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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 특집] 하루 한 끼 생식 “내 몸에 보약”

2007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새봄호 41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인간이라면 누구나 무병장수를 꿈꾼다. 그래서 몸에 좋다는 음식을 골라서 먹고 하기 싫은 운동도 한다. 때로는 조금 유별난 건강법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생식하는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말한다. 생식은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만병을 예방하는 불로장수약이라고 강조한다. 그 근거는 과연 뭘까? 생식…그 놀랍고도 신비한 효능을 몸으로 직접 체험했다는 주인공을 만나봤다.

경북 울진의 안방마님 김설종 씨 체험담

“골골 병치레 잦던 몸…이제는 아주 건강체질 됐어요”

건강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건강하게 태어나 건강한 삶을 사는 그 행복을. 경북 울진군 서면 삼근리에 사는 김설종 씨(66세)는 어릴 적부터 그런 사람이 제일 부러웠다고 말한다. 왜일까? 그녀가 살아온 지난 60평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릴 적부터 골골하던 건강

“나는 어렸을 때부터 건강한 편이 못되었어. 언제나 골골하던 약골로 기억되는 아이였으니까 말이야. 작은 키에 앙상한 뼈만 남아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몸이 약했지.” 아마도 장 기능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는 게 김설종 씨의 말이다.

음식을 먹어도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린 시절 그녀는 늘 병을 달고 살았다. 흔한 감기는 단골 병이었고 아토피에 빈혈도 심해 햇빛을 조금만 쬐어도 쓰러질 정도로 심각했다. 그래도 세월은 흘러 골골하던 아이가 처녀가 되고 결혼도 했다. 그러나 첫 아이를 가졌을 때 또 한 번 그녀의 건강에 심각한 위기가 닥쳤다. 심한 변비와 치질 때문이었다. 변을 볼 때마다 피가 쏟아졌고 ‘혹시 아이가 잘못 되면 어쩌나?’ 걱정할 정도로 그 증상은 심했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은 뱃속 아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 출산을 하게 되었어.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눈앞이 아찔해진다니까.” 그러나 아이를 출산한 후에도 변비와 치질은 낫지 않았다. 수술도 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숙명처럼 함께 사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그렇게 50평생을 살았다. 언제나 골골하며 살아온 세월이었지만 슬하에 2남 1녀의 자식도 두었다. 그러나 그게 한계였던가? 나이 50을 넘어서면서 김설종 씨의 건강에는 다시금 위험한 적신호가 켜졌다.

나이 50은 암담하게 시작되고

흔히들 말한다. 나이 50이면 지천명이라고. 하늘의 이치를 아는 시기라는 뜻이다. 그러나 김설종 씨의 오십대는 시련과 함께 시작됐다. 또다시 건강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사실 내 몸은 50년 정도가 한계였던가봐. 50고개를 넘어서면서 허리가 아파 견딜 수가 없어 병원에 갔더니 온몸이 삭아서 그렇다면서 달리 치료 방법이 없다는 거야.”

아파서 고통스러워 하는 환자에게 의사의 그 말은 참으로 서운했다. 그런데 어쩌랴! 치료방법이 없다는 데. 절망도 깊어지면 분노로 바뀌나보다. 화가 났다. 그동안 참고 살아온 아토피 피부염 증세는 점점 더 심해져 밤에 잠을 못 잘 정도까지 되었고 치질과 변비도 여전히 그녀를 고통스럽게 했다.

“그래도 참아왔는데…그 말못할 고통을…내게 지워진 운명인가보다 하고…그런데 이건 너무하다 싶더군. 왜 다들 건강한데, 나만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 그것도 평생을…그런 생각이 들자 모든 것이 원망스러워지면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우울증까지 생기는 데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어.”

만약 몸만 건강해질 수 있다면? 그 당시의 김설종 씨에게는 그렇게만 된다면 못할 것이 없었다. 똥물이라도 마실 수 있을 것만 같았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녀의 소원은 절박했고 또 간절했다. 그 기도에 대한 답이었을까?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한농마을로 찾아들다

몸이 병들면서 하루하루 사는 것이 고역이던 어느 날, 김설종 씨는 뜻밖의 말을 듣게 된다. 평소 친분이 있던 사람으로부터 자연과 더불어 공동체 생활을 하는 단체가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선뜻 내키지 않았어. 무엇보다 지금껏 살아온 서울생활을 접고 깊은 산골에 가서 살아야 한다는 게 영 내키지 않았거든. 나 혼자 결정할 일도 아니었어. 가족들의 생각도 들어봐야 하고….”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피폐해져 가는 그녀의 몸은 더 이상 방관만 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든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결국 그녀는 경북 울진의 한 오지에 있다는 한농마을을 찾아들었다. 두 자식과 함께였다. 직장을 다녀야 하는 남편을 남겨둔 채 병든 몸을 이끌고 깊은 산골마을로 찾아들었던 것이다. 그것은 그녀 나이 52세 때의 일이었다.

