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선희 기자】
일찍부터 명확한 목표가 있어 그 정해진 바대로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연한 계기로 비로소 제 길을 찾는 이들도 있다.
얼마전 종영한 SBS TV ‘로펌’서 신인답지 않은 당차고 거침없는 연기로 주목받았던 신인탤런트 심이영 (김진아, 21)의 경우 후자에 속한다.
그녀는 자신이 연기자가 되리라곤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다고 한다. 지극히 평범함 학생으로, 뚜렷한 삶의 지표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고교시절을 보냈다는 그녀는, 졸업후 잠깐 중소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싫증을 느끼게 됐고, 때마침 언니 친구의 권유로 연기학원에 등록을 하게 된 것이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되었다.
“우연찮게 접한 게 제게 너무 새롭게 다가왔어요. ‘이렇게 내가 뭔가 하고싶다는 의지가 생기는 일이 있었구나’ 라는 걸 느끼고나서 애착을 가지고 하게 됐죠. 정말 제게 ‘딱’이에요.”
그녀의 말처럼 정말 연기자가 그녀에게 딱 맞는 길이었는지 연기공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응모한 두 편의 영화 ‘실제 상황’과 ‘봉자’의 오디션에서 당당히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 두 편 모두 실험적 요소가 강한 영화들로,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나름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로펌’의 정세호 감독 역시 그녀의 연기에 대한 감각을 칭찬했다고 한다. 원래 2회분만 출연하기로 돼있었던 것이 점차 출연횟수가 늘며 비중이 커진 것도 그녀의 이 같은 가능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녀는 요즘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연기를 시작하며 그녀는 주위 사람들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예전엔 내가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나 이게 전부였어요. 부모님이 쏟아주는 사랑도 몰랐고, 감사하는 맘도 없었죠.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부터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같이 일하는 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큰지 알게됐어요. 사람에 대한 애착이 많이 생겼죠.”
앳된 듯 순한 미소와 사슴처럼 선한 눈망울, 그러나 카메라 앞에선 어느새 번뜩이는 강렬한 눈빛이 되기도 하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세월과 함께 연기는 무르익되, 지금의 풋풋함과 처음 연기입문에의 초심은 언제까지고 늘 그대로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