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박태영 교수】
다들 공감할 것이다. 모임에 가면 이상하게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된다. 모임 장소는 대부분 고깃집이나 뷔페식당이다. 나만 술을 마시지 않으면 왠지 모임 분위기를 망칠 것 같다. 그래서 연말연시 모임에 몇 번 나갔다 오면 체중이 늘고, 속이 좋지 않다는 사람이 흔하다. 특히 설사를 하고 가스가 차는 등 장에 이상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연말연시 후 속 썩이는 장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과음과 과식의 최후는?
이번 연말연시 모임에서 술을 마신 후 다음날 설사를 했다면 술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알코올은 담즙이나 췌장액의 분비를 감소시켜 소화력을 떨어뜨리고 대장의 과도한 수축을 유발해서 음식물과 수분의 흡수를 방해해 설사를 하게 만든다.
평소 장에 문제가 있었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박태영 교수는 “과민성 장증후군, 염증성 장 질환 등의 대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음주를 하게 되면 증상이 악화된다.”고 말한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대장암, 식도암, 간암, 췌장암 등 다양한 소화기 악성 종양과도 연관이 있다.
또한 모임에서 폭풍섭취 했던 기름진 음식은 장의 운동을 과도하게 증가하게 만들어 설사를 유발할 수 있고 가스도 많이 발생시킨다. 평소에 장이 예민하거나 변비, 설사가 잦았다면 증상이 더욱 나빠졌을 것이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콜레스테롤의 담즙 분비를 증가시켜 콜레스테롤 담석증 발생을 증가시키고 동물성 지방을 지나치게 먹으면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연말연시 후 장 트러블 잠재우는 노하우
연말에 술과 기름진 음식을 흥청망청 먹느라 설사와 배탈이 잦았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박태영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음주, 기름진 식사, 과식을 자제하고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식사를 거르지 말고 규칙적으로 하며 야식은 피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섬유소가 많은 채소를 익혀 먹는 것은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산책, 조깅 등의 가벼운 전신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이러한 노력에도 복통, 설사, 복부 팽만감 등의 불편이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
한편 연말연시 후 과음과 과식으로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무작정 금식을 하거나 과도한 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박태영 교수는 “금식과 과도한 운동은 장의 건강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TIP. 속 편한 2019년 만드는 장 건강 습관》
1. 배변을 무리하게 참지 않는다.
2. 식사를 거른 후 과식하지 않는다.
3. 식사를 거른 후 패스트푸드나 맵고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지 않는다.
4. 충분한 수분과 식이섬유를 섭취한다.
5. 식사는 규칙적으로, 여유롭게 한다.
6.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을 때는 채소를 같이 섭취한다.
7. 유산균이 포함된 건강식품을 먹거나 유산균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한다.
박태영 교수는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이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교육수련위원회 위원, 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 우수내시경실 평가위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3주기 병원급 검진기관 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