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정보가 너무 많다.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것이 좋다, 저것이 좋다한들 얼마나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 암 환자 식이요법에 있어서 가장 기초되는 내용이니 숙지하여 잘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편 가르기 주의·주장은 ?암 환자에게 이중고
이런저런 책을 읽다 보면 상반되는 내용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자연치유와 의학적 치료의 상관관계에 대한 것이다. 의학적 치료만을 신뢰하는 환자의 가족 혹은 의료진들은 자연요법은 어떤 효과도 없고 암을 치료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다만 자연요법은 생활양식의 변화를 줄 수 있으며, 환자의 기분을 좋게 하고 긍정적인 삶의 주도권을 잡게 해 줄 수 있다고 하는 정도는 인정하고 있다.
반면 자연치유 방법으로 암을 이겨냈거나 혹은 자연요법 연구가들은 유독성 치료법인 의학적 치료에 대해서 상당부분 비판하고 있다. 그 주된 내용은 암은 의학적 치료만으로 완치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상당한 부작용이 동반되고 정상세포까지 파괴하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여러 요소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편 가르기를 하면서 육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암 환자의 정신까지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아무리 높은 가치라 하더라도 생명보다 앞설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의·주장이 달라지는 세태는 암 환자의 치병환경을 더욱더 열악하게 할 수 있다. 암 진단을 받고 정보를 얻으려 인터넷을 떠돌아다니고 있는 암 환자의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가히 짐작할 수 없으리라.
필자 역시 그 심정을 어찌 헤아리겠는가?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더 이상 암 진단을 받고 사이버 세계를 헤매고 있는 암 환자들에게 정신적 고통까지 감내하게 하는 여러 요소들은 없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술과 과학의 접목치료가 필요~
우선 이 두 요소, 즉 자연치유와 의학적 치료의 요소를 잘 조합해야 한다. 자연치유에만 매달리는 것도, 의학적 치료에만 의지하는 것도 문제는 있다. 필자는 의학적 치료의 문제보다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6시간 대기, 1~5분 진료, 환자에게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데이터에만 관심이 있다.
<질병의 해부(Anatomy of an Illness)>의 저자 노먼 커즌즈(Norman Cousins)는 캐나다의학협회(CMA)의 데이비드 우즈(David Woods)와의 대담에서 의사는 과학자인 동시에 예술가로서의 품성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즉 인간의 치료에는 예술과 과학을 결합시켜야 할 필요를 역설한 것이다.
그는 또 <질병의 해부(Anatomy of an Illness)>에서 위약(僞藥-가짜 약)의 효과에 대해서도 상세히 쓰고 있는데, 이는 우리 몸은 상상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즉 마음먹은 대로 몸이 따라오므로 가짜 약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병을 고쳐 줄 수 있는 진짜 약으로 생각하고 먹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왜 이런 내용을 쓰는가에 대해서도 이미 간파했을 것으로 믿는다.
그것은 의사의 따뜻한 말 한 마디, 환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 긍정적인 마음을 유도할 수 있는 상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 공포심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배려 등이 투병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통합의학적 치료법에 거는 기대 커~
정신종양학(Psycho-Oncology)이 새롭게 자리하면서 이 분야에 대해서 국내 대학병원 일부에서도 적용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치료의 중심학문으로 자리하기까지는 많은 난제들이 남아 있다. 가장 큰 난제가 돈이 안 되는, 즉 무형의 치료방법으로 병원에서 얼마나 이 분야에 할애를 하고 투자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어떤 요소라도 생명보다는 앞설 수 없다. 생명을 제1의 요소로 생각한다면 생명을 담보로 한 국가적, 산업적, 집단적 이해관계를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론적인 것이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의료계에선 자신의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과학적 검증이라는 자신들만의 잣대를 들이대며 자연요법이나 대체요법을 극단적으로 비판하고, 자연요법가들은 선의든 악의든 현대의학적 치료방법으로는 암을 극복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후나세 순 스케의 <항암제로 살해당하다>는 그 대표적인 예다.
양 극단을 달리고 있는 이러한 세태에서 과연 암 환자의 심리적 갈등 상태는 어떻겠는가? 그래서 새롭게 모색되고 있는 것이 통합의학적 치료법이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암 치료나 치유에 있어서 그것이 의학적 치료이든 자연치유이든 구분할 필요가 없다.
암의 의학적 치료는 수술, 방사선, 화학요법을 3대 치료법으로 하여 부분적으로 면역요법(인터류킨, 인터페론 등)이 실시되고 있다. 적절한 범위 내에서 이들 치료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반면 대체요법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수많은 요법들이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다. 이 중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이용되는 것들이 있다. 이스카도르(미슬토요법), 해독요법(거슨)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여러 대체요법들이 아직 국내에서 암에 유효한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이러한 대체요법들만으로 암을 제거하겠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들 요법들의 대부분은 인체의 환경, 즉 면역 증강이나 독소 제거 등의 특정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이므로 그것이 곧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대의학의 비판도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그러한 결과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선택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의 기분을 좋게 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이끌어 생활양식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자연요법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가능한 의학적인 치료를 적절히 받아야 하며 ▶또한 의학적인 치료에 중요한 보조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대체요법을 선택
해야 할 것이다.
충분히 가능하고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학적 치료를 포기하고 대체요법이나 자연요법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다만 의학적으로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상태라는 확진이 내려졌을 때 삶의 질을 높여주거나 혹은 생명연장을 목적으로 침, 뜸, 척추교정, 동종요법, 특수식이영양요법, 비타민요법, 거슨요법, 니시요법 등의 자연요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 환자에게 있어서 병원치료는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지나치게 병원치료에만 의지하면 독이 될 것이고, 적절한 때 병원치료를 활용할 수 있다면 약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방향은 자연치유 쪽으로 잡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 아닐까. 결국 암을 소멸시킬 수 있는 것은 자연밖에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