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암은 저를 살리려고 찾아온 수호천사라고 생각합니다”
조심스럽다. 누가 봐도 생사를 건 위험한 선택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수술하지 않고 유방암을 이겨내고 있는 임경란 씨(54세)!
우리나라 최고의 유방암 명의도 “천국에 빨리 가려면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수술 대신 다른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 대단한 용기일까? 무모한 만용일까?
아무나 할 수 없는 선택으로 암 치유의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임경란 씨의 특별한 암 극복기를 들어봤다.
2009년 7월, 왼쪽 가슴에…
일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회사 건강검진에서 임경란 씨는 이상한 말을 들었다. 왼쪽 가슴에 미세석회가 보인다는 거였다. 형태가 불규칙하다면서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조직검사 결과는 며칠 뒤 나왔다. ‘설마?’ 했던 일은 ‘역시!’였다. 유방암이라고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피내암 0기여서 간단한 수술로 감쪽같이 없앨 수 있다는 거였다. 그래서 별 걱정 안 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2009년 9월, 수술을 했고 방사선 치료도 했다. 회사 다니면서 병가 내고 수술을 했고, 방사선 치료도 점심시간을 이용했다.
“그것으로 끝인 줄 알았어요. 0기는 초기이기 때문에 떼어내면 끝인 줄 알았어요. 이제 암은 다 나았다고 생각했어요.”
수술 후 다시금 예전의 생활로 복귀했고, 회사도 열심히 다녔다. 그렇게 한 해, 두 해가 흐르면서 암은 점점 잊힌 단어가 되어 갔다. 하지만 5년째 되던 해 임경란 씨는 비로소 알았다. 암이 숨긴 발톱을!
2014년 8월, 오른쪽 가슴에…
이번에도 일 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회사 건강검진에서였다. 2014년 8월, 건강검진을 했는데 “오른쪽 가슴에 0.5cm 크기의 종양이 보이니 빨리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거였다.
곧바로 조직검사를 했다. 또 다시 상피내암이라고 했다. 암세포의 싹은 아직 안 튼 상태라고 했다. 아직 전이가 안 된 상태라서 수술부터 당장 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는 빨리 발견된 것도 천운이라며 수술부터 하라고 했지만 그것이 정답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어요.”
왼쪽 가슴에 상피내암이 생겼을 때 수술만 하면 되는 줄 알았지만 오른쪽 가슴에도 생긴 것이다. 지금 수술해도 언젠가는 또 다른 부위에 암세포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뭐가 문제일까?’ 알고 싶었다. 그래서였다. 암 관련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은 지금의 임경란 씨를 있게 한 자양분이 됐다.
임경란 씨는 “암 공부를 시작하면서 두 가지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첫째, 암은 수술만 한다고 낫는 병이 절대 아니라는 거였다.
둘째, 암을 만든 생활을 버리지 않는 한 암은 언제든지 다시금 찾아온다는 거였다.
이 같은 깨달음은 임경란 씨 인생 지침을 돌려놓게 된다. 생명을 담보로 한 그녀만의 행보를 시작했던 것이다.
수술 대신 실천한 것들?
수술 대신 자신의 몸에 암을 만든 예전의 생활을 하나둘 바꾸기 시작한 임경란 씨! 그것이 수술보다 더 급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그녀가 수술 대신 실천하기 시작한 것은 먹거리부터 바꾸는 일이었다.
첫째, 완전채식을 시작했다. 고기는 물론 멸치, 계란도 먹지 않았다. 이들 식품은 피를 탁하게 하고, 피가 탁해지면 우리 몸은 산성으로 기울면서 암 조직이 크게 퍼진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둘째, 하루 3잔 녹즙을 마시기 시작했다. 비트, 당근, 케일 등 제철 채소 서너 가지를 갈아서 식전에 먹었다.
셋째, 암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면서 알게 된 단식, 풍욕 등 다양한 자연요법도 생활 속에서 수시로 실천했다.
그런 생활을 3개월 정도 했을 때 궁금했다. ‘혹시 암세포는 어떻게 됐을까?’
“그래서 2014년 11월 경 동네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찍어봤어요. 암이 없어졌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면서.”
그런데 웬걸! 암세포는 더 커져 있었다. 0.5cm였던 것이 1.5cm로 커져 있었다. 담당의사는 빨리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하라고 했다. 수술 안 하면 큰 일 난다고 했다.
마음이 흔들렸다. 결국 서울대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했다. 확실한 유방암이었고,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곧바로 수술 일정도 잡아주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수술만은 피하고 싶어 ‘수술 안 하면 안 되냐?’고 담당교수님께 물었더니 ‘천국에 가려면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임경란 씨는 또 다시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된다. 수술을 하지 않았다.
용기일까? 만용일까??
다들 권했고, 암세포도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임경란 씨는 왜 수술을 하지 않았을까?
이 물음에 임경란 씨는 “암이 커졌다고 해도 컨디션이 좋았어요. 제 몸이 힘들지 않았어요. 매일매일 잘 자고, 잘 먹고, 화장실 잘 가고, 전혀 불편한 증상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굳이 수술로 떼어낼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난 2015년 4월 검사에서는 2.9cm 커져 있었지만 임경란 씨는 끝끝내 수술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대단한 용기인지, 무모한 만용인지 결론은 유보하자. 다만 생명을 담보로 한 깊은 고뇌의 선택이었음은 분명했을 것이다.
