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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생채식과 풍욕 등 자연요법으로 갑상선 종양암 이겨낸 김용이 씨

2001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천명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수희 기자】

“이런 기분을 살맛 난다고 하나봐요”

갑상선 종양암으로 두 번의 재수술. 그리고 또 한번의 재발. 끝없는 절망의 나락 속에서 그녀를 구해준 것은 자연식이요법. 투병후에 오히려 예뻐졌다는 찬사(?)를 받으며 활력있는 삶을 살아가는 김용이씨(53세)를 만났다.

2번의 암수술과 3번째 암이 재발햇을때 ’자연요법’으로 암을 이긴 김용이씨. ?이제 그녀의 모습 어디에도 암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김용이씨의 평소 상차림으로 자연식위주로 차려졌다.

김용이씨는 쑥, 질경이, 민들레, 돌미나리, 씀바귀, 칡순, 솔잎 등을 캐서 케일, ?양배추와 뿌리채소인 당근, 도라지, 양파, 무 등을 섞어 녹즙과 쌈을 해서 먹었다.

저를 필요로 하면 어디든 달려가야지요

그녀가 현관문을 열고 나왔을 때, 웬지 저 사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뽀얀 피부에 적당히 살이 붙은 얼굴로 활짝 웃으며 반기는 그 모습이 힘든 투병생활을 이겨낸 사람이라고는 선뜻 생각되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안내를 받아 집으로 들어서는데 문득 베란다에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가득 눈에 들어왔다. 요즘들어 보기 드문 풍경인데…

”실례지만 피부가 너무 탱탱하고 고와서 전혀 아팠던 분 같지가 않아요? 라는 기자의 말에 글쎄요? 투병후에 오히려 더 세련되어지고 젊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긴해요.”라고 대답하며 함박웃음을 짓는 김용이씨.

하루하루가 매일 새롭고 즐겁다는 그녀는 현재 민족생활학교 서울 서부생활관 관장으로 활동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투병생활을 거치면서 활발해진 것도 이유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그래서 그녀가 해야 할 일도 많고 그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한걸음에 달려가 아낌없는 봉사를 할 수 있음을 늘 기쁨으로 여긴다.

피곤하고 무기력한 증세로 시작

나이 마흔을 갓 넘기면서부터 웬지 몸이 자주 피곤해지고 만사가 귀찮게 느껴졌다.

친구들과 모여 이런저런 얘기 중에 ”우리 나이쯤 되면 한번쯤 종합검진 같은 거 받아 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별 생각없이 따라갔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니었다. 원래가 건강체질에 병원하고는 담쌓고 살았던 터라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는 그녀. 간 기능에 약간의 이상과 당뇨가 있었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하여 열흘정도 입원, 치료 후에 퇴원했다.

하지만 피곤하고 무기력한 증세가 좀처럼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가 없던 그녀는 4개월 후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결핵성 임파선염’ 이라는 진단을 받고 9일정도 다시 입원, 치료후에 보름치 약을 갖고 퇴원을 했다. 하지만 그 약이 독해서인지 조금만 부딪혀도 시퍼렇게 멍이 들고 살짝 긁히기만 해도 핏줄이 섰다. 그 약으로도 더 이상의 차도를 볼 수가 없을 것 같아 다시 여러곳의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재 종합검진을 받았다.

10시간여의 대수술을 받다

갑상선 종양암. 6개월을 끌어 그녀에게 내려진 진단이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한없이 눈물만 흘렀다.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살아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남편과 한참 자라는 아이들 생각에 목이 메어왔다. ”내가 죽으면 아직 어린 저 녀석들이 앞가림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남편과 함께 결혼한 후 쌀가게 운영에만 온 힘을 바치면서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1991년 8월 여름, 5시간 정도 경과될 것이라는 수술시간이 자꾸만 길어져 10시간 이상의 대수술이 되어 버렸다. 그시간 남편은 몇 년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울 수밖에 없었다고.

다행히 수술경과가 좋았고, 잘먹어야 회복이 빠르다는 의사의 말에 따라 몸에 좋다는 것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구해 먹었다. 특히 육식위주로 음식을 섭취했다. 수술후 4개월정도가 지났을까? 목밑이 이상했다. 설마하면서 살펴보니 혹같은 것이 만져졌다. 마구잡이식 영양관리로 암이 재발한 것이었다.

두 번째 재수술 그리고 세 번째 재발선고

수술한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재발하다니, 황당하고 처참한 기분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두려웠지만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시 재수술을 하는 것 외에는.

목둘레를 동그랗게 절개해서 고구마를 캐듯 혹을 제거하는 수술이 끝나자 목덜미가 뻣뻣해져서 옆과 뒤를 돌아보려면 상체를 같이 움직여야 만이 가능했다. 더욱이, 한쪽눈은 올라가고 다른 한 눈은 내려가서 찌그러진 모습이 되어 버렸다. 채 1년이 안되는 기간동안 각종 검사에 컴퓨터 촬영을 17번이나 하게된 탓인지 머리조차도 멍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가해진 가혹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듬해에 그녀의 목 밑에 또다시 암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고 의지할때도 없었다. 끝없는 절망의 나락속으로 빠져드는 그녀를 잡고 시누이가 이끈 곳은 전라도 광주의 ’민족생활학교(062-224-6364)’연수회가 열리는 곳이었다.

