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정신과 서호석 교수】
【도움말 |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대체의학·난치병센터 인창식 교수】
불같이 화를 잘 내는 타입인가요? 아니면 언제나 낙천적인 성격인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의 성격이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군요. 오는 2007년에는 모난 내 성격을 다스려서 보다 건강하게, 보다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성격과 건강, 그 은밀한 비밀
“성격이 맞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내세우는 이혼 사유다. 그 속내야 다 알 수 없겠지만 사사건건 부딪치는 배우자의 모난 성격은 죽고 못 살던 부부 사이에도 금이 가게 한다.
“성격 좋은 사람요!”
많은 미혼 남녀가 내세우는 결혼하고픈 배우자의 일등조건이다. 때로는 돈이 많은 것보다, 혹은 학식이 뛰어난 것보다 성격 좋은 사람이 더 좋은 배우감으로 꼽히기도 한다.
성격! 그것의 정체는 과연 뭘까?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사람마다 가지는 특유의 성질 중에서 비교적 지속성을 지니는 특성 또는 경향”이라고 정의돼 있다. 다소 어렵다. 쉽게 생각해보자. 우리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가까운 직장동료도 좋다. 평균 하루 8시간 이상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다보면 대개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징이 눈에 들어온다.
언제나 활달한 경리과 A양, 내성적이고 다소곳한 업무부 B군, 화를 잘 내는 과장 H씨. 모두 다 다른 성격이다. 이렇듯 다 다른 것이 성격이고, 또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이고 특징이니까 왈가왈부할 순 없겠지만 어떤 상황에 대처하는 성격적 특징에 따라 내 건강에 좋은 성격이 있고, 내 건강에 나쁜 성격이 있다고 한다면 문제는 조금 달라진다.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정신과 서호석 교수는 “인간의 성격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어기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성격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하여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그것은 결국 인체의 면역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결과 암도 생기고, 각종 질병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 성격이 과연 어떤 성격인지? 한 번쯤 진지한 고찰이 필요할 듯 싶다.
특히 문제가 되는 성격 4가지를 유형별로 알아보고 이러한 성격적 결함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현명한 대처법도 함께 공개한다.
CASE 1. 작은 일에도…?불같이 화를 잘 내는 성격일 때
“저 사람한테는 무슨 말을 못해! 화부터 내니….”
만약 이 같은 지적을 자주 받는 사람이라면 정신과에서 말하는 A형 성격이 아닌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매사 공격적이고 경쟁적이며, 참을성이 없는 성격적 특징도 동반한다. 또 조급증을 나타내고 적개심이 많은 편이기도 하다.
서호석 교수는 “이런 성격은 특히 관상동맥질환이나 고혈압,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질환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순간 치솟는 분노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와 심혈관계를 흥분시키기 때문이죠. 그 결과 동맥경화나 고혈압이 발생되고 관상동맥질환이 유발됩니다.”
따라서 평소 화를 잘 내거나 작은 일에도 발끈~ 하는 성격이라면 매사 한 템포 늦게 반응하라고 서 교수는 권한다. 이때 도움이 되는 행동요법에는 근육이완요법이 있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날 때는 잠시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이렇게 화를 내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해보자. 그리고 근육이완요법을 천천히 실시하면서 내 마음을 다독거려보자.
☞근육이완요법은?
·팔, 등, 다리 등 각 근육별로 나눠서 1에서 10까지 서서히 세면서 근육을 긴장시킨다.
·최대한 긴장시킨 상태에서 잠시 머문다.
·그런 다음 다시 1에서 20을 세면서 서서히 근육을 이완시킨다.
·20이 가까워지면 근육의 긴장이 없어지게 된다.
