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도움말 | 아주대병원비뇨기과?안현수 교수】
자녀를 원하는 만큼 낳은 부부에서 가장 안전한 피임법은 정관절제술이다. 하지만 대부분 남자들은 정력이 감소되지는 않는지, 혹시 아이를 다시 가지고 싶을 때 복원수술이 어렵지는 않은지 여간 고민스러운 게 아니다. 과연 정관절제술과 정력은 관계가 있는지, 정관수술 후 복원수술은 쉽게 가능한지 그 궁금증을 풀어본다.
PART 1. 가장 안전한 피임법 정관절제술
정관절제술은 정자의 통로인 정관을 절단하여 양끝을 매몰함으로써 사정할 때 정자가 몸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여 피임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정자의 통로인 정관만 절제하며, 국소마취하에 수술시간은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 수술 당일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으며 격렬한 운동은 일주일 정도 피하는 것이 좋다.
정력감소와는 상관없어정관절제술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지나는 길인 정관을 잘라서 묶어주어 정자가 정액 내에 포함되지 않게 하는 수술이다. 수술이 끝난 후에도 정자는 계속 생산이 되지만 정관이 막혀 있기 때문에 몸밖으로 배출될 수 없으며, 정액만이 배출되는 데 정자 없는 정액은 임신이 성립될 수 없다. 남성의 사정시 나오는 정액은 고환에서 만들어지는 정자와 전립선, 정낭 등에서 나오는 액체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 정액에서 정자가 차지하는 양은 많아야 5∼10% 정도이므로 정관절제술 후에도 정액량의 차이는 실제로 느끼기 어렵다.
흔히 정관절제술 후 정력이 감소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실제로 정관시술을 받았다 해도 남성호르몬의 분비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용하며 신체적 영향은 끼치지 않는다. 따라서 정관절제술 후에도 정액의 양이나 형태는 거의 차이가 없으며 사정 시 느끼는 기분도 수술 전과 차이가 없다.
아주대병원 비뇨기과 안현수 교수는 “정관절제술을 받아도 남성호르몬의 분비 기능에는 전혀 영향이 없으며 수술 후 발기력, 성욕, 사정 등은 모두 정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오히려 성관계 시 임신의 불안감에서 해방되어 더 자연스럽고 즐거운 성관계가 되기도 합니다.”라며 “단지 이러한 남성 기능은 감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 충분한 이해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수술 후에도 성관계 10회까지는 ‘피임’ 정관절제술 후 성관계는 대개 1주일 후부터는 무방하다. 그러나 수술 중 상태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수술한 의사에게 확인하여 권하는 시기만큼 삼가는 것이 좋다. 수술 후에도 아직 사정할 때 배출될 수 있는 정자가 남아있으므로, 이 정자들이 완전히 방출될 때까지는 임신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2∼3개월간, 10회 정도의 성관계 동안은 다른 방법으로 피임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시술 후 무정자증이 되는 시기는 개인차가 매우 심해 40회 이후인 경우도 있으며 그 중앙치가 24회라는 보고도 있다.
안 교수는 “따라서 수술 후 10∼20회 사정 후에 정액검사로 무정자증이 되었음을 확인받는 것이 시술 후의 원치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정관절제술 후 드물게 수일간 통증이나 피가 고이거나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경미한 상태로 약으로 조절된다.
PART 2. 절제술 후 10년 이내에 결심하라! 정관복원술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실로 끊어진 정관을 연결시키므로 정관복원술은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정관절제술 후 10년 이내에 정관복원술을 받을 경우 정자가 나오는 개통률은 90% 이상이고, 실제 임신율은 아내의 나이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60%∼7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정관복원술 직후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심한 운동은 피하고 6주 정도 음낭을 고정하고 있는 것이 좋다.
6주간은 음낭 고정시키고 안정 취해야정관복원술 후에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 1∼2일 동안은 가능한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앉아서 하는 일은 수술 후 3일 뒤에 시작한다. 최소한 6주간은 항상 음낭이 위로 올라가도록 고정하고 있는 것이 좋으며 격렬한 운동이나 심한 육체적 노동은 피해야 한다.
안 교수는 “가능하면 음낭의 고정은 자연 임신이 될 때까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한다. 또한 수술 후 성관계나 사정은 4∼6주간 금해야 한다. 그 뒤에 정액검사를 1∼2개월마다 시행하여 수술의 성공 여부를 관찰하게 된다. 이때 정자가 나오지 않는 경우에도 수술 후 6개월까지는 기다려 본다. 수술 후 수술부위에 피가 고이는 혈종이나 염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나 아주 드물며 대개 큰 문제없이 잘 치료된다.
절제술 후 10년 이내라야 임신율 높다정관복원술은 정관절제술 후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하는 것이 좋다. 대개 재혼이나 심경의 변화로 아이를 더 원하는 경우 정관복원술을 결정하게 되는데, 수술이 빠를수록 정자가 나올 확률이나 자연 임신이 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관절제술 후 늦어도 10∼15년 이내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늦어질수록 수술 성공률은 낮아지지만 정관절제술 후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수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술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정관절제술로부터 정관복원술을 받기까지 소요된 시간입니다. 대개 기간이 5년 이내인 경우가 6∼10년 된 경우보다 임신율이 훨씬 높습니다. 특히 10년을 넘어선 경우 자연 임신율이 많이 낮아지므로 복원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면 하루 빨리 받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안 교수는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