채식, 생식을 하면서 몸은 새롭게 태어나고

이렇게 해서 시작된 김설종 씨의 산골생활. 이때부터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먹는 것, 입는 것, 그리고 사는 방식이 180도 달라졌던 것이다. 산골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한 형제, 한 자매였다. 모두들 형님, 아우, 언니, 삼촌 등으로 부르며 한가족처럼 지냈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육류 대신 농약이나 비료, 제초제 등은 일절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채소와 곡식을 직접 길러서 먹었다. 유기농 식품으로 된 곡채식을 하면서 간식, 폭식, 과식을 철저히 금하는 생활을 실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생활도 규칙적으로 했다. 각자 떨어져 살지만 생활 리듬은 온 주민이 같이 했던 것이다. 일례로 식사는 아침 6시 30분과 12시, 저녁 5시 30분부터 하고 생수도 30분에서 1시간마다 한 컵씩 마셨다고 한다.

그런 다음 다함께 농사를 지었다. 김설종 씨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호미질도 하고 땅을 일궈 씨도 뿌리고…농사를 짓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힘들었지. 내가 뭘 알았겠어? 50평생을 서울에서 살아서 그런지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상상해본 적조차 없던 일인데….”

비록 어설펐지만 밭을 매고 씨를 뿌리며 새로운 생활에 적응에 나갔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언제부턴가 늘 입에 달고 살던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게 됐던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산골마을로 들어온 후부터 그렇게 가렵던 아토피도 별로 의식하지 못한 거야. 채식을 하면서부터 변비는 바로 없어졌지. 앙상한 몸에 하루하루 새로운 활력이 붙기 시작하는 데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거야.”

그것은 그녀 생애에서 결코 느껴보지 못한 상쾌함이었다. 개운함이었다. 날아갈 듯 가뿐해진 몸, 그리고 푸근해진 마음…정녕 그것은 그녀에게 기적이었다고 김설종 씨는 말한다. 그렇게 생활한 지 어언 십수 년. 지금 김설종 씨는 누구보다 건강하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그런 그녀가 그 비결로 살짝 귀띔하는 것! 그것은 바로 생식 건강법이다.

산골생활을 하면서 채식을 실천한 것은 병든 그녀의 몸을 낫게 해주었지만 4년 전부터 실천하기 시작한 천연 생식은 그 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다는 게 김설종 씨의 귀띔이다. 그런 그녀가 실천하는 생식 건강법, 살짝 들여다보자.

▶아침 식사는 6~7시에 한다.
?현미?홍미?수수?들깨?밀 등 곡류(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불린 것)와 살짝 찐 콩, 땅콩 7알 정도를 섞어서 5수저를 먹는다. 이때 충분히 씹어서 먹는다. ?고구마, 당근, 감자, 무, 야콘 등 뿌리 채소를 아삭아삭 씹어먹는다.

▶점심식사는 12시~1시에 한다.
?곡류 5수저와 잎채소를 먹는다. 주로 양배추, 시금치 등을 씹어 먹는다. ?솔잎의 경우도 훌륭한 생식재료인데 조금 쓴 맛이 있기 때문에 대추와 함께 씹어 먹으면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저녁식사는 6~7시에 한다.
?곡류 1~2수저와 과일 종류로 간단하게 한다. 하나 더! 식전 30분 전에는 반드시 물 한 컵을 마신다.

“사실 이렇게 먹으려면 처음에는 힘들거야. 나도 그랬어. 생식을 시작하고 3개월 정도는 설사를 하고 몸에 힘도 없고…그런데 그것은 여러 가지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래. 조금씩 조금씩 자기 몸에 맞게 양을 조절하면서 등산도 꾸준히 하면 힘든 증상이 사라지면서 몸이 몰라보게 가뿐해지니까.”

결코 실천하기 쉽지 않아 보이지만 몸이 적응만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건강법은 다시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김설종 씨. 그녀는 말한다. 생식은 하늘의 축복과 땅의 기운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라고. 당장 하루 세 끼 전부를 생식으로 하기는 힘들더라도 적어도 하루 한 끼 정도 생식을 해주면 그것은 분명 보약보다 더한 효험이 있을 것이라고 당부한다.

전문가 어드바이스 “하루 한 끼 생식은 건강에 도움돼요”

도움말/김상만 교수(강남차병원 임상영양클리닉)

생식이란 생곡식, 생야채, 생과일을 그대로 먹는 것을 말합니다. 혹은 고온의 열을 가하여 조리하지 않고 동결건조나 저온건조 등의 방법으로 최소한의 가공을 한 식품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생식의 가장 큰 이점은 식품이 가진 자연 그대로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찌거나 볶거나 굽거나 튀기지 않고 날 것 그대로, 원래부터 있던 처음의 상태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식품이 가진 고유의 영양이 파괴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력이 살아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식을 실천했을 때 우리 몸에 좋은 점은 분명 있습니다.

