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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특집][건강키워드 1] 가짜 백수오 파동이 우리에게 남긴 것

2015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34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2015년 4월22일, 한국소비자원이 보도자료를 내면서 온 나라를 발칵 뒤흔들어놓은 가짜 백수오 파동! 2015년을 휩쓴 건강 키워드 중 단연 톱은 가짜 백수오 파동이 아닐까 싶다.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에 마법의 약처럼 통하던 백수오 제품이 90% 이상 가짜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은 경악했고, 주식시장까지 출렁거렸다. 우리 사회의 거대한 검은 커넥션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메가톤급 스캔들을 일으켰는데 가짜 백수오 파동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과연 뭘까?

가짜 백수오 사건 일지

백수오

갱년기 여성들 사이에서 꼭 먹어야 하는 건강식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불티나게 팔렸던 백수오 제품! 홈쇼핑에서는 대박을 쳤고, 관련 기업주는 날마다 상종가를 쳤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 소비자원이 보도자료를 내면서 한순간에 반전됐다. 한국 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을 섭취한 소비자들에게서 부작용 사례가 발견돼 소비자 안전을 침해할 우려가 커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을 수거, 조사했다고 밝혔고, 그 결과 드러난 가짜 백수오 사건의 전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 시중에서 유통 중인 백수오 관련 제품 32개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 제품에 불과했다.

● 시중에서 유통 중인 백수오 관련 제품 중 12개 제품은 식품 사용이 금지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사용했다.

● 시중에서 유통 중인 백수오 관련 제품 중 9개 제품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섞어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 나머지 8개 제품 가운데 2개 가공식품은 유전자 검사에서 백수오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6개 제품은 제조 공정상 이엽우피소가 들어갔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소비자원은 이 6개 업체에 백수오 추출물을 공급하는 공장에서 가공 전 원료를 수거해 시험 검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면서 해당업체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가 몰고온 파장은 실로 컸다. 우리 사회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백수오 대신 가짜 원료로 쓰인 이엽우피소가 간독성, 신경쇠약, 체중감량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고, 국내에서는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기막힘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를 원료로 써서 문제가 된 가짜 백수오 사건. 아직도 그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입고 상황이다. 이렇게 된 데는 우리 사회의 검은 커넥션도 한몫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돈과 권력의 야합이 빚어낸 전형적인 합작품인 셈이다.

가짜 백수오 제품을 만든 제조업체의 뻔뻔함과 이를 허가해준 식약처의 어설픈 대응이 이 같은 난센스를 자초하고 말았다.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던 제조업체는 “납품 구조 및 검수 과정상 이엽우피소 혼입 방지를 위한 검증 시스템이 일부 미비한 점은 확인했지만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거나 혼입을 묵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주무부서인 식약처는 “중국과 대만에서는 이엽우피소를 식품원료로 이용하고 있다.”며 “인체에 해롭지는 않지만 식품으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짜 백수오 피해 당사자들은 어디에 책임을 물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가짜 백수오 제품을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홈쇼핑 업체들이 소극적인 환불조치를 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제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짜 백수오 파동이 우리에게 남긴 것

가짜 백수오 파동이 터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은 된서리를 맞았다. 안 그렇겠는가? 비싼 돈 주고 사 먹은 것이 간독성, 신경쇠약,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데 놀라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러나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좀 더 똑똑해져야 할 것 같다. ‘저것만 먹으면 내 불편한 증상이 치유될 거야.’

혹시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버리자. 몇 가지 건강식품이나 약으로 건강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들 건강식품이나 약이 부분적으로, 순간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시적이다. 그것은 결코 건강의 큰 물줄기는 바꾸어놓지 못한다.

어떤 것을 먹어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날마다 먹는 밥상뿐임을 본지는 늘 강조해왔다. 갱년기 증상으로 고통 받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울증과 불면증, 안면홍조 등 갱년기 증상으로 힘들다면 평소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밥상으로 이겨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이때 도움이 되는 밥상 차림은 다음과 같이 하자.

● 현미잡곡밥, 참깨, 해조류 신경 써서 먹기 :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리그난의 전구물질이 풍부하다.

● 콩볶음, 된장, 간장, 두부, 두유, 감자, 옥수수, 땅콩 등도 식단에 자주 올리기 :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하다.

● 아욱, 브로콜리, 케일, 마늘 등 자주 먹기 :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 간식과 후식으로는 포도, 키위, 자두 등 과일을 먹고 녹차도 자주 마시기 :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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