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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직장암 이겨 낸 이분선 씨 희망고백

2008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꽃잎호

【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항문 없는 여자! 그래도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20년 전 직장암 판정을 받고 직장의 40cm를 잘라낸 이분선 씨(60). 암과 싸울 시간조차 없을 만큼 바쁘고 열정적으로 생활한 탓일까? 지난 3월 64개 항목의 피검사와 7대 암 검진 결과, 100% 정상 판정을 받았다. 낙담할 겨를도 없이 의지와 웃음으로 직장암을 이겨낸 이분선 씨를 인천 연안부두 자택에서 만나보았다.

암, 낙담은 금물이에요!

“전 항문이 없어요. 직장을 다 들어냈답니다. 운 좋은 사람들은 직장을 잘라내고도 항문으로 이어 복원시킨다는데, 저는 그것도 불가능했죠. 그래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왼쪽 옆구리에 인공항문을 만들어 호스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그것만 빼고는 보시는 바와 같이 건강하죠. 아니, 건강 그 이상의 삶을 살고 있으니까. 아휴. 아무튼 잘 오셨어요. 호호호”

현관문으로 들어서자마자 건강미를 온몸으로 드러내며 환영인사를 건네는 이분선 씨. 88년 직장을 다 들어내고 암 투병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생기 넘치는 첫인상이다. 올해 나이 예순. 그녀의 몸을 엄습했던 직장암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장암을 선고받기 2년 전 배가 아파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그저 가벼운 치질이라고만 했다. 걱정 말라고, 신경 쓸 것 없다고.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지내다가 2년 후 88년 어느 날, 항문으로 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분선 씨는 자신이 큰 병에 걸렸음을 직감했다.

“병원 몇 군데를 찾아갔는데 모두 직장암이라고 하더군요. 당시 저는 민정당 시절 여성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외부활동에 미쳐 있을 때였는데 직장암이라니… 모든 걸 포기하고 죽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였죠. 직장을 40cm 잘라내는 수술을 끝내고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겼을 즈음일까? 주변사람들이 그러더군요. ‘분선이 옆구리에 똥자루 찼데. 곧 죽을 거래’ 등등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병상에서 산소 호흡기와 5개의 호스를 끼고 있던 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죠. 일어나자고. 내가 죽긴 왜 죽냐고.”

결국 이분선 씨는 굳은 의지 하나만으로 수술 16일 만에 퇴원을 감행했다. 그리고는 우연히 알게 된 포천의 한 기도원에서 생활하며 조금씩 몸과 마음을 치유해나갔다. 물론 의지만 갖고는 당장 암을 초전박살낼 수는 없었다. 옆구리 인공항문이 적응되지 않아 다리 사이로 대변이 물처럼 줄줄 흘러내리기도 수십 번. 물 600cc를 호스에 넣고 강제로 변을 뽑아내다 그대로 욕실에 쓰러져 혼미한 적도 다반사였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생각했다. 암 앞에 낙심하기보다는 이겨내야 한다고. 꿋꿋이 일어나야 한다고. 그렇게 삶의 의지를 불태웠다. “그때부터 방에 몸져눕기보다는 공부하고, 배우고, 운동하고, 봉사하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삶의 의지를 굳건히 했습니다. 낙심하면 절대 암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암요, 그렇고 말고요.”

요구르트, 포도즙, 그리고 생선의 3박자

신학대학에 다니며 컴퓨터와 밸리댄스를 배우고, 국제웃음치료사 자격증, 발마사지 자격증, 요양보호사1급 자격증을 딸 정도로 열정적인 이분선 씨.

?그것도 모자라 사회복지관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하는 등 그녀의 일상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하지만 이토록 건강하게 암을 이겨내며 남보다 더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만의 식생활 습관 덕분이다.

이분선 씨는 매일 거르지 않고 요구르트와 요거트, 포도즙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또 절대 아침을 거르는 법이 없으며, 남들이 몸에 좋다고 하는 보양식을 먹기보다는 잡곡밥과 채식 위주의 건강 식단을 꾸준히 지켜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염분기가 적은 담백한 생선을 즐겨 먹는 것도 그녀의 건강 비결 중 하나다. 그리고 인공조미료 대신 다시마와 멸치로 국물을 낸 된장국을 즐겨 먹으며, 설탕(당분)을 가급적 자제한 식습관을 벌써 20년째 지켜오고 있다.

“외식은 절대 피하세요. 사 먹는 음식은 인공조미료와 설탕, 그리고 맵고 짠 음식이 대부분이라 정말 건강에 좋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밖에 있다가도 꼭 집에 들러 식사를 하고 다시 볼일을 보러 나갑니다.

?이런 식생활 습관 외에도 그녀는 매일 실내 줄넘기 200개와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있다. 독실한 신앙생활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직장암을 이겨낸 이분선 씨. 그녀를 보며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을 다시금 실감해 본다.

<이분선 씨의 건강을 지켜준 6가지 식습관>

1. 매일 신선한 요구르트와 요거트를 거르지 않고 먹는다.

2. 100% 포도로 짠 포도즙을 하루에 1봉씩 마신다.

3. 밥은 항상 10가지가 넘는 잡곡밥으로 먹는다.

4. 신선한 야채와 계절 과일을 챙겨 먹는다.

5. 아침은 절대 거르지 않고 세끼 규칙적으로 먹는다.

6. 생선을 담백하게 요리해 매 식사 때 조금씩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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