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장 노성훈 교수】
위암 유발인자로 의심되고 있는 것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위암 유발인자로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짜거나 탄 음식이다. ▶짠 음식 섭취 시 위암 발생 확률이 2~4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짠 음식은 위 안에서 질산염 화합물을 생성하여 위벽을 직접 자극하는 발암물질로 작용하여 위암 발생 확률을 증가시키게 된다.
▶탄 음식도 위암 유발인자로 꼽힌다. 특히 육류, 동물성 식품이 조리과정 중 탄 부위에서는 벤조피렌, 헤테로사이클릭아민 등의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는 정상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도하며 위암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그 확률은 정상에 비해 7배까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둘째, 헬리코박터균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에 기생하는 세균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60% 정도가 감염되어 있다. 치료하지 않는다면 감염은 평생 지속되며 감염 시 위암 발생 확률은 2~3배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감염되어 있다고 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부분 무증상으로 본인의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 급성 및 만성 위염으로 진행되며 소화성 궤양으로 인한 소화불량, 속쓰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시 위암 발생 확률이 증가한다는 점은 증명이 되었지만 치료하는 것으로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기에 일반적으로 감염되었다고 해서 다 치료하지는 않는다. 다만 소화성 궤양,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의 MALT 림프종이 있는 경우는 위암 예방과 암 진행을 막기 위해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셋째, 흡연이다. 흡연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규정한 발암물질로 위암 발생 확률을 1.5~2.5배로 증가시키며 장기간 흡연할수록 위암 발생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넷째,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는 경우 역시 위암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식습관 등 위암 발생 위험 요인을 공유하기 때문에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위암 발생 위험 줄이는 대책
위암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올바른 식습관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때 그 지침이 되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음식은 약간 싱겁게 먹도록 하며 식사 할 때 소금을 추가적으로 넣지 않도록 한다.
● 염분이 적은 양념을 사용하며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은 양을 줄여 사용하고, 짜지 않아도 맛있는 조리방법을 활용한다.
● 찌개 대신 맑은 국물을 내는 국을 먹도록 하며 졸여서 먹는 것보다는 구이나 찜 등의 조리법을 활용한다.
● 염장식품, 인스턴트식품, 햄, 소시지 등의 가공식품은 피하도록 한다.
● 훈제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탄 음식을 가급적 피하도록 하며 수육이나 보쌈 형태로 먹는 것이 좋다.
● 채소와 과일에는 암 예방 효과가 있는 항산화제, 식물 생리활성 물질(피토케미컬)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서로 다른 색의 채소에는 다른 종류의 식물 생리활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능하면 매끼 김치를 제외한 채소찬을 2~3종류 이상 섭취하고 매일 서로 다른 5색의 채소와 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흡연 중이라면 반드시 금연을 하여야 한다.
● 위내시경을 통한 조기 검진을 규칙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위암의 경우 만 40세 이상 남녀라면 2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아진다. 가족 중 위암으로 치료받은 분이 있다면 특히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