이미 3차수술을 위해 병원을 예약해 놓은 상태였던 터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두석 선생의 진찰만 한번 받고 서울로 올라갈 참이었다. 장 선생에게 시누이가 사정얘기를 한 끝에 ”있을테면 있어봐” 라는 대답을 듣고 그녀는 그곳에 머물 결심을 했다. 그때가 추석을 일주일 앞둔 시기.

”같이 내려간 형님이 그러시더군요 곧 추석이고 자네가 장손며느리인데 남의 이목도 있으니까 제사나 지내고 다시 내려오자”구요.

하지만 ”사람목숨보다 제사가 먼저일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없이도 제사는 지낼테니까… 무엇보다도 내가 먼저 건강해져야지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것만 같았어요.”

생채식으로 2년 반… 건강회복 진단

첫째 날부터 관장을 하고 단식과 풍욕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시키는 대로 죽을 힘을 다해 찜질과 운동을 병행해 나갔다. 열흘간의 교육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68kg이었던 그녀의 체중이 62kg로 줄어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주방에 있는 조미료, 설탕, 소금과 인스턴트 식품 등을 내다버리고 고기종류의 반찬들도 최대한 절제했다.

생업이던 쌀가게를 팔아버리고 남편과 함께 전국의 산으로 들로 거의 3년 가까이 풀을 뜯으러 다녔다. ”천지가 다 우리 양식인 거예요. 쑥, 질경이, 민들레, 돌미나리, 씀바귀, 칡순, 솔잎 등을 캐서 케일, 양배추와 뿌리채소인 당근, 도라지, 양파, 무 등을 섞어 녹즙과 쌈을 해서 먹고, 남는 것은 야채효소를 담아 먹기를 몇해동안 계속했어요.” 그녀는 일단 시작했으면 끝까지 믿고 해야한다는 믿음으로 자연식에 몰두하면서 두달에 한번씩 받아야 하는 정기검진 조차 받지 않았다.

오곡가루 두 수저에 생 야채 다섯 가지를 잘게 썰어 감식초와 깨소금을 섞어 점심과 저녁 두끼 먹기를 8개월, 하루에 점심 한끼를 오곡밥만으로 1년을 지속하였다.

이렇게 자연요법을 시작한 후 병원을 찾은 그녀는 수술부위를 검사한 결과 일반인과 다름없이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동안의 힘들고 가슴아팠던 일들이 스르르 녹는 순간이었다.

헌신적으로 투병 뒷바라지 해준 남편

온몸의 피의 흐름을 좋게 하고 피부의 기능을 강화해 병균에 대한 저항력을 배양해준다는 ’풍욕’을 매일 수회씩 실시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문과 창문을 모두 연 상태에서 옷을 모두 벗거나 얇은 옷을 걸치고 신선한 공기를 쐬었다가 다시 이불을 덮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을 동작을 오랜 시간을 두고 반복하자니 중간중간에 시간적 터울이 많이 생겨 힘들었다. 그래도 힘든 시간을 이겨낼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힘이 컸다. 풍욕을 하는 그녀 옆에서, 남편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일에 매달렸다. 더욱이, 꼭 목욕을 마친 후에 기도를 해서 그녀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곤 했다고. ”우리 두 부부 건강하게 70살까지만 살게 해 주십시오.” 이런 남편의 간절한 기도 때문에라도 그녀는 건강하게 일어설 수 있었다. ”가족들의 힘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특히 우리 남편에게는 이루 형언 할 수 없을 만큼 고맙고 든든해요.” 그녀의 표정에서 남편에 대한 사랑과 뿌듯함이 듬뿍 묻어 나오는 것이 느껴진다.

매실장아찌의 달인

투병중 친구에게서 선물 받은 매실차와 장아찌가 인연이 되어 직접 매실장아찌를 담그기 시작한 그녀는 몇 년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성공했을 만큼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그 맛을 인정받을 만큼 손맛이 알려졌다. 새콤달콤하면서도 아삭한 맛을 잘 살려내는 그녀의 매실장아찌는 이제는 제법 유명해져 찾는 손길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차례를 기다리려면 내년 8월은 되야 한다고.

그 외에도, 매실차, 마늘 고추장, 매실 액기스 등을 그녀가 직접 만들어 판매를 하기도 한다. 베란다에 가득한 항아리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인터뷰 내내 밝고 유쾌한 모습으로 마치, 싱싱한 에너지를 전달받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 그녀, 그런 그녀에게 더 이상 어두운 그림자는 찾을 수 없었다.

김용이식 새콤달콤, 아삭한 맛의 매실장아찌 만드는 법

① 매실은 살이 있고 튼실한 것으로 고른다.

② 매실을 담그는 시기는 6월 10-20일 사이가 가장 좋다.

③ 청매실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4-6등분을 해서 씨를 발라낸다.

④ 항아리에 매실과 황설탕을 번갈아 가며 켠켠이 재어 놓는다. 설탕은 매실의 1.3배.

⑤ 3-4일이 지난후 설탕이 잘 녹도록 저어주고 2개월간 발효시킨후에 매실을 건져낸다.

⑥ 간장을 끓여서 완전히 식힌 후 매실이 잠기도록 붓고 일주일이 지난후 먹는다.

매실장아찌를 만들 때에는 설탕의 양이 가장 중요하다. 설탕의 양이 적거나 너무 많으면 매실이 물러질 수 있기 때문. 해독과 살균작용, 소화촉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매실은 지금은 제철이 아니지만 기억해 두었다가 가정에서 담가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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