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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의 행복테라피] 불쑥불쑥 치솟는 불행의 덫, 분노를 잠재우는 5가지 원칙

2014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신년호

【건강다이제스트 |?청담하버드심리센터?최명기?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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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화날 일이 많아질 것이다. 우선 경제가 문제다. 정치인들은 매번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한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국가 성장률이 저하되는 것은 필연적인 운명이다. 땅값도 올라가고, 임금도 올라가고, 이런저런 규제도 많아졌다. 옛날처럼 빨리빨리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 경제가 제자리 걸음을 하다보면 화날 일이 많아진다. 언제 직장을 그만두게 될지 모르고, 한 번 직장에서 밀려나면 그때부터는 내리막이다.

건강도 문제다.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장수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몸이 아프다. 자기 뜻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화나는 일이 없다. 건강을 잃으면 그때부터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가정도 문제다. 해마다 33만 쌍이 결혼을 하고 11만 쌍이 이혼을 한다. 굳이 이혼까지 가지 않더라도 운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참고 사는 부부는 이제 없다.

자식도 문제다. 부모가 아무리 힘들어도 자식이 잘 되면 모든 것을 참고 살았다. 자식은 부모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제 자식이 부모보다 잘 되기 힘든 세상이다. 미래가 없고 희망이 없기에 더욱 화가 난다.

합당한 대가를 위해서는 화가 나도 참고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대가를 기대할 수 없기에 분노가 자신을 향하고 그러다 보면 우울해지고 절망에 빠지기조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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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느끼는 이유

미국의 심리학자 폴 에크먼은 동양인, 백인, 흑인, 오지의 원주민들의 얼굴표정을 조사했다. 그는 인종과 국적과 관계없이 표정을 통해서 드러난 인류의 기본 감정은 분노, 공포, 놀라움, 기쁨, 혐오, 그리고 슬픔이었다고 주장한다.

뭔가 좋은 일이 있어서 놀랄 때는 기쁨과 놀라움이 합쳐진다. 그런데 누군가로부터 갑자기 공격을 당하게 되면 분노, 놀라움이 합쳐진다. 만약에 나를 힘들게 하는 대상이 너무나 압도적이라면 화가 나면서 공포를 느끼게 된다. 만약에 내가 지긋지긋하게 여기는 이가 나를 화나게 한다면 경멸이 더해진다. 뭔가에 실패하거나 좌절하면서 화가 나는 경우 슬픔이 더해진다. 분노는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감정의 대부분을 매개하는 가장 강력한 감정이다.

인간은 누군가 나를 힘들게 하면 그 사람에 대해서 화가 난다. 부모는 말 안 듣는 자식 때문에 화가 나고 자식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잔소리하는 부모 때문에 화가 난다.

사장은 일을 안 하는 직원 때문에 화가 나고 직원은 월급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일만 시키려는 사장 때문에 화가 난다.

때로는 불특정한 대상에 대해서 화가 나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정치인들과 재벌은 국민들의 욕을 먹기 위한 존재가 되었다. 사소한 꼬투리라도 잡히면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을 비난하고 매도한다. 화풀이 대상이 필요한 것이다.

불행이 닥쳐도 화가 난다. 태풍과 같은 천재지변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하늘에 대해서 화가 나고, 기상예측을 제대로 못한 기상청에 대해서 화가 난다. 또 방지시설을 미흡하게 만든 자치단체에 대해서 화가 나고, 구조를 뒤늦게 온 소방관에게 화가 난다. 심지어는 교통사고가 난 후에 세상에 자동차가 생겨난 것을 원망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해지면 내 몸에 대해서도 화가 난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분노를 느끼는 이유는 뭘까?

분노라는 현상은 마음과 몸에 동시에 일어난다. 뇌에서는 분노와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수치가, 신체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가 각각 급격히 상승한다. 화가 나면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얼굴이 후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지고, 몸이 떨리고, 쉽게 흥분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 계속 자극을 하면 맞서 싸우게 된다. 심한 경우 욕을 하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하게 된다. 상대방이 너무 강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정신없이 달아난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은 분노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급격한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법질서가 개인을 보호해주게 되면서 우리 안의 분노 본능이 때때로 벅차게 느껴지게 된 것이다.

아프리카의 내전국가에서 태어나면 생존하기 위해 분노가 필수적이겠지만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지나친 분노는 개인, 가족, 주변의 불행을 가져올 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점점 커져가는 분노를 대처하는 5가지 원칙을 살펴보자.

① 영원한 고통이란 없다. ② 화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자. ③분노의 화살이 나를 향하게 하지 말자. ④ 화에 중독되지 말자. ⑤화를 에너지로 바꾸자.

각각에 대해서 설명을 한 후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올바른 마음가짐을 생각해보기로 하자.

분노에 대처하는 원칙 ① 영원한 고통이란 없다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을 때 친절한 치과의사는 환자가 고통을 느끼는 듯하면 “5분만 더 참으면 됩니다.” “3분만 더 참으면 됩니다.” “1분만 더 참으면 됩니다.”라고 말을 해준다. 물론 치료가 끝난 후 생각해보면 마지막 1분은 실제의 1분보다 더 길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고통이 없어진다고 생각을 하니까 참을 만했던 것이다.

