ▲운동 부족 ▲대사성 증후군 ▲고령(50세 이상) 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 탓으로 대장용종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발병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장암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16.5명)이 처음으로 위암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16.2명)을 추월하면서 대장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재 한국인을 대표하는 암은 위암에서 대장암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이 바로 예방적 차원의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다.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로 대장암 예방을~
국립암센터와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누구나 ‘50세 이상’이라면 ‘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대장암 발생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1cm 이상 또는 다발성 선종을 절제한 사람은 절제 후 1년마다, 1cm 미만은 3년마다 정기 검진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장용종은 그 자체가 응급을 필요로 하거나 위중한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대장암의 씨앗’인 만큼 항상 관심을 두고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하고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좋다.
백명기 교수는 국제성모병원 소화기센터장이다. 대장용종, 대장암, 위식도역류질환, 식도암, 식도운동질환, 소화성궤양 및 헬리코박터, 기능성소화불량, 위암, 과민성장증후군, 치료내시경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