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최명기 원장】?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지 될 것 같다는 환상을 가지고 살아간다. 청소년이 되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그러면서 절망에 사로잡히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다 성인이 된다. 직장도 가지게 되고 결혼도 하게 된다. 자신감도 생기고 보람도 생긴다. 아이가 크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늙어가는 것을 잊는다. 집도 넓히고, 차도 바꾸고, 직장에서 승진도 하면서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살아간다. 그러다 중년을 맞게 된다.
중년을 느끼게 되는 계기는 제각각 다르다. 누구는 가까운 글씨가 안 보여서, 누구는 무릎이 아파서, 누구는 자식이 뜻대로 안 될 때 자신이 이제 중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누구는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이 되면서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중년을 체감한다. 누구는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거나,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주가나 부동산이 폭락을 하면서 인생이 뜻대로 안 된다는 것을 경험하며 중년을 깨닫는다. 누구는 이혼을 하면서 중년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제각각 중년을 인식하게 되는 계기는 다르지만 우리 모두 살맛 안 나는 중년을 겪게 된다. 누구나 거쳐야 할 관문, 중년이라는 시기, 어떻게 보내야 할까?
어느새 나도 중년??
젊었을 때는 ‘이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야!’ 하면서 견뎌내던 일도 중년이 되면 지긋지긋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몸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다. 별거 아닌 것에도 쉬 지친다. 과거에는 중년의 선배들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중년이 되어서는 반대 입장이 된다. 죽어라고 일을 하면서 치고 올라오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서 ‘좀 쉬엄쉬엄하지.’하는 생각이 든다. 현대사회에서 중년의 나이가 과거 우리 선조들이 살던 시대에는 평균 수명에 해당이 되었다. 과거에는 40대만 되면 노년을 준비해야 했다.
이렇게 평균수명이 지금과 같이 길어진 것은 불과 100년이 채 안 된다. 지금 세상에서 중년은 한창 때다. 하지만 우리는 중년에 돌입하면 본능적으로 쇠퇴를 느끼게 된다. 각자는 이런저런 일로 살맛이 안 난다고 느끼지만 실상은 심리적으로 가벼운 죽음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년의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마음을 다짐해 보자.
1. 분노하지 말자.
2. 나를 소중히 여기자.
3. 불행을 피하자.
4. 인생의 방향을 바꾸자.
1. 분노하지 말자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하게 마련이다. 남편이나 부인에 대해서 화가 나고 자식에 대해서도 화가 난다. 직장에서 나를 무시하는 상사, 나를 힘들게 하는 동료, 방해만 되는 부하직원과 일하다 보면 화가 난다. 세상에 대해서도 화가 난다. 그러면서 남편이, 부인이, 자식이, 사장이, 부하직원이, 정치가, 나라가, 세상이 살맛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하지만 화가 나면 날수록, 화를 내면 낼수록 상대방 역시 나를 멀리하게 되어 있다. 자신이 힘든데 남의 탓을 하는 것을 ‘투사’라고 한다. 그렇게 분노를 타인에게, 세상에 투사하다 보면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고 고립된다.
중년의 위기를 넘기는 데 있어서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따뜻한 한마디다. 그런데 분노하면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따뜻한 한마디를 들을 수가 없게 된다.
2. 나를 소중히 여기자
중년이 되면 내가 보잘 것 없이 느껴진다.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누구는 자식이 공부를 잘해서 부럽고, 누구는 돈이 많아서 부럽고, 누구는 직위가 높아서 부럽다. 남이 나보다 잘난 것 같이 생각이 되면 될수록 내가 보잘 것 없이 느껴진다.
하지만 자식이 공부를 잘해서 내가 부러워하는 이는 반대로 내가 그보다 돈이 많아서 나를 부러워하고 있을 수도 있다. 돈이 많아서 내가 부러워하는 이는 반대로 내가 그보다 건강해서 나를 부러워하고 있을 수도 있다. 지위가 높아서 내가 부러워하고 있는 이는 반대로 내가 부부 사이가 좋아서 부러워하고 있을 수도 있다.
중년의 나이에 왠지 삶이 끝났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세상에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나와 똑같이 말을 하고, 나와 똑같은 음식을 좋아하는 이는 나밖에 없다. 싫건 좋건 나밖에 없다. 현재의 나를 소중히 여겨야 거기에서부터 중년을 넘어선 또 다른 인생을 펼칠 수 있다.
3. 불행을 피하자
중년에 위험을 저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직장을 그만둔 후 그동안 모아 놓은 돈으로 가게를 열었다가 날리기도 한다. 미래가 불안하기에 노후대책을 목적으로 고수익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투자를 했다가 큰 손해를 보기도 한다.
인간이 한 번 불안에 사로잡히면 현재 하는 일에 대해서 자꾸 비관적으로만 보게 된다. 그러면서 새로운 일에 자꾸 눈이 간다. 안정적인 일을 버리고 새로운 일에 뛰어들면서 망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자신이 아직도 성적매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자 하는 무의식 때문에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연인과 관계를 가지면서 잃어버린 젊음을 되찾고자 하기도 한다.
각자 살맛이 안 나다 보니 서로를 더욱 퉁명스럽게 대하게 되면서 갈등이 점점 심해지다 결국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혼은 법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큰 상처를 준다. 외로운 나머지 또다시 재혼을 하는데 그것이 도리어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섣부른 결정으로 인해서 불행이 닥쳐오면 살맛 안 나는 삶이 죽고 싶은 삶으로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4. 인생의 방향을 바꾸자
중년이 되면서 실패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있다. 돈이 목표였던 이는 돈이 생각만큼 모이지 않으면 실패라고 생각을 한다. 자식이 인생의 목표였는데 좋은 대학에 못 가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면 인생이 실패라고 생각을 한다.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는데 원하는 지위에 오르지 못하면 인생이 실패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다. 어쩌면 한계에 부닥쳤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높은 봉우리에 오르다 힘에 벅찬 경우 바다를 보면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바다 끝까지 가고 싶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면 산에 한 번 올라봐야 한다.
돈이 목표였던 이는 돈이 아닌 다른 것에 눈을 돌려야 한다. 자식이 삶의 목표였던 이는 이제부터 스스로 뭔가를 이루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던 이는 나보다 못한 이들을 돌보면서 삶의 다른 측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나이 듦도 인생이다!
젊음은 영원할 수 없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나이를 먹게 마련이다.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어린아이가 현실을 받아들이는 청소년기를 거쳐야만 성인으로 성숙하듯이 우리는 중년을 거치면서 다시 한 번 성숙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마음은 청춘’이라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항상 자신은 젊게 산다고 자랑을 한다. 영원한 젊음이라는 환상 속에 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한 태도는 나이 들어감을 부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다 보면 노년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 하다가 절망, 우울, 공포에 사로잡히는 수가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중년의 위기, 중년의 허무함을 지혜롭게 극복해야 한다. ▶분노하지 말자. ▶나를 소중히 여기자. ▶불행을 피하자. ▶인생의 방향을 바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