인창식 교수가 소개하는 한방에선…
불같이 화를 잘 내는 성격에 대한 한의학적인 시각은 다소 재미있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대체의학 난치병센터의 인창식 교수는 “한방에서 화를 잘 내는 성격은 간장 경락이 지나치게 항진돼 있을 경우 이런 성격적 특징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간장 경락? 조금 생경할지 모른다. 쉽게 생각하자. 간장 경락은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간장의 기가 흐르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이런 성격은 간장에 손상을 줄 위험성이 아주 크다. 그 결과 만성두통이 나타나고 목이 뻣뻣해지는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인 교수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런 성격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인 교수가 공개하는 대처법은 간단하다. “포용력을 길러야 하고 스스로를 낮추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운동은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CASE 2. 매사 자신이 없다!?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일 때
생각다못한 G씨는 결국 배짱을 길러준다는 스피치학원에 등록을 했다. 남들 앞에만 서면 말 한 마디 변변히 하지 못하는 자신의 성격을 고쳐볼 생각이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속으로만 삭인다. 하다 못해 전철에서 발이라도 밟히면 속으로는 부글부글 화가 나지만 아무 소리도 못한다. ‘혹 한 마디 했다가 큰 싸움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서호석 교수에 의하면 “이런 성격적 특징을 가진 사람은 모든 문제를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안으로만 억누르고 삭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 “이럴 경우 억눌린 스트레스가 위장관 운동을 항진시키고 위액 분비를 증가하여 궤양성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말한다. 위궤양이나 식도역류성질환, 궤양성 대장염은 물론 천식이나 피부염 등의 발생에도 깊숙이 관여한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성격이라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스트레스를 좀더 의식화하여 밖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서호석 교수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라.”고 주문한다. 물론 몇십 년 간 굳어진 성격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혼잣말이라도 좋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말로써 표현하자. 그리고 또 하나! 배짱을 갖자. 자신감을 가지자. 서호석 교수는 “자신감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출발한다.”고 밝히고 “자기 성찰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또 사랑할 것”을 당부한다.
☞하루 한 번 주문 외우기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나는 소중한 사람이야’ ‘나는 잘할 수 있어’
결코 어렵지 않는 주문이다. 이러한 주문을 기도문처럼 늘 중얼거리자. 이렇게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자신감도 생겨날 것이다.
인창식 교수가 소개하는 한방에선…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대한 한의학적인 시각은 다소 독특하다. 인창식 교수는 “매사 자신이 없고 소심한 성격이라면 한의학에서는 비위 경락이 약한 때문”으로 본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런 성격은 소화불량이나 배에 가스가 차는 등 소화기와 관련된 질병이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인 교수의 설명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생활할 때 반드시 생체 리듬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즉 식사는 반드시 하루 세 끼를 제 시간에 먹는 것이 좋고, 잠을 자는 시간도 일정하게~, 운동을 하는 시간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몸이 덜 힘들고 건강도 유지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CASE 3. 꼭 이겨야 한다! 저돌적이고 성취욕이 강한 성격일 때
세상을 살다보면 종종 경쟁적인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사소한 내기 하나를 해도 꼭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 어떤 일을 하든지 공격적으로 덤벼드는 사람. 나쁘게 보면 좀 피곤한 사람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좋게 보면 진취적 혹은 저돌적, 과감형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성취욕이 강할 경우 우리 건강에는 결코 플러스 요인이 되지 못하나 보다.
서호석 교수에 의하면 “이런 성격적 유형은 고혈압이나 뇌졸중 같은 뇌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위험성이 크다.”고 밝히고 “특히 좌절감을 느낄 때 극도의 분노를 나타낼 수 있는데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런 성격은 평소 요가나 명상 등을 꾸준히 실천하여 마음을 이완시켜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창식 교수가 소개하는 한방에선…
지는 것을 못 참는다. 중도에 포기도 잘 모른다. 단칼에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 “한방적으로 볼 때 이런 성격은 담 경락이 항진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인창식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런 성격은 마음 속으로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고 한다. 좌절도 많다. 그렇게 되면 화병이나 고혈압, 혹은 뇌혈관이 터지는 뇌졸중 등의 증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인창식 교수는 “이런 성격은 특히 기본적인 생활, 즉 식사나 여가 같은 일에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어 건강에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히고 “만약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평소 여럿 사람 속에서 자신을 조율하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당부한다. 매사 역지사지, 다른 사람의 처지도 헤아리는 포용력 넓은 사람이 되어보자.
