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건양대의대 김안과병원 김성주 병원장】
【도움말 | 경북대의대 안과 김홍균 교수】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란 말이 있다. 눈이 우리 몸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얘기다. 특히 눈은 한 번 나빠지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료와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겨울철에는 눈이 건조해지면서 시력 저하가 생길 수 있다. 전문의들에게 시력 저하 예방법을 물었다.
정기적인 안검진이 눈 건강 지킨다
경북대의대 안과 김홍균 교수는“나이가 든다고 시력이 저하되는 것은 아니고, 눈을 잘 관리하면 좋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구내 혼탁으로 빛이 망막까지 투과되지 않으면 시력이 저하된다. 눈의 가장 앞쪽 부분인 각막이 혼탁해지거나,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의 혼탁이 생기는 백내장이 있는 경우, 안구 내 출혈이 있는 경우 빛이 산란돼 시력이 떨어진다. 안구의 각 부분의 기능이 떨어져 시력 저하가 생기기도 한다. 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증, 망막혈관질환, 시신경질환 등이 그 예다.
건양대의대 김안과병원 김성주 병원장은 “평소 특별한 안질환이 없으면 시력 저하를 알아채기 어렵다.”며 “근시, 난시 같은 굴절 이상은 통증이 없어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근시는 안질환을 반영하는 척도다. 근시가 심한 경우 백내장, 망막질환 등 중증 안질환 발병률이 수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실명이 될 위험도 있다.
김 원장은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은 중증 안질환인 당뇨병성망막증, 망막정맥폐쇄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종합검진을 받듯 눈 건강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근시가 있는 초등학생은 1년에 1, 2회 검진 후 안경 처방을 받는 게 좋다.”며 “처음 안경 처방을 받는 어린이, 약시가 있거나 양안의 안경 도수 차이가 많은 어린이는 반드시 안과를 내원해 검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0대부턴 성인병과 함께 눈 건강을 본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정기 신체검사에 시력·안압·안저검사가 포함돼 있으므로 검사결과를 체크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공부삼매경에 빠진 학생들은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매일 적어도 한 시간쯤 야외활동을 해 주는 게 좋다. 야외 활동이 근시의 진행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녹황색 채소, 등푸른 생선은 눈 건강에 효과
눈 건강에는 비타민, 미네랄, 칼륨, 칼슘 등 영양소가 함유된 음식이 좋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음식보다 시금치, 케일 같은 녹황색 채소 및 오메가-3 지방 함량이 높은 연어 등 등푸른 생선, 푸른잎 채소, 호두가 도움이 된다.
비타민 A가 많이 들어 있는 간, 당근, 고구마, 해바라기, 토마토, 해산물, 효모, 시금치, 파슬리 등은 야맹증을 예방한다.
비타민 C는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딸기, 감귤, 양배추, 피망, 양파 등 과일류에 비타민 C가 함유돼 있다. 김 교수는 “건강식품이나 영양제를 따로 먹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눈에는 휴식이 ‘보약’이다. 50분 작업 후 10분 쉬는 ‘5010 룰’을 지켜야 한다. 이때는 눈을 편하게 감거나 먼 산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따뜻한 수건을 눈 위에 놓은 채 천천히 5분쯤 눈 마사지를 해주거나 자주 깜빡여주면 편안해진다. 건조감을 자주 느끼면 3~5초간 눈을 힘줘서 꼭 감으면 눈물이 골고루 안구 표면을 적셔준다.
독서는 자연광이나 인공광에 상관없이, 반사가 적고 일정한 조도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해야 한다. 유리나 금속에 반사되는 강한 빛에 눈이 장시간 노출되면 각막이나 망막이 손상될 수 있다. 깜빡거리는 불빛이나 흔들리는 차량 안에서 불을 밝히고 책을 읽으면 근시가 심해질 수 있다.
장시간 책에 집중하면 갑자기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면서 뻑뻑해진다.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면서 안구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건조한 겨울철에는 만성 안구건조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김 원장은 “독서할 땐 허리를 곧게 펴고, 책과 눈과의 거리는 최소 30~50cm가 적당하다.”며 “비스듬히 눕거나 엎드려서 책을 읽으면 눈 주변 근육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근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은 눈높이보다 약간 더 낮게 해주는 게 안구건조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겨울에도 자외선 차단하는 선글라스 착용해야
자외선은 안질환인 군날개, 백내장, 황반변성 등을 일으킨다. 겨울철에도 야외활동을 할 땐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김 원장은 “특히 해발 고도가 높은 스키장이나 산악지방에선 자외선 양이 평소보다 늘고 쌓여 있는 눈이 자외선의 대부분을 반사한다.”며 “겨울철 눈밭에서 받는 자외선 강도가 여름철 강한 햇빛보다 최고 4배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자외선 차단용 보안경은 화상을 일으키는 B파뿐 아니라 A파, C파도 차단시키는 기능이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컴퓨터로 장시간 작업할 경우 눈 깜박임이 평소보다 3분의 1 줄어들어 건성안이 생겨 더 흐릿하게 보인다. 이른 나이에 근거리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이 생기기도 한다. 이는 근거리 물체를 보기 위한 눈의 조절능력이 떨어지는 노안(presbyopia)과는 다른 증세다. 적절히 관리하면 호전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물을 많이 섭취하면서 습도를 조절해주는 게 좋다.”며 “눈을 자주 깜빡여 주는 것도 지속적인 눈물층을 형성해 각막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서 건조증을 예방해준다.”고 강조했다.
사무실 환경 중 눈에 치명적인 것은 건조한 공기다. 모니터를 살짝 아래로 내려다보게 설치하면 안구 표면이 공기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돼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컴퓨터 모니터를 시선보다 아래쪽으로 설치하면 좋다.”며 “무엇보다 장시간 쉬지 않고 모니터를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DMB폰은 햇볕이 강한 야외나 어두운 곳에선 가급적 시청하지 말아야 한다. 야외에서 시청할 땐 자외선이 많은 시간인 낮 12시부터 2시 사이는 피한다. 흔들림이 많은 버스에서 보는 것도 좋지 않다. DMB폰 시청 땐 30분 시청에 10분 휴식을 지키는 게 좋다.
TV, 컴퓨터, DMB폰 등 시선을 고정하고 집중해서 봐야 하는 경우 의식적으로 자주 눈을 깜박여 안구 건조를 예방해야 한다. 안구 건조 시 식염수는 눈물 성분을 씻어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김 원장은 “흡연은 백내장, 황반변성의 원인으로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며 “눈 건강을 위해 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산소 운동은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 위험을 줄이고, 이로 인한 중증 안질환까지 예방해준다. 하지만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된다. 엄청 무거운 바벨이나 역기를 들어 올리다 눈 혈관에 이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성주 병원장은 건양대의대 안성형센터 교수 겸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김홍균 교수는 대한안과학회 외안부연구회 이사로. 2007~ 2009년 미국 및 유럽 백내장 굴절학회 경쟁부문에서 3년 연속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