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이준남의 백세인클럽] 잠이 잘 오는 숙면의 기술

2016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영글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내과전문의, 자연치료 전문가)】

627060

잠자는 곳이 침실이다. 인생의 1/3을 보내는 곳이다. 침실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잠을 잘 자게 하는 첩경이라고 본다. 침실이 잘못되어 있다면 잠자기 위한 어떤 조처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을 것이다. 침실에 대한 투자를 하기 전에 침실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한다. 운동장 같은 침실에서 잠이 더 잘 오는 것도 아니고, 단칸방 침실이라고 잠이 덜 오는 것도 아니다. 자신에게 편안한 침실이 밤에 잠을 잘 잘 수 있는 곳이다. 아무리 궁궐 같은 침실이라고 하더라도 편안하지 않으면 잠을 설치게 된다. 침실의 크기는 잠자는 데 별로 중요치 않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이 잠을 잘 자게 할까? 여기서 가장 이상적인 침실을 찾아보기로 한다.

침실이 갖추어야 할 조건

잠이 잘 오는 침실은 다음의 조건을 갖추는 것이 좋다.
첫째, 침실은 조용해야 한다.
둘째, 안전해야 한다.
셋째, 본인에게 편안해야 한다.
넷째, 불을 끄면 캄캄한 정도가 적당해야 한다.
다섯째, 온도가 맞아야 한다.
여섯째, 습도가 맞아야 한다.
일곱째, 플러스 알파가 맞아야 한다.

이상 일곱 가지의 조건이 맞는다면 잠자는 데 적합한 최소한의 주변 환경은 조성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침실은 일과 세상과 사람들과 동떨어진 곳이라야 한다. 침실로 일감을 가지고 들어가면 안 된다. 침실에 세상과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가도 안 된다. 침실의 기능은 오직 두 가지이다. 잠자는 것과 부부 생활을 하는 곳이다. 책 읽는 곳도 아니고 신문을 보는 곳도 아니다. 특히 TV를 시청하는 곳은 절대로 아니다. 침실에서 일기를 쓴다거나, 청구서를 들여다보면서 수표를 쓰면 안 된다. 이런 일들은 전부 거실이나 서재에서 해야 될 일들이다.

949699

조용한 침실

침실은 조용해야 한다. 잠드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하며, 일단 잠이 들면 깨어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선풍기 소리, 옆집의 개 짖는 소리,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 시계소리, 수도꼭지의 물새는 소리, 오디오나 라디오 소리 등등 한밤중에 들려오는 모든 소리는 잠에 방해를 줄 수 있다. 특히 밤중에 갑자기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 등은 사람을 놀라게 만든다.

안전한 침실

침실의 안전도도 중요하다. 사람들은 하룻밤에 매 주기가 90분으로 되어 있는 주기를 다섯 번 반복하며 잠을 잔다. 매 주기가 바뀔 때마다 잠깐 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보고 다시 잠들게 된다. 이튿날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인간들이 원시생활을 할 때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자다가는 동물들의 습격으로 살아남지 못하니까 이를 방지하는 생리작용이 그대로 굳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튼 우리는 매일 밤 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본 후 다시 잠들게 된다. 이때 집안의 문이나 침실 문이 잠겨 있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일어나서 이를 점검하게 된다. 수돗물이 잠겼나, 가스가 꺼졌나, 창문이 닫혔나 우리는 불안한 것이다. 잠자러 가기 전에 위의 것들을 점검해야 한다.

조명도가 적당한 침실

침실의 어둠은 좋은 잠을 자는 데 필수적이다. 침실 전등의 밝기도 적당해야 한다. 너무 밝은 침실 전등은 곤란하다. 저녁시간에 밝은 빛에 노출되면 잠이 늦게 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침실의 조명도는 누워서 책을 읽기에 불편이 없을 정도면 된다.

온도가 적당한 침실 : 잠자는 데 가장 적당한 온도는 섭씨로 18~20도이다. 너무 덥거나 추운 방에서는 잠을 잘 못 자게 된다. 잠자는 시간이 짧아질 것이다. 특히 더운 방에서 잘 때 악몽을 꿀 수도 있다. 너무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도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땀에 젖은 모습으로 깨어날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방을 너무 덥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많이 꾸는 악몽과 아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방을 너무 춥게 유지해도 잠을 잘 못 자기는 마찬가지다. 섭씨로 18-20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제일 좋다.

습도가 적당한 침실

습도가 잠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너무 습도가 높아도 잠을 못 자게 되고 습도가 낮아도 잠을 못 자게 된다. 습도기를 설치해서 60~70%의 습도가 잠자는데 적당하다. 습도기 설치에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여기서 오는 소음이다.

침대

어떤 사람들은 20년 전 결혼할 때 산 침대를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다. 20년 동안에 TV를 3번, 냉장고를 2번, 세탁기를 2번씩 바꾼다. 집안 가구는 최소한 한 번은 바꾸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뭉치는 매트리스, 삐걱거리는 침대를 그대로 쓰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침대에 투자하는 것은 그렇게 나쁜 일이 아니다. 침대를 마련한다고 마음먹은 후에는 침대의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여러 가지 연구조사에 의하면, 한 침대에서 두 사람이 잘 때가 혼자 잘 때보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한다. 한 사람이 움직이면 다른 사람도 20초 내에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고 한다.

