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
지금까지 10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넥시아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각 집단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이 논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환자가 최우선 고려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넥시아논란은 2006년 9월17일, ‘암치료 근거중심의학(EBM) 심포지엄’에서 단국대 최원철 부총장과 당시 이영작 한양대 석좌교수가 획기적인 말기 암 치료 성적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치료 성적의 내용은 천연 항암제인 옻나무 추출물 넥시아를 기존 병원치료인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등의 치료를 통해서는 유의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3·4기 암 환자 216명에게 투여한 결과 52.7%인 114명이 5년 이상 생존했고, 4기 암 환자의 경우 22.4%가 5년 이상, 그리고 혈액암의 경우 73.1%가 5년 이상 생존했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비슷한 병기의 환자를 상대로 병원치료(주로 항암화학요법)를 계속했을 때 연명기간이 1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언론매체들은 이를 대서특필했고 이해관계의 당사자들이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시작했다.
논란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최원철·이영작 교수가 발표한 ‘후향적 임상연구’ 결과는 대조군이 없는 사후적 통계분석기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연구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양방병원에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받은 상태이므로 넥시아의 독자적인 효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임상시험을 통해서 이를 입증하면 인정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본질적으로 생명을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찾아야 한다. 한의학이나 민중의술은 대체로 경험의학에 바탕을 두며, 생명의 본질을 정신과 육체가 결합된, 즉 불가분의 상호작용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서양의학, 즉 현대의학은 치료하는 데 필요 없는 가설은 거부하고 생명을 현상 차원에서만 인정한다.
현대의학의 증상이 없으면 병이 없는 이유도 생명을 바라보는 이러한 관점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한의학적 치료제인 넥시아를 가지고 현대의학의 시스템인 임상시험을 하라고 한다. 그래서 그 효과를 입증하라고 한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주의 주장이 아닐까 싶다.
또한 병원치료가 더 이상 “의미 없음”이라고 진단된 3·4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넥시아를 현대의학의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하여 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어렵다.
현대의학은 전향적 연구에 기초하며, 약물 임상시험에 주로 적용하고, 직접 실험을 하므로 많은 비용이 든다. 대자본이 필요하며 제약회사와 병원의 연계가 필요하다. 천연물질은 획일화·표준화가 어렵기 때문에 천연물질만으로 임상시험을 하기는 어렵다.
현대의학이 암 3·4기 환자에 대해서 치료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의학이나 민중의술의 경우 현대의학에서는 배제하는 다양한 요소, 이를테면 심리적인 요소나 천연물질, 물리적인 자극, 그리고 운동과 환경 등 여러 요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3·4기 암 환자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최원철 박사의 넥시아, 101세의 김남수 옹의 뜸과 침, 그리고 110세 장병두 옹의 민중의술 등을 현대의학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들 대부분은 후향적 연구를 통해서만 어느 정도 입증이 가능한 방식이며 대부분 경험, 즉 케이스에 근거한다. 여기에 서양의학의 임상시험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옳은 일일까? 임상시험이라는 것은 현대의학의 영역이지 한의학이나 민중의술의 영역은 아니다.
넥시아 논란, 얻는 것 없다
16세기 의학자 장 페르넬(Jean Fernel)은 그의 <생리학>에서 “정신은 육체의 형상이며, 정신의 작용이 생명이다. 육체의 본질은 정신이며, 육체의 고유한 기능이 생명이다.”고 적고 있다.
우리들의 생명은 정신과 물질(육체)이 결합돼 존재한다. 그런데 자꾸 물질만으로 질병·질환의 치료 효과를 증명하려고 한다. 결코 증명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증명한다 하더라도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특히 암은 더 그렇다. 정신, 마음을 배제한 암 치료가 어떻게 온전한 치료가 될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현대의학은 끊임없이 생존기술을 만들어내 그것을 시스템화하고 있다. 사람에게서 정신을 빼버리고 물질의 임상시험 결과만이 유일한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세균성 질병은 단시일 내에 큰 성과를 냈고 잘라내고 붙이고 하는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 왔다.
그런데 암은 세균성 질병이나 부러지고 깨진 것을 봉합하는 치료기술로는 낫게 할 수 없다. 암을 포함한 만성 퇴행성 질환에는 현대의학이 그 한계에 봉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넥시아 논란은 이러한 현대의학계의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넥시아 논란, 이제는 끝내자
말기 암으로 진단받은 암 환자는 어디로 가야 할까? 최근에 필자를 찾아 온 말기 암 환자는 이렇게 말했다. “너무 악화돼 여기서(우리나라 빅3 병원 중 한 곳)는 더 이상 어렵습니다. 최초 진단병원으로 가서 항암을 하든 하세요. 제 생각에는 호스피스 병원으로 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의사의 이 말에 천길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한다.
만약 이 같은 상황에서 치유 케이스가 있다는 넥시아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분명 넥시아를 도구로 하여 치료할 경우 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넥시아 치료를 시도해 볼 것이다. 이미 병원치료 3대 요법을 실행하면서 악화돼 말기 암 진단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넥시아 처방으로 좋아졌다면 이는 넥시아의 효과가 분명할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넥시아만 가지고 온전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보다 그 외적인 요소들, 이를테면 심리적인 요소와 밥상, 그리고 물리학적인 요소가 결합된 하나의 치유프로그램을 적용했을 때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정부는 더 이상 넥시아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공방에 종지부를 찍어줘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자료, 치유케이스 등을 종합해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물론 양 · 한방의 틈바구니에서 쉽게 결론을 낼 수 없겠지만 오로지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려있는 암 환자의 입장에서 전향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의료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면 말기 암에 내몰린 암 환자는 또 한 번의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생존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다면 그 가능성을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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