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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의 비밀] 가공식품에 은밀히 숨어 있는 건강 위협자들

2016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우리들 대부분은 날마다 수많은 가공식품을 마시고 먹고 있지만 가공식품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식품에 관한 정보는 식품회사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서는 안 될 “밝혀지면 안 되는 정보”는 철저하게 은폐하면서 기업은 최고의 이익을 얻고 있다. 과연 이래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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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품으로 전락한 가축

오늘날 가축은 가혹한 학대 속에서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공산품으로 전락했다. 비위생적·비활동적 사육환경은 가축의 면역력을 약화시켰고 이로 인해 다량의 항생제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육질 등 인간의 입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물질이 사용되고 있으며, 빨리 성장시켜 매출을 늘리기 위해 성장촉진제 사용은 일반화 되었다. 닭은 알을 낳는 기계가 되어 밤에도 불을 켜 놓고 알을 낳아야 한다. 소는 동물사료 등 오염된 사료를 먹여 광우병에 걸리게 하는 등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마저 버린 채 이익을 추구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항생제 블랙홀 : 동물 사육장엔 항생제가 없으면 안 된다. 항생제는 동물 사육장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한다. 좁은 공간에서 병들지 않고 인간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덜 먹고도 살찌게 하는 등 마법을 부리기도 한다. FDA는 지난 2008년 닭과 칠면조, 달걀, 우유, 그리고 돼지·소 축산공장에서 일부 항생제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변칙으로 수많은 항생제는 동물사육장에서 여전히 남용되고 있다.

가공과정도 문제

식품회사에서 육류를 가공하여 우리 밥상에까지 올라오려면 몇 가지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변하지 않는 맛과 일정기간 동안 썩지 않게 하는 것이 그것인데 통상 이를 위해 보존제와 방부제가 사용되고 있다.

소시지, 햄, 베이컨 등에 사용되는 아질산염과 질산염은 육류의 아민과 결합하면 강력한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이 된다. 이는 이미 1970년대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하루에 핫도그 하나를 먹는 것만으로 대장암 위험이 21%까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었고 곧이어 미국 학교급식프로그램에서 가공육 섭취가 금지되기도 했다.

오늘날 세계보건기구는 800여 개의 연구자료 분석 후 가공육 섭취가 대장암과 전립선암, 그리고 췌장암과 관계가 있다고 발표했다. 다수 과학 잡지도 니트로사민이 폐암, 신장암, 뇌졸중, 관동맥성 심장병,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고 보도했다. 미국암학회도 가공육을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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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 없다” 진간장

우리는 일반적으로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메주를 띄워 간장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간장·된장은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가장 많이 구입하고 있는 진간장·국간장·순간장 등은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이 아니다. 염산으로 단백질을 분해해서 가장 단시간 내에 제조한다. 즉 산분해간장(80~95%)과 양조간장(5~20%)을 섞어 만든 혼합간장인 것이다.

염산으로 단백질을 분해해서 만든 산분해간장의 유해성은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긴 하지만 어떤 학자는 어항 속의 고기에 비유해 산분해간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우리가 한꺼번에 염산을 많이 섭취하면 바로 죽을 수 있지만 아주 조금씩 오랫동안 먹게 되면 표시도 안 나게 서서히 병들어 죽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할 것은 간장을 만들 때 사용하는 콩은 대부분 GMO(유전자 조작식품)라는 점도 유의해야 하며, 현재 GMO원료 사용 시 표기 의무화를 위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식품업체에서 감추고 싶은 GMO 원료 표기, 그리고 이를 알아야겠다는 소비자 간의 파워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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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도 없고 참깨도 없다” 맛 기름

시중 유통 들기름·참기름은 맛과 향을 비슷하게 하는 맛·향 기름이다. 이들 기름은 주로 식당(고기 집, 횟집, 비빔밥집)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 한다. 즉 이들 기름은 들기름이나 참기름 향을 내기 위한 화학첨가물이 들어가 있을 뿐, 들깨나 참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품이다.

그런데 소비자가 혼돈하기 딱 좋은 이유는 들기름, 참기름만 눈에 띄게 표시하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주로 GMO 옥수수로 기름을 내고 여기에 들기름이나 참기름 향을 내는 화학물질을 첨가해서 맛 기름을 제조, 기름장이 필요한 식당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맛 기름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돼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는데 아직 해당 제품이 100% 회수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는 언제나 봉이다

식품은 건강과 생명이 직결돼 있다. 그래서 좀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 식품으로 장난치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강화돼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식품산업은 허술하기 그지없다. 감시·규제·처벌은 엄격하게 시스템화돼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식품제조업자는 늘 법망을 피해나가기 위해 교묘한 술수를 쓴다.

우리들은 가공식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알지 못 한다. 관련기관은 식품제조회사가 제출하는 데이터에 의존해 제조허가를 결정한다. 데이터는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 특히 식품제조회사가 대기업이라면 더더욱 데이터를 조작하고 문제가 되는 사실들을 숨긴다. 그렇더라도 관련 기관은 알지 못 한다. 전문성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늘 뒷짐을 지고 있기 일쑤다.

표시사항 강화해야

기업은 영리를 추구한다. 돈 되는 것이라면 도덕이나 윤리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의 가격 경쟁력” 이것이 최대의 화두다. 누구도 막지 못 하는…. 그래서 싸게, 싸게, 더 싸게 식품을 만들려고 한다. 게다가 원가도 줄여야 한다. 좋은 재료를 쓰고 싶어도 쓰지 못 하는 이유다. 많이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어야 많이 팔린다. 이런 역학관계가 결국 속임수로 이어지는 것이다. 고기의 사육과정, 어류의 양식과정, GMO 원료 사용 여부, 화학물질 첨가 여부, 간장에 메주를 사용했느냐 여부, 들기름·참기름에 들깨·참깨 사용 여부 등 소비자가 알아야 할 사항들을 눈에 띄게 고지해야 할 의무를 지워야 함이 마땅하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이런 사항들을 알지 못 하게 막는 한 건강과 생명을 담보해야 할 식품사고는 막을 수 없다. 지금도 마트에서 진간장을 메주로 담은 간장이라 생각하고 싸게 구입했다고 만족해하는 소비자의 모습을 연상하며 식품제조회사의 관계자는 웃음 짓고 있을지도 모른다. 건강과 생명에 반하는 식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이 땅에 발붙이지 못 하도록 다양한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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