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아토피 환자가 왜 그를 찾을까?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왜 그를 찾을까? ?당뇨, 비만, 지방간까지 병명 불문하고 숱한 사람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전우규 교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의 전공은 소화기내과?췌담도질환 전문의다. 그런데 왜일까? 아토피 환자가 그를 찾는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혹시나 하며 그를 찾는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궁금할 것이다. 그 비밀의 열쇠는 그가 20년간 오로지 한 분야에 천착해왔다는 사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새는 장 증후군’ 연구에 장장 20년 세월을 바쳐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새는 장 증후군’ 연구에 의학적 신념을 쏟아 붓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랬던 집념이 지금 화제다. 아토피, 건선, 류마티스 관절염까지 잘 낫지 않는 만성병 환자들에게 새 희망이 되고 있다. 그 비밀은 과연 뭘까?
어떤 깨달음
1996년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으로 연수를 떠났던 전우규 교수는 전율했다.?
‘건강의 큰 비밀이 풀리지도 모른다.’는 설렘 때문이었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하나의 실마리가 풀릴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것은 그가 새는 장 증후군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건강의 기초는 장이 쥐고 있다.’ 그래서 소화기내과를 전공했던 그였다. 그랬던 그는 새는 장 증후군을 알게 되면서 비로소 확신했다.
대부분의 병이 새는 장 증후군과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았다.
우리 몸이 나빠지게 하는 주범도 새는 장 증후군임을 알았다. ?우리 몸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새는 장 증후군임을 알았다.
비만, 당뇨, 고혈압, 지방간까지… 새는 장 증후군과 연관 없는 병이 없었다. 그때부터였다. 새는 장 증후군은 그에게로 와서 의학적 신념이 되었다.
20년을 파고든 집념
너무 앞선 때문이었을까? 1997년 미국 연수를 마치고 의욕적인 행보를 내디뎠던 전우규 교수는 실망했다. 사람들이 잘 몰랐다. 심지어 의료인들까지도 잘 몰랐다. 새는 장 증후군에 대해 아무리 목청을 높여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안타까웠다.
“연구를 하면 할수록 새는 장 증후군은 만성병의 배후가 분명했으니까요. 또 건강이 나빠지게 하는 단초가 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래서였다. 새는 장 증후군 제대로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학회에 발표도 하고 임상 데이터도 마련했다. 새는 장 증후군에 대한 세계 의학계의 최신 지견도 발 빠르게 국내에 소개하면서 그홀로 고군분투했다.
그렇게 보낸 20년 세월은 지금 그에게 최고의 보람이 되고 있다. 비로소 사람들이 장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장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 새는 장 증후군이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는 사람도 날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우규 교수는 “병의 근본이 장에서 들어온다는 사실만 알아도 우리 몸 건강을 전혀 새로운 길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며 “새는 장 증후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근거는 뭘까?
새는 장 증후군 뭐길래?
전우규 교수가 20년 임상 노하우로 밝히는 새는 장 증후군의 실체는 실로 두렵다. 우리 몸의 최초 방어벽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우리 몸을 각종 질병의 파티장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도대체 새는 장 증후군이 뭐길래?
이 물음에 전우규 교수는 “새는 장 증후군은 장이 약해지거나 장 점막이 손상돼서 나쁜 독소나 분자량이 큰 영양소들이 혈액 내로 침투해 여러 가지 트러블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좀 더 전문적으로는 “장의 투과성이 증가되어 여러 가지 독소 항원들이 체내로 유입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장은 외부물질에 대한 최초의 방어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각종 세균이나 농약 등의 유해물질, 소화가 덜 된 큰 분자의 영양소 등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들이 혈액 내로 흡수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정상적인 장에서는 영양성분만 흡수되고 세균이나 큰 분자량의 영양소, 각종 유해물질들은 흡수되지 않는다.
하지만 새는 장 증후군이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절대 들어오지 말아야 할 각종 유해물질이 무차별 유입된다. 손상된 장 점막을 통해 온갖 독소들이 혈관으로 들어와 우리 몸을 각종 질병의 온상으로 만들어버린다.
전우규 교수는 “그 원인은 바로 장 투과성이 증가되기 때문”이라며 “장 투과성이 증가하면 그때부터 우리 몸은 걷잡을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몰린다.”고 말한다.
아토피로 나타나는 사람도 있고, 당뇨로 나타나는 사람도 있으며, 비만으로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건강이 안 좋아지는 단초가 새는 장 증후군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굉장히 광범위한 증상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하는 것이 바로 새는 장 증후군이라는 것이다.
장 투과성을 증가시키는 주범 뭐길래?
그렇다면 궁금하다. 장 투과성이 증가되는 이유는 뭘까?
전우규 교수는 “나이,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도 장 투과성을 높이는 원인일 수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그 주범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쥐고 있다.”고 말한다. 장 투과성을 높이는 해로운 음식을 먹어서라고 말한다. 특히 밀가루 음식과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어서라고 말한다.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은 장 투과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지방도 그 자체로 장 투과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전우규 교수가 새는 장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추천하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첫째, 밀가루 끊기다. 빵, 과자를 먹지 말아야 한다. 새는 장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 쌀가루로 만든 떡이 더 낫다.
둘째, 지방이 5% 이하인 음식 먹기다.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은 먹지 말아야 한다. 저지방우유도 마찬가지다. 지방 함량이 10%이기 때문이다. 지방은 쌀에도 들어있으므로 그 정도만 먹어도 충분하다.
전우규 교수는 “밀가루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을 좋아하면서 장을 좋게 하겠다고 유산균을 먹고 초유를 먹고 하는 것은 순 사기”라고 말한다.
장 건강을 지키는 첫째도, 둘째도 장에 나쁜 것을 안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장은 밀가루를 끊고 지방을 적게 먹는 것을 최고로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새는 장 증후군이 생기지 않고, 그래야 각종 질병의 발호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몸에 나쁜 것 안 먹고 출퇴근은 걸어서~
인터뷰 내내 강조하고 또 강조한 말! 좋은 걸 먹으려 하지 말고 나쁜 걸 안 먹는 것이 장 건강의 핵심이라고 말하는 전우규 교수!
그래서일까? 그의 건강비결도 “나쁜 것 되도록 안 먹기와 많이 움직이는 생활에 중점을 두는 편”이라고 말한다.
1 밀가루 음식 안 먹기다. 빵, 과자는 안 먹는다. 밀가루, 지방, 설탕의 합작으로 만들어지는 빵, 과자는 장 투과성을 높이는 최악의 식품이기 때문이다.
2 기름진 음식 안 먹기다. 평소 식단은 현미밥 반 공기에 된장국, 김치를 주메뉴로 한다. 요리를 할 때 찌거나 삶기 위주로 하면 지방의 섭취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3 출퇴근은 걸어서 하기다. 건강을 위해 차를 버리고 집에서 병원까지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3년 정도 됐다. 4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걸어서 출퇴근하면서 그날의 스트레스도 풀고 감정의 찌꺼기도 털어버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오늘도 새는 장 증후군 연구에 의학적 신념을 걸고 있는 전우규 교수!
그런 그가 긴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끝까지 강조하는 말은 하나다. 병의 근본은 장에서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는 장 증후군은 우리 모두의 건강 화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걱정스럽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이 새는 장 증후군을 유발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기름진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 밀가루 음식,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고 즐기면서 우리 모두는 새는 장 증후군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먹거리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새는 장 증후군은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협하는 숨은 복병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전우규 교수!
그래서 그의 마지막 당부도 “오늘부터 당장 밀가루를 끊고 지방을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읽었다면 적어도 이 두 가지는 기억해 달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