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건강365일] 망가져도 안 아픈 미스터리 ‘간’ 복면 ‘간 망치는’ 왕 5가지!

2016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강원석 교수】

139-143-건강365일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중 프로메테우스가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불을 인간에게 전해주었다. 그 대가로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저주를 받아 코카서스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날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벌을 받는다. 흥미로운 점은 밤이 되면 프로메테우스의 간이 다시 재생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날 또 독수리에게 간을 쪼인다. 이처럼 간은 재생이 무척 잘 되는 장기다. 간이 일부만 남아있어도 간 능력 수행에는 별 문제가 없다. 간은 수술로 잘라내도 한 달 이내에 정상 기능을 회복할 정도로 재생 능력이 좋다. 하지만 탁월한 간의 재생력만 믿고 있다간 큰 코다친다. 간 손상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 후에 병원을 찾으면 이미 간 전체가 망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에 종양이 생겨도 마찬가지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 안 하는 간, 미리미리 간 건강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소리 없이 간을 망치는 일명 복면 ‘간 망치는’ 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강원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강원석 교수

간의 두 얼굴

간은 하는 일이 무척 많다. 간은 입으로 들어가 위장관에서 소화되고 흡수되는 물질을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영양분의 대사와 저장, 면역조절 등 신체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대사기능 대부분을 담당한다. 이런 중요한 일을 하는 간이 망가지면 우리 몸이 위험에 처하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책임을 지는 간이지만 한편으로는 야속하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 고쳐줄 텐데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강원석 교수는 “간은 다른 기관과 달리 간 자체 의 신경세포가 매우 적어 간 안에 종양이 있어도 감각신경을 통해 통증을 느낄 수 없다.”고 밝히고 “그래서 간을 소리 없이 조용히 병드는 침묵의 장기”라고 말한다. 종양이 감각신경이 풍부한 간의 피막에 닿을 정도로 커져야 배가 아프거나 불편한 느낌이 든다. 간에 혹이 생겨 10cm 이상으로 커져도 모르고 지내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흔하다.

침묵의 간 위협하는 복면 ‘간 망치는’ 왕 5가지

부지런히 힘들게 일하면서도 자신이 힘든 것을 좀처럼 표현하지 않는 간. 이런 간을 아껴주고 평생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강원석 교수는 “평소 생활 속에서 간에 피해를 주는 것을 피하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위험성을 숨긴 채 침묵의 간을 위협하는 복면 ‘간 망치는’ 왕 5가지를 공개한다.

221218

술술 넘어가는 술!

우리나라는 음주문화가 유난히 발달했다. 기분이 좋을 때, 기분이 나쁠 때, 오랜만에 만났을 때, 화해할 때, 응원할 때, 회식할 때 등 어떤 상황에서든 술이 빠지면 서운하게 느껴진다.

술이 세면 간이 더 튼튼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술 때문에 생긴 간 손상은 술이 세든 약하든 상관없다. 오히려 술이 간에 미치는 영향은 음주의 양, 기간과 연관이 있다.

강원석 교수는 “술로 인해 받는 간 손상은 음주량에 비례하므로 술을 많이, 자주, 오래 마실수록 간 손상이 심하다.”고 말한다.
술이 세든 약하든 술은 간에 해롭다. 특히 간암에 걸릴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지나친 음주와 습관적으로 먹는 음주를 피해야 한다.

간에 쌓인 많은 지방, 지방간!

지방간이란 간세포 안에 과다한 지방질, 특히 중성지방이 쌓이는 것을 말한다. 지방간이라고 하면 술을 많이 마셔야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술 때문에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도 있지만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간세포 내에 지방질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있다.

과음하는 사람의 간 대부분(80~90%)은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이 심하지 않으면 술만 끊어도 정상 간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술을 끊지 못하고 계속 마시면 약 30%가 간경변증으로, 일부는 간암으로 진행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큰 문제가 없지만 10% 정도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지방간이 생기면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 각종 만성질환도 같이 생기는 위험이 증가해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이라면 적절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정상체중으로 되돌리자. 그리고 간과 혈관을 위해 ‘폭식, 과식, 야식’은 당장 끊자.

590366

간염 바이러스? 나는 모르쇠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간염 예방 백신을 접종하고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원석 교수는 “만성 바이러스 간염은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대표적인 간 질환”이라며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으로 인해 줄어들었지만 C형 간염은 증가 추세에 있다.”고 우려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가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추정된다. C형 간염은 감염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극히 일부에서 피로감, 열감, 근육통, 소화불량, 윗배 불쾌감, 황달 같은 C형 간염 증상이 나타난다.

강원석 교수는 “C형 간염 환자는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모르고 지내다가 20~30년이 지나서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B형 간염과 달리 C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없다. 그래서 C형 간염은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C형 간염의 감염경로는 성 접촉이나 수혈 등 주로 혈액이나 체액이다. 주삿바늘은 반드시 일회용으로 사용하고 문신을 하거나 침을 놓을 때는 꼭 소독한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C형 간염은 손톱깎이, 면도기, 칫솔 등으로도 옮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590363

간 이상 증상 무시하는 습관

간은 병에 걸려도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하지만 나빠진 간에 의해 어떤 증상이 나타났다면 그것은 비교적 심한 간 질환일 가능성이 크므로 간이 나빠질 때의 증상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간염, 만성 간 질환으로 간 기능이 나빠지면 피로감, 밥맛 없어짐, 메슥거림, 구토, 윗배 불편감 등 전신적으로 몸이 좋지 않은 느낌이 생긴다.

