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우리는 GMO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거나 한두 번 정도 들어본 정도일지도 모르겠다. 생태계 또는 자연 질서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이 행위가 생명공학이나 생명산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우리 곁으로
다가와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GMO가 뭐길래?
GMO란 유전자가 변형 또는 조작된 유기체(생명체)라는 의미다. 전통적으로 크기를 변화시키고 모양을 변화시키는 종자개량방법인 육종과는 다르다. GMO와 육종의 가장 큰 차이는 GMO는 미생물과 동물의 유전자를 식물에 주입함으로써 제초제를 살포해도 죽지 않고 병충해가 침입해도 잘 버티는 슈퍼작물로 종의 경계, 즉 식물과 동물의 경계를 부숴버림으로써 자연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런 반면 육종은 종의 경계, 즉 식물 내에서 종자개량방법이라는 점이다.
GMO 개발자들은 보다 쉽게 농사를 짓고 생산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여기에 농약을 덜 살포하거나 살포하지 않음으로써 건강에 더 이롭다고 주장하지만 종의 경계를 허물어버림으로써 생태계와 자연 질서를 파괴, 인류의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식품계를 점령한 GMO 농산물
GMO 농산물과 관련해 우리는 몇 가지 달갑지 않은 수치를 갖고 있다. GMO 농산물 수입 세계 2위(식품으로 사용되는 GMO는 세계 1위)국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국민 1인당 1년에 섭취하는 GMO식품의 양이 33kg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GMO 콩을 원료로 하여 가공되는 식품의 종류를 나열하면 두부, 간장, 된장, 두유, 이유식, 환자 회복식, 소시지, 햄, 맛살 등 들어가지 않는 식품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리고 가장 흔한 콩기름(식용유)도 GMO 콩을 원료로 사용한다.
GMO 옥수수 사용은 어떨까? 대표적인 옥수수기름이 여기에 해당되며, 주로 사용되는 물질은 전분으로 과당, 물엿, 올리고당이며 빵, 과자, 음료, 빙과, 스낵, 소스, 유제품 등에 들어간다. 팝콘이나 시리얼의 주재료도 옥수수다. 카놀라유의 원료인 유채나 참치 캔에 많이 사용되는 기름의 원료인 면화 역시 GMO이긴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런 GMO 원료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우리나라도 벼를 비롯해 GMO 작물 시험재배에 들어간 상태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필사적으로 막아야 한다.
슈퍼잡초, 슈퍼 병해충는 또다른 재앙
항생제를 남용하다 보면 슈퍼박테리아나 슈퍼바이러스가 탄생하듯이 농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잡초나 GMO를 공격하는 새로운 병해충 때문에 농약 사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최초 농약 사용을 하지 않거나 줄일 수 있다는 주장과 상반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오만과 독선이 어디까지 갈지는 알 수 없지만 자연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재앙이 우리 앞에 올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해야
‘GMO 표시제 의무화’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EU의 경우 거의 모든 식품이나 사용처에 GMO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GMO 표시제 의무화’가 실시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 즉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 빨리 ‘GMO 표시제 의무화’가 시행돼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집 밥상에서 GMO 추방하기
사실 우리는 오늘도 알게 모르게 GMO 식품을 먹고 있다. 신선식품의 경우 어느 정도 GMO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가공식품의 경우 GMO 원료를 사용했는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섭취하고 있는 GMO 식품이 1년에 33kg이나 된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다. 우리가 1년에 먹는 쌀의 양이 65k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33kg의 GMO 양은 결코 적은 양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앞으로 더 늘어났으면 늘어나지 줄어들 가능성은 없으므로 더 큰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 GMO를 제어하지 않으면 우리는 향후 어떤 재앙을 맞이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GMO식품을 안 먹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밥상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을까?
먼저 밥상에서 GMO 빼기를 해 보자. 현재 수입되고 있는 GMO는 콩·옥수수·유채·면화가 있으며, 2세대 GMO로 사과와 감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식품은 신선식품으로는 만나기 어렵지만 가공식품으로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만큼 우리 밥상에 얼마든지 쉽게 올라올 수 있다.
콩으로 만든 식품을 예로 들어보면 콩기름(식용유), 간장, 된장, 두부, 두유, 콩나물, 대두단백을 필요로 하는 가공식품(햄, 소시지 등) 등에 사용되는데 시중에 판매하는 대부분의 콩 가공식품은 GMO 콩이 주원료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피하는 게 좋다. 다만 잘 찾으면 아주 드물게 non-GMO 간장 등은 있을 수 있다.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다. 옥수수기름,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과당, 물엿, 올리고당의 대부분은 GMO 옥수수를 사용한다. 이런 당분이 들어가는 모든 가공식품, 예를 들어 빵, 과자, 음료, 스낵 등에도 GMO 옥수수가 포함돼 있다는 의미이다.
상황이 이러한 까닭에 우리는 GMO식품을 피해갈 수가 없다. 적어도 식품가게에서 사먹는 상황에선 그렇다. GMO 문제도 큰 문제이긴 하지만 더불어 화학첨가물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래저래 식품가게에서 사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non-GMO로 건강한 밥상 차리기 요령
● 가공식품을 가능한 멀리한다.
●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는 GMO원료 사용 여부와 합성첨가물 사용 내용을 꼼꼼히 확인한 후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 가공식품의 원료는 수입산인 경우가 많으므로 수입산 콩이나 옥수수가 주원료인 경우 구입 품목에서 제외시키도록 한다.
● 주식은 현미잡곡밥으로 한다. 도정은 덜한 것일수록 좋고 잡곡의 종류는 많으면 좋다.
● 반찬은 채소 중심으로 차린다.
● 양념은 한식된장·간장·식초와 파·양파·마늘·생강·들깨·계피·허브 등을 적절히 섞어 활용한다.
● 들깨, 생강, 머위, 토란, 가지 등은 대체식품이 별로 없으므로 상식하도록 한다.
● 기름은 콩기름, 옥수수기름, 카놀라유 등이 GMO 원료로 제조되므로 피하도록 하고 대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나 포도씨유, 들기름·참기름을 사용한다.
● 아무리 사람의 미각을 자극하는 산업화된 밥상이 차려진다 해도 사랑과 정성이 들어간 자연식 집밥만 한 것은 없다. 최고의 건강밥상은 현미잡곡을 포함한 자연식으로 차려진 집밥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GMO 식품 대신 유기농식품을~
생명공학이라는 이름의 탈을 쓰고 GMO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집단이 유기농집단이다. 미국은 GMO 생산과 수출에서도 세계 1위지만 유기농업으로도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양극단의 농업이 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문제는 유기농업이 GMO오염으로 인해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보지만 유기농업에 관한 소비자의 신뢰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
우리가 이러한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소비자가 주체가 돼 유기농업을 살려나가야 한다. 물론 정부 정책으로도 반영되어야 한다. 한살림이나 생협 등에서 이런 운동을 실행해 나가는데 동참해 주는 것도 우리 밥상을 지키는 한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GMO가 인류와 지구를 파멸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징후가 여기저기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비극을 막는 최선의 방어책은 유기농업을 장려하는 일일 것이다.
생산자·소비자·사회·국가가 유기농업을 적극 장려하고 지원하는 새로운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 밥상 위에 올리는 유기농식품 하나가 우리의 건강과 행복의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