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그동안 암 치료를 외부에서의 공격적인 방법에 의존해 왔다면 앞으로는 우리 몸 내부의 훌륭한 의사역할을 하는 면역력을 활용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신종 플루에 의한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단어가 면역이다. 신종 플루 고위험군이 바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나 노인, 어린이들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손을 잘 씻는 것만으로도 신종 플루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손 씻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해서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 이를 국민들이 실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몸의 방어벽 면역력이란?
면역免疫은 말 그대로 질병疫을 면免하게 한다는 뜻이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자연면역, 예를 들어 피부, 눈썹, 코털의 방벽, 눈물, 침, 눈ㆍ코ㆍ입ㆍ목구멍ㆍ위ㆍ장의 점막 등이 리소자임(Lysozyme)이라는 살균성분(분비액이나 점액에 들어 있음)으로 1차 방어벽을 형성하고 매크로파지(대식세포), 호중구, NK세포, 보체들이 2차 방어벽을 쌓아 각종 질병의 원인들을 사전에 제거하고 있다.
자연면역의 방어선을 뚫고 침입하는 이물을 요격하는 것이 획득면역이다. 이는 후천적으로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홍역이다. 홍역은 두 번 걸리지 않는다. 이는 임파구(T-세포와 B-세포)의 면역학적 기억 때문이다. 한 번 몸에 해로운 물질인 비자기물질로 인지하면 인체의 기억정보시스템에 의해 저장되어 이후 홍역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즉시 퇴치하는 원리다. 이 원리를 응용한 것이 백신을 이용한 예방접종이다. 그런데 이 세포의 기억정보시스템을 응용할 수 없는 항원이 있다. 콜레라균, 이질균, 호염균(설사를 일으키는 균) 등이다. 즉 이들 균은 몇 번이고 감염을 일으킨다. 왜 항원에 따라 기억의 강약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암은 자기 세포 내에서 발생
앞에서 언급한 면역은 체액성 면역으로 주로 이물질에 의한 세균감염을 억제하는 면역이다. 그런데 암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이물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 몸 속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체액성 면역과는 그 시스템을 달리한다. 결국 신종 플루를 예방하는 면역과 암의 발생을 예방, 또는 억제하는 면역은 전혀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암은 밖에서 침입한 이물, 즉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기 세포 내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은 세포성 면역, 즉 자기세포의 이상을 억제 또는 교정하여 원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암에 작용하는 세포성 면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포성 면역의 주역은 바로 NK세포와 종양괴사인자(TNF)다. NK세포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라 불리며 암세포 등 비정상적으로 변이된 세포를 자살하게 하는 세포다.
정상세포에서는 아폽토시스(apoptosis-세포에 결함이 생기거나 손상되거나 수명을 다했을 때 세포 스스로 죽기를 결정하고 생체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소모하면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라 불리는 세포사멸기작이 작동하여 사멸하지만 암세포는 이러한 기본 생명메커니즘에서 이탈하여 스스로 사멸하지 않고 증식을 계속한다.
또 항암제를 투여해도 끝까지 살아남았다가 항암제 투여가 끝난 후면 더 강력해진 힘으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본다면 NK세포와 종양괴사인자는 암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에 충분하다. NK세포와 종양괴사인자를 활용하여 암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것을 자연에서 찾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해서 NK세포 활성화와 백혈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생리활성물질 사이토카인인 종양괴사인자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연구는 특정물질에 치중되어 심리적인 문제를 간과하고 있는 한계점이 있다.
반면 필자는 심리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이 온전히 어우러져야 세포성면역, 즉 NK세포와 종양괴사인자의 활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면역학자 아보 도오루는 그의 <면역혁명>에서 “모든 질병의 원인은 스트레스다.”라고 강조한 것처럼 정신적인 문제를 간과하고서는 면역을 논할 수 없다. 특히 세포성 면역은 심리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데 이는 자율신경과 면역과의 관계를 풀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 NK세포(Natural Killer Cell-자연 살해세포) : 암세포를 선별하여 퍼포린이라는 물질을 이용하여 세포막에 구멍을 뚫어 살상하거나 아폽토시스(세포자살)를 유도하는 효소를 분비하여 암세포 제거, 생체방어(면역)시스템의 전방위 전사로 백혈구의 림프구 속에 존재하며 림프구에서 NK세포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5~10%다. 정상인 사람의 NK세포의 수는 대략 50억~1000억 개가 존재한다.
※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 대식세포大食細胞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생리활성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신체의 방어 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물질로 사용되는 당단백질)으로서 약칭은 TNF이다. 인간을 포함해 동물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제암효과를 가진, 생물학적 응답조절물질(BRM)의 일종이다. 특히 이것의 제암효과에 주목하여 항악성 종양제로 개발하려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세포성 면역을 높이는 방법
세포성 면역을 증강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는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이 있다.
◎ 정신적인 측면에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것, 암에 대한 공포ㆍ불안ㆍ초조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 명상과 음악ㆍ예술을 통해서 정서적인 안정을 유지할 것, 코미디프로그램을 보거나 유머ㆍ웃음치료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웃을 것, 모든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 등이다.
◎ 물질적인 측면에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면역 다당체와 관련된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다. 버섯추출물(AHCC, 장명, 상황버섯, 아가리쿠스 등), 겨우살이, 해조류 다당체 추출물(후코이단), 밀 배아 추출물(아베마르), 쌀겨 추출물(아라비녹실란)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식약청에서 ‘면역증강의 효과가 있다.’라는 인증을 받은 것은 AHCC다.
그러나 면역증강 건강기능성식품이 암을 치료하는 것으로 인식하면 안 된다. ‘면역력증강=암 치료’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면역 다당체 관련 건강기능성 식품을 섭취함에 있어서도 기초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초를 튼튼히 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어울림밥상이다. 균형있는 영양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현미잡곡과 채식 위주의 식단, 신선한 채소ㆍ과일ㆍ산야초 생즙, 약차 등이 기초를 다져주는 훌륭한 먹을거리다.
음식물은 모든 암에 있어서 거의 절반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음식물에서 어떤 인자들이 암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식습관이 암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면역을 억제하는 약물이나 치료는 가능한 적게 받는 것이 좋은데 수술,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 등이 그것이다. 수술은 암의 크기를 축소시켜 줄 수 있으나 동시에 조직을 파괴, 면역력을 저하시켜 잔존하는 암세포가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는 세포독성요법으로 암세포를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역할도 하지만 면역력도 동시에 약화시켜 암의 전이와 재발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현재 통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3대 암 치료법이 모두 면역력 저하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면역력이 암 치료를 주도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을 때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야 할 치료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면역력이 암 치료를 주도한다고 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를 발견할 수 없고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을 뿐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병원치료와 함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각종 자연요법을 동시에 실천하는 것이 최적의 방법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