생식하면 물, 단백질, 무기질의 영양손실이 적다

물의 경우를 예로 들어볼까요? 우리 인체의 70%는 물입니다. 따라서 물은 인체의 주성분이고 말할 것도 없이 좋은 물을 마셔야 합니다. 그런데 이 물을 100도 이상 끓이면 어떻게 될까요? 물의 좋은 성분이 다 죽어버리기 때문에 사수가 됩니다. 따라서 물은 생수를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식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식품이든지 10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식품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의 양이 반감하고 무기질은 4분의 3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기질이 무엇입니까? 인체의 소화액과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수불가결의 작용을 하는 물질입니다. 우리 생명을 좌우하는 물질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음식을 지지고 볶고 튀겨서 먹으면 우리 인체의 제 1의 주성분인 물과 제 2의 주성분인 단백질, 그리고 그것들을 소화시키고 피를 만드는 작용을 하는 무기질을 불로 죽여서 먹는 것이기 때문에 각종 질병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식을 하면 좋은 첫 번째 이유입니다.

생식을 하면 효소를 활성화시킨다

생식을 하면 좋은 두 번째 이유는 바로 효소의 작용에 있습니다. 효소란 무엇입니까? 효소는 우리가 먹는 식품을 소화 흡수시켜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 참으로 위대한 일을 합니다. 효소는 우리가 먹은 식품을 화학적으로 변화시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 속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거대한 화학공장을 축소한 것과 같습니다. 그 화학공장의 주임, 기사, 또는 공장장 노릇을 하는 것이 바로 효소입니다. 만일 효소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먹은 식품은 전혀 소화가 안 되어 원형 그대로 남고 우리의 살과 피, 뼈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효소의 수는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고 알려진 종류만도 1,000여 종이나 됩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 몸에 효소의 수가 적거나 기능이 약화되면 병이 생깁니다. 반대로 그 수가 많아지고 기능이 강해지면 우리는 무병 장수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효소는 언제나 충분하게, 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야 우리 몸은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효소의 특성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효소는 섭씨 30℃ 내지 40℃에서 가장 힘차게 활동하고 70℃가 넘으면 거의 기능을 상실하거나 사멸하고마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식을 하면 좋은 두 번째 이유입니다. 생식을 하면 다양한 효소를 섭취할 수 있고, 효소의 활동성도 최고도로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식을 하면 비타민 C 섭취가 용이하다

생식을 하면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비타민 C에 있습니다. 비타민 C는 피부를 건강하게 하고 아름답게 하며 병균에 대항하는 우리 몸의 저항력을 강화시키는 주역입니다. 또 피를 맑게 하고 모세혈관까지 잘 순환시키기 때문에 만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렇듯 중요한 비타민 C는 생것에만 있고 불로 익힌 것에는 없습니다. 이 점 또한 생식을 하면 좋은 점 중의 하나입니다.

생식을 하면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킨다

특히 생식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어 현대인들에게는 그 효용성이 큰 건강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밀가루나 가공음식만 먹게 되면 장이 운동을 게을리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장 운동의 저하로 인해서 내장에 지방이 축적되는데 이는 만병의 근원이 되는 내장 지방형 비만을 유발합니다.

그러나 생식을 하게 되면 그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습니다. 생식을 하게 되면 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장에 지방이 축적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생식을 하면 좋은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나 생식을 할 때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불에 익힌 식품을 먹어온 사람이 갑자기 몸에 좋다고 하니까 생식을 하겠다고 덤벼들었다가는 십중팔구 실패합니다. 우선 생식은 결코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얼큰한 찌개맛도 잊어야 하고 지글지글 불고기맛도 떨쳐내야 합니다. 음식에 간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감칠맛도 없고 닝닝합니다. 이 모든 것을 참아내야 합니다. 그러자면 처음부터 하루 세 끼 전부를 생식으로 하려고 해서는 자칫 실패하기 쉽습니다. 시작할 때는 하루 한 끼 정도, 되도록 저녁 한 끼를 불로 익힌 음식 대신 간단한 과일, 잎채소, 뿌리채소 등으로 생식밥상을 차려보세요. 그리하여 차츰차츰 혀의 감각이 생식 맛에 길들여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생식 재료는 반드시 유기농 곡채식을 위주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오염된 공기와 산성화된 땅, 더러운 물, 농약과 화학비료 등으로 가꾼 농산물로 생식을 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비록 유기농으로 생식을 실천했다 하더라도 일년에 한 번씩은 꼭 구충제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실천하기 결코 쉽지 않은 생식 건강법. 조금은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지만 하루 한 끼 생식 실천법은 분명 실보다는 득이 많은 건강법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더군다나 너무 많이 먹어서 온갖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이라면 한 번쯤 귀를 기울여 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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