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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금연일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든지…

2016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꽃잎호

건강다이제스트 | 마금남(금연 3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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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고향은 전북입니다. 말 그대로 5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전원일기에 나올 듯한 시골마을이었습니다.

그 시골에 어릴 적 단짝 친구가 있었죠. 엄마끼리도 친구였고, 초등학교는 1년 선배이지만 나이가 같아서 친구로 지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는 거의 매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 집에서 잠도 많이 잤습니다. 물론 다른 친구들과 같이 잔적도 있지요. 한 달에 일주일 이상은 같이 잤을 것입니다.

우리 둘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여 당시 아버지의 담배였던 청자를 많이 피우곤 했습니다. 제가 조금 더 골초였죠. 그 후 각자의 길로 가게 되었고, 그 친구는 인쇄소에 취업을 했다가 직접 운영을 했습니다. 저는 그 뒤 직장생활을 하게 되어 고향에 갈 때만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결혼을 한 후 명절 때 부모님 산소에 들렀다가 옛 추억이 생각나서 초, 중, 고등학교와 시골동네를 와이프와 애들을 태우고 한 바퀴 돌면서 그 친구 집 부근에 가면 “친한 친구였는데, 방안에 있던 고구마를 내가 먹으려고 하면 조금만 먹으라고 구박을 많이 했다.”는 등의 얘기도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 고향집에 아무도 없다 보니 제가 고향을 가지 않게 되어 자연스럽게 15년 이상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여러 친구들을 거쳐 저의 연락처를 찾았다고 하면서. 너무 반가운 나머지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했는데 바로 그 다음날 친구가 저의 직장 부근에 올 일이 있다고 하면서 근무시간에 왔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 벤치에 앉아 커피를 한 잔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변해버린 모습”

이는 빠져 있고, 머리는 벗겨지고, 돋보기안경을 쓰고, 얼굴이 엄청 부어 있었습니다. 또한 다리도 심하게 절뚝거렸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왜 이렇게 늙어버렸냐고 했더니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아직도 담배를 피우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끊은 지 한 달 되었다고 하니까 너무도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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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3년 전에 폐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다 보니 이빨이 빠지고, 눈은 거의 실명 수준이며, 머리도 빠진다고 했습니다. 또한 그 친구 어머님도 친구가 폐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충격 받아 1주일 만에 돌아가셨다는 얘기, 항암치료가 너무 힘들어 의사에게 차라리 죽여 달라고 하소연했다는 얘기, 의사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했다는 얘기, 시골집에 갔다가 눈이 안 보여서 쓰러져 119 차를 타고 국립암센터로 갔다는 얘기 등을 들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먼 산을 쳐다보면서 참았습니다. 이혼하고 애들도 없이 혼자서 중환자실에 있었고, 병원이 가까운 일산에 원룸을 얻어 혼자서 있었다면서 거의 우울증에 빠져 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그 친구가 제일 강조한 점은 절대 금연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병원 가기 전까지도 피웠다고 하면서 제가 많이 보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제 생각에는 거의 생을 마감하면서 친했던 친구들은 하나씩 만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지만 친구의 맘이 더 상할 것 같아서 꾹 참았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전부터 예정되었던 전체 회식이라서 제가 빠질 수가 없고, 저의 직장 부근에 친한 친구가 당구장을 하고 있어 자주 온다는 말을 듣고 식사는 다음으로 미루고 악수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그의 뒷모습을 보니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그리고 너무도 가엾다는 생각에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길거리에서 한참을 울다가 진정을 하고 사무실로 들어와 커피를 타려다 친구의 뒷모습이 떠올라 다시 화장실로 가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날 회식 때 여직원들이 무슨 일이 있냐고 그러더군요. 제가 울었던 것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 길었죠. 그리고 금연길라잡이에 오래 살려고 금연하는 게 아니고 건강하게 살려고 금연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곤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옛 친구들에게 전화라도 한 번 해보세요. 그 친구가 헤어지면서 그러더군요. “건강하고 고통 없이 살려면 담배부터 무조건 끊어야 한다고….”

 

이 글은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운영하는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or.kr) 이용자들의 수기 모음집인 <쉼표도 마침표도 없는 금연일기>에 수록된 글입니다. 금연길라잡이는 국민의 흡연 예방과 흡연율 감소를 위한 다양한 금연정보와 금연실천 프로그램이 서비스되고 있어 금연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올바른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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