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김철수 원장(의학·한의학 가정의학과 전문의)】?
SBS <애인있어요>, MBC <화려한 유혹>, tvN <풍선껌> 등의 드라마에서 극의 전개에 변화를 주는 장치로 ‘치매’가 등장했다. ‘백혈병’이나 ‘암’과 같은 불치병이 등장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치매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그만큼 치매에 관한 관심과 경각심이 커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백세시대는 환영할 만하지만, 수명이 길어지면서 치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래서 이제 우리의 삶은 두 갈래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치매 이전의 삶과 치매 이후의 삶으로. 오래 살수록 피하기 힘든 것이 치매라면 가능한 한 치매 이전의 삶을 늘리는 것이 치매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될 것이다. 치매 이전의 삶을 늘리는 치매 예방법을 알아보았다.
치매 이전의 삶, ?치매 발병 20년 전부터 대비하라
치매는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진행되는 질환이다. 따라서 뇌 손상을 막는 것이 치매 이전의 삶을 늘리는 길이기도 하다. <장모님의 예쁜 치매>의 저자이자 의학·한의학 통합진료로 치매 예방 및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김철수 원장(의학·한의학 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치매가 생기기 20년 전부터 뇌에 때(베타아밀로이드)가 끼기 시작하고, 신경세포가 인산화돼서 망가지고 부서지기 시작해 나뭇잎 떨어지듯이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치매가 생긴다.”며 “따라서 적어도 20년 전부터 치매 예방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체 성장이 멈추면 노화가 시작되듯 뇌도 그렇다. 이뿐만 아니다. 부족한 수면, 영양 불균형, 스트레스, 머리 충격 등으로 뇌세포는 알게 모르게 계속 멍이 든다. 따라서 출생 후 만 6세 이전에 충분히 뇌를 발달시키고, 20세까지 뇌 기능을 최대한 많이 향상시켜 뇌세포의 체력을 키워놓아야 한다. 뇌세포가 튼튼한 체력을 갖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치매를 예방하는 제1의 비결이다.
젊은 시절에는 몸의 체력이 매우 좋아서 뇌세포가 멍들고 부서져도 특별히 표시가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40대 이후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동안 멍들고 부서졌던 뇌세포들이 너도나도 증상을 호소하기 시작한다. 건망증이 생기고, 기억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마흔 이후에 예전과 달리 뇌 기능이 저하된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그때가 바로 적극적으로 치매 예방을 시작해야 할 시기이다. 더는 뇌세포가 멍들거나 부서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이 바로 치매가 오기 20년 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철수 원장은 “치매 예방은 치매가 오기 20년 전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치매가 60세에 올지 80세에 올지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적어도 30~40대부터 조심하고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에 비해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건망증이 있지만, 일상생활은 큰 지장 없이 할 수 있는 상태)라면 매우 철저하게 치매를 예방해야 한다. 진행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경도인지장애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치매 이전의 삶을 늘리는 ?치매 예방규칙 7계명
1 뇌를 골탕 먹이지 마라
뇌세포가 멍들고 부서지지 않게 하려면 뇌를 골탕 먹이지 않아야 한다. 뇌를 골탕 먹이면 뇌세포가 멍들고 부서지기 때문이다. 뇌를 골탕 먹이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나쁜 생활습관이다. 불규칙한 생활, 영양 불균형, 부족한 수면, 과음, 흡연, 마약, 머리에 큰 충격을 받는 것 등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건강에 해를 끼친다고 알고 있는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김철수 원장은 “때 되면 자고, 때 되면 먹고, 그렇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몸의 균형을 맞춰줘야 뇌가 골탕 먹지 않는다.”고 말한다.
2 뇌가 활동하도록 일정한 영양분과?산소를 공급하라
뇌를 골탕 먹이지 않는 동시에 뇌세포 자체가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도 만들어줘야 한다. 뇌세포가 좋아하는 환경은 일정한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되는 환경이다. 김철수 원장은 “일정한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것은 ‘잘 먹는다는 것’이고, 잘 먹는다는 것은 단식, 편식,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세 가지를 지키면 자연스럽게 일정한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자주 환기하는 등 늘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
3 뇌를 ‘골고루 열심히’ 써라
뇌를 놀리지 말고 ‘열심히’ 사용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고 가만히 두면 뇌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열심히만 써서는 안 된다. ‘골고루’ 써야 한다. 김철수 원장은 “늘 쓰는 부분만 열심히 쓰면 그렇지 않은 부분의 뇌의 기능은 쇠퇴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뇌 사용에 있어서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보자.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고스톱도 하고, 데이트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열심히 뇌를 자극하면 뇌를 골고루 사용할 수 있다.
4 폐기물이 생기지 않게 하라
뇌를 골고루 열심히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과유불급! 너무 과하게 공장을 돌리면 폐기물이 많이 나오듯이 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뇌를 열심히 골고루 사용하되 적당한 휴식도 함께 취해야 한다.
5 ‘꾸준히’ 운동하라
운동은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등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뇌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 시간이 길면 길수록, 운동 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효과가 좋다. 하지만 몸에 무리가 될 정도의 고강도 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뇌 건강을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이라도 늘 ‘꾸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6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라
지속적인 사회활동 역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종교활동, 친목회, 봉사활동 등을 통해 많은 사람과 교류할 기회를 만들고, 적극 참여하도록 한다. 운동과 사회활동을 함께할 수 있는 운동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7 지치고 멍든 뇌의 체력과 기능을 회복시켜라
뇌세포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세포와 죽은 세포만 있는 게 아니다. 멍이 들어 기능이 약간 떨어져 있는 뇌세포도 있다. 김철수 원장은 “이런 뇌세포의 체력을 키워주면 세포의 증상도 좋아지고 뇌세포의 수명도 길어진다.”며 “뇌를 보호하는 한약으로 뇌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김철수 원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마쳤다. 1989년 올림픽선수촌에서 ‘연세패밀리의원’을 개원하였고, 이후 경희대 한의대에서 한의학을 공부한 후 2000년에 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해 의학·한의학 통합진료 치매 예방을 전문으로 하는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을 개원, 동네 병원 가정주치의로 진료 중이다. MBC, EBS, MBN 등 다수 방송 및 언론 매체에서 건강정보를 전하고 있으며, 저서로 <동네 병원 의사 김철수> <장모님의 예쁜 치매> <나는 치매랑 친구로 산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