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최수연 교수】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손기호 약제부장】
내 피가 끈적끈적하다? 내 피가 응어리져 있다? 평상시 내 피에 대한 건강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혈전으로 인한 위협은 가히 폭발적이다. 뇌졸중,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 여러 질환을 유발시키는 혈전. 그 예방법에 대해 꼼꼼히 알아보도록 하자.
혈전이 생기면 뇌졸중 등 유발
우리가 흔히 ‘피떡’이라고 부르는 혈전. 혈전이란 심장이나 혈관 내에서 혈액이 응고된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액체의 상태인 피가 고체처럼 굳어져 혈관에 피가 흐르지 못하도록 막아버리는 것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최수연 교수는 “혈전은 혈관 내부에 혈액이 응고되면 생깁니다. 혈관 벽 자체가 좋지 않거나 혈액 내의 성분이 나빠도 생길 수 있죠. 물론 유전적인 질환 등 특수한 경우도 원인이 됩니다.??라고 설명한다.
혈전은 발생부위에 따라 여러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피떡이 생겨 막히는 혈관이 어디냐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 뇌로 통하는 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이 생기고, 다리 등의 작은 혈관이 막히면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한다. 또 심장의 혈관이 막히면 관상동맥질환이나 심근경색을 초래하기도 한다. 뇌졸중의 원인 중 상당수가 뇌혈관이 터지는 것보다 막혀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도 주목할 문제이다.
뿐만 아니라 동맥에 생기는 혈전은 혈류장애가 생겨 조직의 괴사를 일으키는 ‘경색??이 된다. 정맥에 생기는 혈전은 통증과 부종을 동반한다. 다리의 심부정맥 혈전은 폐동맥의 폐쇄현상으로 인해 폐색전증을 유발시키는 위험인자다. 이처럼 혈전은 우리 몸 곳곳에 위험인자를 만들어 우리를 위협한다. 결국 혈전이 생기지 않게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만이 그 해결책인 셈이다.
이에 최수연 교수는 “혈관 내부에 염증이 생기면서 피떡이 달라붙어 문제가 발생합니다. 나쁜 콜레스테롤(LDL)이나 중성지방 등이 혈관 내부에 침투해 1차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죠. 그래서 주위에 지나가는 혈액을 뭉치게 하고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혈관 자체의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혈관 벽을 나쁘게 하는 원인을 없애야 합니다. 상투적인 말 같지만 금연하고, 운동하며, 적정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미리 예방하는 길만이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임을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NO!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혈전 발생의 주요 인자다. 만일 이런 인자들이 많이 내재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식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이다.
먼저 패스트푸드에 빠져 있다면 과감히 등을 돌려라. 가급적 외식을 삼가고 집에서 요리 시에도 조리법에 변화를 주자. 튀기는 대신 굽거나 찌는 것도 한 방법. 또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은 음식은 피하되 채소류, 곡물류, 생선, 해조류와 같은 식품을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다.
이 외에도 위장운동을 좋게 하고 콜레스테롤 흡수를 낮춰주는 섬유소를 먹어라. 섬유소는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 섭취를 방해하기 때문에 여러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보리, 현미, 율무와 같은 곡물류와 미역, 다시마, 김, 한천, 톳과 같은 해조류, 콩, 팥, 완두콩, 청국장, 비지, 콩가루와 같은 콩류 외에도, 시금치, 상추, 우엉, 당근, 고추, 연근, 감자, 고구마 등 채소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최수연 교수가 공개하는 혈전 예방 5계명
1. 동물성 지방은 줄이고 오메가-3나 오메가-6 지방을 섭취하세요.
오메가-3 : 고등어, 청어, 꽁치, 삼치, 참치 등 등푸른 생선
오메가-6 : 올리브유, 포도씨유, 콩기름, 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
2. 식사조절은 필수. 비만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3. 흡연은 혈관 벽을 나쁘게 하므로 반드시 금연하세요.
4. 혈압이 높으면 혈관 자체의 기능을 떨어뜨리므로 각별히 신경 쓰세요.
5. 꾸준히, 규칙적으로, 적절히 운동하세요.
아스피린, 무분별한 복용은 금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스피린은 혈전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몇 가지 부작용도 초래한다.
삼성서울병원 손기호 약제부장은 “혈전 치료제는 아스피린과 같이 혈소판 응집 기능을 막아 피떡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항혈소판제, 혈액응고를 저하시키는 항응고제, 혈전을 용해하는 혈전용해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 혈전예방에 따른 아스피린 처방은 개인에 따라 1일 40~325mg 정도를 기준으로 합니다. 물론 아스피린이 혈전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고, 무분별한 복용은 오히려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경고한다.
아스피린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속쓰림 등의 위장장애. 식사 직후에 충분한 물(1컵 정도)과 함께 복용하면 어느 정도 위장장애를 줄일 수 있다. 심하면 위궤양이나 위출혈 등이 생길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만일 아스피린 복용 후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귀가 안 들릴 때, 변의 색이 붉거나 검을 때, 호흡곤란, 어지러움, 졸음, 피부발진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나 약사를 찾아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혈전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평소 ‘건전’하고 ‘건강’한 식생활습관을 통해 미리미리 피떡을 예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