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 (내과전문의, 재미의학자)】
한 저명한 과학잡지(DISCOVER, April 2011)에 의하면 과거와 미래는 한 단위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보이나,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둘이 서로 단단히 얽혀있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에 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은 정신적인 시간여행의 실체는 다음과 같다.
과거에 대한 기억을 기반으로 해서 미래의 생활에 대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앞을 제대로 내다보기 위해서 과거에 대한 기억이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있음으로 해서 인간이라는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래 회로, 과거 회로의 숨겨진 비밀
말해 볼 과거가 별로 없는 젊은이들은 미래를 꿈꾸며 살아간다. 어린이들은 더 그렇다. “나는 다음에 소방관이 될 것이다.” “과학자가 될 것이다.” 심지어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이들은 미래 지향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반면 노인들은 말해 볼 과거가 너무 많이 쌓여있다. 노인들의 대화내용은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주 내용을 이루고 있다. 노인들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는 대화의 내용보다는 지나온 과거에 대한 내용이 대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 나아가 점점 희미해지는 과거로 대화의 내용은 점점 흐려지기 일쑤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의 과학자들에게 1억 년 전의 공룡시대로 가서 견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들에게는 관찰을 하면서 노트에 적을 수는 있으나 절대로 아무 것에나 손을 대면 안 된다는 간단한 조건을 지키도록 했다.
공룡들이 배회하는 장면과 함께 당시의 자연에 노출된 과학자들이 얼마나 흥분했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보지도 못한 꽃에 앉은 무지개 날개의 나비를 본 한 과학자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나비를 잡게 되었다. 다시 현재라는 미래로 돌아온 과학자들은 너무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구의 모든 것이 회색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약속을 어기고 무지개 날개의 나비를 잡은 결과였다.
이와 같은 사실을 근거로 한 학자(Endel Tulving, 캐나다 토론토대학)는 인간의 두뇌에는 미래를 생각하는 회로와 과거를 기억하는 회로가 같다는 가설을 세우게 된다. 그 후에 발달한 과학적인 진단방법인 fMRI를 사용하여 이 학자의 가설을 증명할 수 있었다.
이 학자는 지원자들에게 fMRI를 이용하여 과거, 현재 및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하도록 주문하면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과학자들은 뇌의 특정한 부위들이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는 같이 활동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으나 현재에 대해서는 뇌의 다른 부위가 활동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미래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미래가 달라져야 한다. 어떻게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 여기서 한 가지 방법은 용서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남을 용서해줄 수 있다면 자신의 과거를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바뀐 자신의 과거는 내 몸에 있는 병든 부분의 치유를 돕는 길이 될 것이다. 용서가 쉽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래의 치유를 위해서는 과거를 용서해 주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좋은 과거는 좋은 미래의 배경이 될 가능성이 높은 대신에 별 볼 없는 과거는 기대에 못 미치는 미래의 배경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와 연결돼 있는 내 미래를 환하게 밝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다음과 같은 10계명을 생각해볼 수 있다.
1 계명: 계획을 세워야 한다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하여 정확한 것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미래를 눈앞에 끌어다 놓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계획은 수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인 것이다. 한 번의 수정으로 끝나는 경우보다는 여러 번에 걸친 계획의 수정이 있게 될 것이다. 계획이 없는 사람은 실패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계명: 존재의 기쁨
아무리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더라도 현재를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내가 지금 이 시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더라도 기뻐해야 할 사건인 것이다. 과거의 존재나 미래의 존재보다는 현재 내가 이렇게 존재하고 있음을 안다는 것은 즐거움과 기쁨으로 받아야 한다.
3 계명: 의미를 찾자
나의 존재와 나에게 주어진 주변에 대한 의미를 찾을 때 좀 더 값비싼 인생이 될 것이다. 어려움에 처해 있더라도 이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때 그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게 될 것이다.
4 계명: 공부하는 자세
어떤 경우에라도 스스로 배우고, 주변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찾아보도록 해야 한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값있게 될 것이다.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은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다.
5 계명: 자서전을 쓰도록 한다
상업적인 자서전이 아니다. 내 스스로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쓰는 자서전인 것이다. 남에게 읽히는 것이 아니고 나의 인생을 정리해보면서 보다 나은 앞날을 그려보기 위함이다.
6 계명: 더 큰 것을 찾아본다
현재의 것에는 기쁨을 맛보면서 새롭고, 더 큰 것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한다. 이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7 계명: 동병상련 (同病相憐)
현재의 외로움을 포함한 문제들을 미래로 끌고 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나? 상처받은 이야기꾼을 생각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 외로운 사람들은 사람이 그리워진다. 그것도 같은 입장에 처해있는 다른 사람이 곁에 있으면 더욱 좋다. 특별히 그 사람이 그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 그런 사람이 절실하게 그리워지는 것이다. 나의 마음속에 있는 응어리진 상처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사람이면 더욱 더 좋을 것이다.
우리는 진정으로 남을 용서해주어 나의 과거를 바꾸면 내 몸의 아픈 곳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야 할 것이다.
8 계명: 재설정(reset)의 필요
계획에 따라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더라도 바라는 대로 되는 경우는 오히려 예외에 속할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할 경우도 종종 있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에 재설정의 필요성이 생기게 된다. 재설정이란 정해놓은 자동 온도조절 장치에 새 설정을 하는 경우와 같다.
9 계명: 돈오점수(頓悟漸修)
갑자기 깨닫고 천천히 닦는다는 뜻이다. 고려 때 지눌 스님의 가르침이다. 진리파악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안 될 수 있지만, 어느 순간에 갑자기 찾아온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무리 깨달음이 있었더라도 이를 오랜 세월에 걸쳐서 천천히 닦아야 한다. 이 둘 사이는 떼어놓으려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10 계명: 안에 같이 있으면 나는 하나이나, 밖에 있으면 나는 둘이다(I am one within, I am two without)
이 말은 한 유대인 친구 의사가 한 말로, 깊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라고 여겨진다. 진리와 같이 있으면 하나가 되는 것이요, 진리와 떨어져 있으면 나는 둘로 된다는 말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이 들리는 그대로 알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