CASE 4. 똥고집도 고집!?융통성이 없고 자존심 강한 성격일 때
“저 사람은 좀 피곤해.”
만약 당신이 이런 평가를 받고 있다면 혹 융통성이 없는 성격은 아닌지 한 번쯤 의심해보아야 한다. 대쪽같은 성격도 이 유형에 속한다. 물론 한때 우리는 대쪽같은 한 정치인에게 열광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대쪽은 부러지기 쉬운 법. 언제나 완벽해야 하고 고집도 세며, 고지식한 이런 성격도 내 몸 건강에도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서호석 교수는 이런 성격을 ‘변비형 성격’이라고 명명한다. 이런 사람은 변비가 잘 생기기 때문이다. 두통도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 유래를 알려면 프로이드가 말한 성격 발달 단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프로이드는 그의 이론에서 성격의 발달은 구강기와 항문기, 남근기 등 몇 가지 단계를 거쳐 형성된다고 보았습니다. 그 단계 중에서 똥고집에다 융통성이 없는 성격은 주로 항문기에 형성된다고 할 수 있어요.”
프로이드가 말한 항문기는 1세부터 3세 사이로 이 시기의 아동은 배변훈련을 받게 된다. 그런데 만약 대소변 가리기를 조급하거나 억압적으로 시키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항문기 고착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지나치게 깨끗한 것을 추구하는 결백증이나 인색함, 혹은 융통성이 없는 똥고집 성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뿌리가 깊은 성격이 바로 이 타입이지만 그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자. 너무 완벽을 추구하다보니 자기의 모자람 때문에 괴로운 것이 이 성격의 특징이다.
“물론 100점을 목표로 하여 사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95점 받았다고 좌절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럴 경우 건강한 성격의 소유자는 ‘그래도 잘했네. 100점이면 더 좋았을텐데 5점이 모자라는구나. 다음에는 더 잘해서 모자라는 5점을 채워야지.’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똥고집 성격은 그렇지 못합니다. 모자라는 5점 때문에 안달복달하고 자기 자신을 자책하며 학대하죠.”
이래서는 안 된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내 삶만 고달프게 할 뿐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성격이라면 ‘여유’라는 두 글자를 늘 가슴에 새기고 살자.
인창식 교수가 소개하는 한방에선…
우리 옛말에 “심뽀가 고약하다.”라는 말이 있다. 인창식 교수는 “심뽀란 심장을 싸고 있는 주머니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평소 융통성이 없고 똥고집인 사람을 한방에서는 심포경의 기능이 항진돼 있어서 그렇다고 보는데 여기서 말하는 심포경은 쉽게 말해 심뽀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심포경이 항진돼 있다는 것은 심뽀가 고약하다는 의미와 같다.
“이럴 경우 한방에서는 심장질환을 발생시킬 위험이 크고 신장결석, 담결석 등도 잘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이런 성격이라면 평소 무엇이든 베푸는 연습을 하라고 인 교수는 당부한다. 자기가 아는 것은 가르쳐주고, 자기가 가진 것은 나누어 줄 것을 권한다. 그렇게 될 때 몸도 마음도 모두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알면 알수록 신비한 것이 내 몸과 내 성격과의 관계이다. 정말 그럴까? 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기억하자. 내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물 흐르듯 유연하게, 맺힌 것 없이 사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성격과 건강이라는 주제를 놓고 그 연관성을 찾아낸 서호석 교수는 우리 몸에 좋은 성격을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한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가장 적게 받도록 하는 성격이 가장 좋은 성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융통성이 있는 성격, 모든 일에 탄력적인 성격,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수용적인 성격, 그리고 매사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견지하는 것이 우리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되죠.” 특히 인창식 교수는 “늘 감사하고 사랑하는 성격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성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