화가 날 때는 분노의 감정이 영원할 것 같다. 맞서 싸우건, 화풀이를 하건, 때려 치우지 않으면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쾌락이 영원하지 않듯이, 기쁨이 영원하지 않듯이, 놀라움이 영원하지 않듯이 분노도 영원하지 않다. 지금 화나고, 무시당하고, 굴욕을 당해서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혹은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영원한 고통이란 없다. 분노는 사그라지게 마련이다.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그 순간을 참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분노가 사라질 수 있다.

분노에 대처하는 원칙 ② 화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자

1991년에 알프스의 빙하에서 5300년 전에 사망한 시체가 꽁꽁 얼어서 미라가 된 상태로 발견이 되었다. 그는 등에 화살촉이 박힌 채 얼음 속에 파묻힌 상태로 발견되었다. 화살을 맞아 과다출혈로 숨졌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인류가 지금과 같은 문명화된 사회에 살지 않았을 때는 누군가 나를 화나게 했을 때 상대방을 공격해서 굴복시키거나 혹은 제거하는 것이 문제 해결 방법 중 하나였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그렇게 행동했다간 법적인 처벌을 받고 인생을 망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은 자신을 분노하게 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대하다 보면 폭발하든지 아니면 마음이 망가지게 된다는 데 있다.

따라서 화나는 상황은 일단 피해야 한다. 직장상사나 동료는 피하려야 피할 수가 없다. 그러나 만나기만 하면 나를 미치게 만드는 친구나 동창이 있다면 만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술을 마시기만 하면 싸우게 된다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분노가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면 일정 부분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손을 떼야 한다.

분노에 대처하는 원칙 ③ 분노의 화살이 나를 향하게 하지 말자

프로이트는 분노가 자신을 향할 때 우울증이 생기게 된다고 했다. 심장판막증이라는 병이 있다. 심장에서 대동맥을 통해 온몸의 혈관으로 피를 펌프질 할 때 밸브가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피가 심장으로 역류해서 문제가 발생한다.

분노가 너무 커지게 되면 화가 내 마음을 향해 역류한다. 역류한 불꽃은 내 마음을 태우게 된다. 배신이나 사기를 당하게 되면 자신을 원망하게 된다. 누군가 작정하고 나를 속이려 할 때 그것을 알아채서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 나를 속인 인간이 나쁜 것이지 속은 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너무 화가 나다 보면 분노의 화살이 나 자신을 향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절망에 빠져서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심한 경우 자살을 하기도 한다. 나를 탓하기 보다는 나에게 잘못을 한 상대방이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분노에 대처하는 원칙 ④ 화에 중독되지 말자

부부상담을 하다보면 처음에는 사소한 불만과 짜증에서 시작을 해서 심한 가정폭력이 되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대하게 된다. 만약에 처음부터 심한 폭력이 있었다면 애초에 결혼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불만이 짜증이 되고, 짜증이 욕설이 되고, 욕설이 물건을 던지는 공격적 행동이 된다. 공격적 행동이 손찌검이 되고, 손찌검이 심한 폭력이 된다.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것이다.

흔히들 적절히 화도 내야 마음이 건강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화를 내면 낼수록 점점 그 강도가 심해지고 그렇게 되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화를 내지만 결과적으로 화를 내면 낼수록 상황이 꼬이면서 스트레스가 된다.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본인은 억울할지 몰라도 일단 분노에 따른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분노에 대처하는 원칙 ⑤ 화를 에너지로 바꾸자

심리치료를 받던 환자가 갑자기 분노에 휩싸이는 경우가 있다. 과거에는 무조건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을 하면서 참아왔는데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무능력에 사로잡혀서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분노를 억눌러 왔는데 마음이 성장을 하면서 분노를 의식하게 된다. 직장에서 신입일 때는 아무 것도 모르기에 선배들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무조건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게 되고 상황을 파악하게 되면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경우 화가 나게 된다. 즉 내가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하고 싶은 것이 생길 때 불만도 생기고 화도 나게 된다.

분노는 어떤 점에서 마음의 불이다. 마음의 불이 너무 거세면 나를 불태워버린다. 하지만 마음의 불을 조절할 수만 있다면 인생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는 에너지로 화(火)가 작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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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도 살아있음의 증거… 긍정력으로 이기자

정신과에는 학습된 절망이라는 용어가 있다. 우리 안에 갇힌 개한테 전기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했는데 처음에는 개들이 충격을 받으면 이리저리 피하려고 했다. 전기충격이 사라지면 다시 놀기도 하고 먹기도 했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전기충격을 가하자 나중에는 개들이 희망을 잃게 되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고통을 피할 수 없다는 절망상태에 빠진 개들은 아무리 전기충격을 가해도 피하지 않게 되었다.

만약에 개들이 자살이라는 방법을 알았다면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났을 지도 모른다. 화가 난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화가 난다는 것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점점 화날 일이 많아지는 대한민국에서 분노라는 강력한 감정의 부정적 측면에 사로잡히지 않고 긍정적 측면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음 5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① 영원한 고통이란 없다. ② 화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자. ③분노의 화살이 나를 향하게 하지 말자. ④ 화에 중독되지 말자. ⑤화를 에너지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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