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 (내과전문의, 재미의학자)】
최근에 있었던 세계보건기구(WHO) 보고는 가공된 육류가 대장암, 위암 및 다른 암들의 발생 위험을 높여준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국제적인 22명의 전문가들의 입장은 붉은 고기가 대장암, 전립선암 및 췌장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베이컨이나 다른 콜드 컷(cold cut)과 같은 육류는 제1그룹에 속하면서 흡연 및 석면(아스베스토스)과 같은 정도로 위험하게 암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번의 WHO 보고로 많은 사람들이 놀랐을 것이나 사실은 20년 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던 것이 바로 육류와 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방면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번의 WHO 보고에 대한 언론의 지나친 반응이 새삼스럽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WHO 전문가들은 지난 20년간 800개가 넘는 연구조사를 진행했고, 이번 발표는 그 평가의 일단인 것이다. 또 오래 전부터 가공된 육류에 대한 경고를 해왔고, 섭취하는 육류의 사이즈에 대한 제한도 해왔으며, 생선류, 가금류 및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할 것을 줄기차게 권유해오기도 했다.
여기서 말하는 가공 육류란 베이컨, 소시지, 핫도그, 육포 및 콜드 컷 등이 있는데, 이들 가공된 육류는 맛을 높여주거나 장기간 보존하기 위한 소금, 발효, 훈제 및 다른 방법으로 가공한 것들이다. 여기에 질산제들을 첨가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발암위험을 높여줄 수도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가공 육류는 어느 정도까지 섭취해야 안전한지에 대한 조사는 되어있지 않으나, 많이 섭취할수록 발암위험은 점점 더 높아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하루에 1.75온스의 가공된 육류를 섭취하면 평생 동안 대장암에 걸릴 위험도가 18%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가공된 육류는 핫도그 한 개 또는 두 개의 베이컨에 해당된다.
한편 붉은 고기를 하루에 3.5 온스 섭취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17% 늘어나는데, 이는 손바닥 절반 정도의 크기에 해당된다.
그렇다고 해서 육류 섭취에 너무 심한 경계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미국인들이 평생에 걸쳐서 대장암에 걸리는 위험률은 5%인데, 여기에 18%가 높아진다는 것은 5%에서 6%로 늘어나게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일주일에 한두 번 육류를 섭취하게 되면 그 위험률은 더 낮아지게 될 것이다.
다음은 육류 섭취에 대하여 한 전문기관(The American Institute for Cancer Research)이 추천하는 내용이다. 가끔 섭취하는 핫도그나 햄은 발암위험을 높여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육류 섭취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 가공 육류는 신선한 생선이나 가금류로 대체한다.
● 베이컨이나 소시지는 양념이 들어간 채식 소시지로 대체한다.
● 소시지와 같이 먹는 칠리를 각종 콩 종류로 대체한다.
● 마늘과 같은 각종 허브나 양념을 듬뿍 얹어서 먹는다.
<Tufts University, February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