드디어 반전의 물꼬가 트이고…
2014년 8월 0.5cm, 2014년 11월 1.5cm, 2015년 4월 2.9cm….
자꾸만 암세포가 커져가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았던 임경란 씨.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 몸 안에는 100명의 의사가 있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눈이 아프면 우리 몸 안에 있는 안과의사가 눈을 고쳐주고, 귀가 아프면 우리 몸 안에 있는 이비인후과 의사가 귀를 고쳐준다는 말을 믿었어요. 내 몸의 자연치유력이 제대로 작동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
암도 마찬가지라고 여겼다. 자연치유력만 회복하면 암도 없어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수술, 방사선, 항암을 하면서 암과의 전쟁을 시작하면 암도 다치지만 그녀 또한 다친다는 걸 너무도 잘 알았다.
이 같은 그녀의 신념이 통한 걸까? 2015년 8월 임경란 씨는 변곡점을 맞게 된다. 암세포의 크기가 줄어들어 있었던 것이다. 2.3×1.8cm로 줄어들어 있었다.
“1년 만의 반전이었어요. 그동안 실천해온 방법들이 비로소 효과를 나타내는 것 같아 기뻤어요.”
2016년 8월 임경란 씨는…
현재 임경란 씨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에덴요양병원에 머무르면서 자신의 몸 안에 있는 의사를 깨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2015년 8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암세포는 지금 2×0.6cm 줄어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임경란씨는 이제 암세포의 크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을 만큼 건강해진 지금의 몸 상태를 믿기 때문이다.
암 진단을 받기 전보다 훨씬 더 건강해진 지금의 몸은 암이 준 선물과도 같다고 말하는 임경란 씨! 그래서 그녀에게 암은 고마운 존재다. 암은 그녀를 살리려고 찾아온 수호천사라고 생각한다. 암에 걸림으로써 더더욱 감사한 삶을 살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몸 안의 의사 ‘자연치유력’ 회복을 위해 하루하루 실천하고 있는 임경란표 항암생활은 다음과 같다.
1. 아침 4시에 기상하기
● 하루의 시작과 함께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 일어나자마자 풍욕을 30분 한다. 나쁜 독이 빠져나가고 피부 호흡이 된다.
●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30분 산책한다.
● 산책 후에는 냉온욕을 13분 한다.
● 제철 채소로 녹즙을 갈아서 식전에 한 잔 마신다. 녹즙은 하루 3잔씩 꼭 마신다.
● 그런 다음 완전채식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2. 비타민주사, 비파찜질, 고주파온열치료 등도 종종 활용하기
아침식사 후에는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진 면역력 증강요법도 다양하게 활용한다.
3. 해가 나온 날은 무조건 밖으로 나가기
반팔에 반바지 차림에 생얼로 나가서 햇볕에 온몸을 노출시킨다. 맨발로 흙을 밟으며 삼림욕도 하고 일광욕도 한다. 맨발로 걷기는 임경란 씨를 요양병원에서 유명인사로 만들어놓기도 했다. 어딜 가나 맨발로 다니는 모습을 처음에는 신기한 듯 바라보던 사람들도 이제 따라할 정도가 됐다. 맨발로 걸으면 몸에 있는 정전기가 빠져나가고 활성산소도 빠져나가고 혈액순환도 촉진되고…무궁무진한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물 마시는 시간도 정해 놓고 마시기 ▶매일매일 관장하기 ▶한 달에 3일은 단식하기 ▶매일 저녁 피마자 찜질하기 ▶자기 전 반신욕하기 ▶밤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기 등은 임경란 씨가 자연치유력 회복을 위해 매일매일 실천하고 있는 요법들이다.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하나둘 알게 된 사실들은 그녀의 투병생활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암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가능케 하고 있다.
“공부하세요!”?
임경란 씨는 오는 11월이면 1년간 휴직했던 직장에도 복귀할 예정이다. 직장생활 30년 만에 얻은 1년간의 휴식은 그녀에게 축복 같은 시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강수칙도 알게 되고, 자신의 삶도 새롭게 리셋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에게 남편은 훌륭한 조력자이자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주었다. 요양병원에 같이 머무르면서 함께 먹고, 함께 운동하며 그녀를 응원해주었기 때문이다.
남편 윤국 씨는 “처음에는 수술을 하자며 아내를 설득했지만 지금은 아내의 선택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며 “그래서 아내와 함께 공부도 하고 아내와 함께 운동도 한다.”고 말한다.
오늘도 임경란 씨는 지극정성인 남편과 함께 용감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도 않는다.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수술과 재발의 덫에서 자유로운 것만으로도 대만족으로 여긴다. 그래서 지금의 생활을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다. 그녀 몸 안에 있는 자연치유력이라는 의사를 믿어볼 생각이다.
그래서일까? 이 글을 통해 임경란 씨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분명하다. “암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공부하라는 것입니다. 공부를 해서 암을 제대로 알면 두려움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암은 나를 죽이려고 찾아온 것이 아니라 나를 살리기 위해 찾아온 손님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암은 내 몸을 청소해주는 혈액 정화장치라고 주장하는 의사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암을 강도처럼 내모는 대신 손님처럼 대접하고 있는 임경란 씨! 그 방법이 과연 옳은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부디 그런 선택을 한 임경란 씨가 희망의 증거가 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