▶간염이나 간경변증 때문에 간이 커지게 되면 명치 아래(오목가슴) 부위에서 간이 만져질 수 있다. 이때 누워서 이 부위를 누르면 불편하다. 알코올성 간 질환이 오래되거나 간경변증이 있으면 가슴 피부에 거미 모양의 붉은 반점이 보이기도 하고 얼굴 등에 실핏줄 같은 혈관 확장이 보일 수도 있다. 남자는 간혹 유방이 커지고 누르면 아픈 여성형 유방이 나타나기도 한다.

▶간 질환이 더 진행하면 눈의 흰자위나 소변색이 진해지는 황달이 발생한다. 안 먹어도 배가 부르고 더부룩하여 식사량이 줄어들거나 소변량이 줄고 체중이 갑자기 늘어나기도 한다. 복수의 흔한 증상이다.

▶간성혼수는 간 기능이 더욱 나빠져 간에서 독소 분해가 되지 않아 그 독소에 의해 뇌까지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계속 졸리고,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하거나 성격이 난폭하게 변하기도 하고, 깨워도 잘 깨지 않거나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황달, 복수, 간성혼수 증상을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강원석 교수는 “간경변증에 의한 합병증에는 황달, 복수, 간성혼수 외에도 식도나 위의 정맥이 불거지는 정맥류가 있다.”며 “여기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변이 짜장처럼 검거나 토할 때 선혈이 나오는 증상이 생기며, 이는 응급상황이므로 발견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난 바빠서 건강검진 안 가!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지만 간은 정기검진이 더더욱 필요하다. 앞에서도 계속 강조했지만 간은 매우 나빠지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간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내 몸의 복합산업단지 같은 존재다.

강원석 교수는 “특별히 아프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간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고, 만성 간질환 환자라면 간 기능 약화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인 진찰을 통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원석강원석 교수는
간암, 간경변증, 만성간염, 급성간염, 지방간 질환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대한간학회 연구기획위원, 대한간학회 정회원, 대한간암학회 정회원, 국제간암학회 정회원, 미국간학회 정회원, 미국암연구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생생희망가] C형 간염→간경화→간암 사슬 끊어내고 10년! 김철규 씨 인생 역전기

    2019년 02월호 26p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암을 이기려면 스스로 의사가 되어야 합니다” 20대 후반, C형 급성간염 진단을 받았다. 헌혈을 하면서 주사바늘을 통해 감염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잊고 살았다. 그런데 그것이 화근이 될 줄 몰랐다. 40대 후반, 간경화에 간암 진단까지 받았다. 2.8cm 크기라고 했다. 수술은 안 된다고 했다. 병원에서 해줄 것이 없다고 했다. 이런

  • [생생희망가] 간암에서 림프암까지…3번의 암 수술도 거뜬히~ 박학근 씨 암 치유기

    2018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26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암에 대해 공부해야 살 길도 열립니다” 2012년 1월, 간암 진단을 받았다. 2.5cm 크기라고 했다. 수술하면 괜찮을 거라고 해서 수술을 했다. 2013년 6월, 림프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3.5cm 크기라고 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수술을 하자고 해서 또다시 수술을 했다. 그 정도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3개월 만에 또 다시 림프에

  • [생생희망가] 간염·간경화·간암 덫에서 생환한 강종백 씨 체험담

    2018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행복호 26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마이너스 식이요법과 쑥뜸은 생명의 은인입니다” “소금을 안 먹었습니다.” 삼투압 작용 때문에 몸이 망가졌다고 생각해서였다. “기름을 안 먹었습니다.” 간에서 기름 해독이 가장 힘들다는 것을 알아서였다. “다작을 했습니다.” 간이 일을 덜하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이 세 가지를 실천하면서 간염,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진 죽음의 사슬을 끊어냈다고 말하는 강종백 씨(60세)!? 여기에 쑥뜸까지 더해지면서 재발의 싹조차 원천봉쇄하고

  • [생생희망가] 대장암·간암·뇌암·폐암도 거뜬히~ 최윤호 씨의 불사조 인생

    2018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26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정년까지 못 살 줄 알았는데 이제는 30년 노후를 걱정합니다” 2004년 5월,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 45세였다. 수술로 대장 1.5미터를 잘라냈고, 항암 3차까지 하고 치료를 중단했다. 2008년 3월, 전이성 간암 진단을 받았다. 49세 였다. 수술로 간 60%를 잘라냈다. 항암은 거부했다. 2011년 8월, 소뇌 교모세포종양 진단을 받았다. 52세였다. 뇌수술을 했고 항암은 거부했다. 2014년

  • [명의에게 듣는다] 지방간 걱정될 때… “예방지침 7가지 꼭 기억하세요”

    2018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가을호 12p

    【건강다이제스트 |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욱 교수】 고대 바빌론-앗시리아에서는 희생 제물의 간 모양을 살펴서 운명을 점치는 전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성경 에스겔 21:21에도 “점을 치되 화살들을 흔들어 우상에게 묻고 희생 제물의 간을 살펴서”라는 구절이 있지요. 고대인들은 심장이나 폐와 같이 역할이 뚜렷한 장기에 비하여 그 직접적인 기능이 불분명한 간에 대하여 신비감을 느꼈습니다. 간은 우리 몸의 발전소입니다. 발전소가 발전에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