사람은 하룻밤에 25~50번씩 움직이면서 잠을 잔다. 따라서 커다란 침대는 질 좋은 잠을 자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여자 입장에서 볼 때 이 사실은 더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에 남자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작은 침대에서 큰 사람이 움직이면 작은 사람은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침대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한편 물침대는 어떨까? 한때 물침대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물침대를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온몸 어디든지 압력점이 없이 골고루 압력이 가해져서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형외과 의사들은 물침대가 허리 병을 더 악화시킨다고 하니 참고하자.

매트리스

매트리스가 너무 꺼지면 몸의 모든 근육이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하여 무리하게 수축을 하게 되면서 이로 인한 무리가 오게 된다.

이렇게 자면 이튿날 긴장되었던 근육으로 인해 피로감이 올 것이며, 잠자는 동안에는 무리한 근육수축이 REM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들은 연한 매트리스에 별 문제가 없겠지만 과체중인 사람들은 연한 매트리스로부터 오는 피로감이 상당하다. 반대로 너무 단단한 매트리스는 둔부, 어깨 부분, 팔꿈치, 발목 등 체중이 매트리스와 닿는 부분에 압력이 오게 되므로 불편한 잠을 잘 뿐만 아니라 해당 부위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게 된다. 한국인들은 수천 년 동안 온돌방에서 요를 펴고 자 온 전통이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방바닥에서 자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베개

베개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눕거나, 모로 누울 때 목의 척추와 등 및 허리의 척추가 같은 선상에 놓이게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새깃털(down)을 넣은 것은 감촉은 좋을지 몰라도 너무 푹신해 베개 본래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 여러 가지 베개가 있으나 메밀껍질 베개가 한국인들에게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베개가 베개 본래의 목적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불

사람은 하룻밤 잠자는 동안 약 5000번의 호흡을 한다고 한다. 따라서 무거운 이불은 호흡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 특히 노년층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불은 가볍고 따뜻한 이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침실온도가 적당하면 두꺼운 이불은 필요 없고 가벼운 담요나 홑이불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깨끗하고 잘 말라 있는가이다. 또한 몸에 닿는 감촉이 좋아야 한다. 요즈음 여러 가지 천들이 나와 있다. 그러나 아직도 면으로 된 것이 가장 널리 애용되고 있다. 피부 환기가 잘 되고, 오래가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홑이불이나 이불보에 색깔이 있는 것이나 무늬가 있는 것으로 바꾸면 새로운 기분으로 잠을 자게 될 것이다.

이준남 프로필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건강주치의] 특효약 없는 지방간 날씬하게 되돌리는 7가지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60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준혁 교수】 간은 하는 일이 많고, 인내심도 강하다. 간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담즙산 및 빌리루빈, 비타민 및 무기질, 호르몬 등을 대사하고 해독작용과 살균작용까지 하느라 분주하다. 보통 간 기능이 망가져서 큰 이상이 생길 때까지 아프다는 신호도 보내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더 잘 살펴야 하는 것이 간 건강이다. 이러한 간에

  • [이준남의 백세인클럽] 탈모가 고민일 때 똑똑한 대처법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50p

    【건강다이제스트 | 내과전문의 이준남?(자연치료 전문가)】 탈모는 생명 유지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지만 삶의 질에 영향을 줄만큼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탈모는 두피 여기저기에 또는 전체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상처로 인한 대머리가 있고, 남성호르몬으로 인한 남성형 대머리가 있다. 특정한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대머리는 원인 제거와 함께 치료가 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과 도움을

  • [이준남의 의학계 핫이슈] 건강에 최고! 초록색 채소 어떤 효능 있길래?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54p

    【건강다이제스트 | 내과전문의 이준남?(자연치료 전문가)】 마트에 가면 초록색 채소들로 차고 넘친다. 시금치, 케일, 상추 등의 초록색 채소들은 보기에도 좋지만 건강에도 아주 유익하게 작용한다. 그 이유는 뭘까? 초록색 채소들에 숨어 있는 건강 비밀을 알아보자. 초록색 채소의 건강 효과 초록색 채소에는 각종 식물성 화학물질들이 들어있어 세포 단위에서 건강에 이롭게 작용한다. 많은 영양 전문가들은 신선한 채소를 통째로 섭취하면

  • [이준남의 의학계 핫이슈] 뇌 건강을 위한 걷기 운동은 ‘하루에 4천보’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56p

    【건강다이제스트?|?내과전문의?이준남?(자연치료?전문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 어디서나 가능한 걷기 운동이다. 도로변에서, 해변가에서, 심지어 쇼핑몰에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 걷는 운동이다. 걷기 운동은 몸이나 뇌 건강에 최고다. 몸에도 뇌에도 다 같이 좋게 작용한다. 그렇다면 걷기 운동을 할 때 얼마나 걸어야 뇌 건강에 좋을까? 이에 대한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추천은 하루에 4천보를 걷게 되면 60세 이상 된

  • [이준남의 의학계 핫이슈]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저항운동의 ‘힘’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57p

    【건강다이제스트?|?내과전문의?이준남?(자연치료?전문가)】 미국을 비롯하여 많은 국가에서 심혈관 질환이 사망 원인의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른 위험요소들도 있지만, 높은 콜레스테롤이 중요한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높은 콜레스테롤에 대한 예방과 함께 치료에 추천되고 있다. 큰 근육을 지속적으로 또한 율동적으로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이 혈중 콜레스테롤에 좋게 작용한다는 사실은 잘 정리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저항운동이라고 부르는 근력강화운동 역시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