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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남의 백세인클립] 죽음의 늪에서 벗어난 암 생존자 14%의 덫 “새로운 암 발생 막아라”

2017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희망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내과전문의, 자연치료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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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부터 생환한 사람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암 치료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어왔지만,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캠페인에서 큰 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암 생존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이들이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겪게 되는 신체적, 사회적, 재정적 또는 심리적인 부담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새로운 연구조사 분야가 생기면서 암 생존자의 문제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알아가는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는 중이다.
암 생존자들이 겪어야 하는 여러 가지의 문제점들 중의 하나로, 암 생존자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에 비하여 다른 새로운 암의 발생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사실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이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조사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던 것이다.

암 생존자 14%, 새로운 암 발생

SEER 프로그램에는 모두 200만 명 이상의 암 생존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최소한 2달부터 10년 사이에 생존한 사람들이 39만 명이나 되었으며, 10년 생존자들도 7600명이나 되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총 27년 동안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암 생존자들은 정상인들에 비하여 새로운 암 발생 위험이 14%나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조사가 보여주는 것은 암이 젊은 나이에 발생할 경우 늙은 나이에 발생한 경우보다 새로운 암 발생 위험이 월등하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17세 미만에 암이 발생한 경우 새로운 암이 발생할 위험은 정상인들에 비하여 6.13배나 더 높고, 18~29세 사이는 2.92배, 30~39세 사이는 2.37배, 40~49세 사이는 1.61배, 50~59세 사이는 1.27배, 60~69세 사이는 1.13배, 70~79세 사이는 1.02배, 그리고 80세 이상인 경우에는 0.92배를 보여준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하여 새로운 암 발생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17 대 1.11). 그러나 60세 이전에서의 암 발생에서는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하여 새로운 암 발생이 더 높았다(17% 대 11%). 남녀 성과 관련된 암을 제외하면, 남자나 여자에게 발생하는 새로운 암 발생 위험은 거의 같았다(여자 25% 남자 22%).

암 진단을 받은 후 5년 이내에 새로운 암 발생이 가장 높았으며, 장기간 암 생존자일수록 새로운 암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SEER)를 통해서 볼 때, 25년에 걸쳐서 암 생존자들의 거의 14%가 제 2의 새로운 암 발생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제2의 새로운 암 진단이 가장 많은 나이는 50~69세 사이였다.

제2의 암 발생 위치는?

같은 장기에 제2의 암이 발생한 경우는 13.2%(18만 5407명)를 보여주었으며, 그 내용으로는 유방암이 7.2%(1만 3428명), 대장암이 2.0%(3630명), 폐암이 1.8%(3346명), 그리고 흑색종(melanoma)이 0.9%(1579명)였다.

같은 장기에 발생하는 제2의 암은 대부분의 경우에 유전적인 배경이나 생활습관이 그 원인일 수 있으나 높아진 암 진단방법과 오진으로 인한 내용일 수도 있다. 하여튼 같은 장기에 발생하는 제2의 암 발생 기전은 애초의 암 발생으로 인한 구역 암화(field cancerization)로 설명이 된다.

대부분 제2의 암 발생은 원래 발생했던 장기와는 다른 장기에 발생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80%). 어떤 경우에는 정상적인 사람들과 마찬가지의 암 발생 위험을 안고 있지만, 일차 암을 발생시킨 요인은 물론 항암치료로 인한 원인이 그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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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알코올은 새로운 암 발생의 주범

흡연과 음주가 일반인들에게 암 발생을 유발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흡연과 음주가 암 생존자들에게 발생하는 새로운 암의 주요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Vineis et al 2004). 모두 2만 5000명의 제2 암 발생 중, 1만 1000명이 흡연과 음주와 관련된 암들(구강암, 인후암, 후두암, 식도암, 폐암)로 구분되고 있다. 금연과 금주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내용이다.

영양과 호르몬도 영향 미쳐

음식, 비만증, 신체활동 여부, 생식기능 및 다른 생활습성과 관련된 위험요소들이 제2의 암 발생과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조사는 없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제2의 암 발생과 이들 요소들 사이에는 어떤 식으로든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유방암, 다른 생식기 암 및 소화기관에 발생하는 암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과 면역기능 저하

인체 유두종 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 Virus), HIV 바이러스, 허페스 바이러스-8, 엡스틴 바 바이러스, B형 간염 바이러스와 C형 간염 바이러스 및 헬리코박터가 암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여러 증거들을 통하여 이제는 정설로 굳어진 바 있다. 여기에 면역기능의 저하 및 염증이 어떤 식으로든지 암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는 사실도 널리 인정되고 있다.

유전적인 배경도 무시 못 해

유전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암들은 다른 암들에 비하여 이른 나이에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젊은 나이에 발생한 대장암, 자궁암(uterine corpus cancer), 난소암, 담도암, 소장암 및 신우암(renal pelvis cancer) 발생은 수리 유전인자(repair gene)의 어긋남으로부터 유래된다고 믿어지고 있다. BRCA1과 2에 돌연변이가 발생한 경우에는 반대쪽 유방에 새로운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유전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암들이 있으므로 가족적인 배경을 알기 위한 유전자 조사를 할 수 있다.

항암치료의 두 얼굴

조사에 의하면, 나이가 들어서 발생한 암에 대한 치료로 인한 제2의 암 발생 위험은 젊어서 발생한 암에 대한 치료로부터 올 수 있는 제2의 암 발생에 비해 월등하게 낮다. 따라서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발생한 암 치료의 일환으로 받게 되는 방사선치료 및 항암치료는 발암 효과를 보여주게 된다.

어린이가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5년 이상 생존한 경우에 고형성 종양(solid tumor)의 발생위험이 올라가게 된다. 이런 암들의 발생은 방사선 치료를 받은 부위에 발생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특히 호스킨림프종 치료의 일환으로 받은 방사선치료는 유방암과 폐암의 발생 위험도를 높여주게 된다.

성인에서도 유방암에 대한 방사선치료는 나중에 폐암과 식도암 발생을 올려주며, 급성 백혈병에 대한 방사선치료를 골반 근처에 받은 경우에는 자궁경부 및 자궁암 발생 위험을 올려주게 된다.

이번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백혈병 유발소(leukemogenic)를 갖고 있는 항암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급성 백혈병 발생 위험이 상당히 높아지게 된다. 유방암 치료제 중의 하나인 타목시펜 치료를 받은 경우 자궁암 발생 위험은 올려주는 반면에 반대쪽 유방암 발생은 낮추어주게 된다.

앞으로 나아갈 길

이번의 연구조사(SEER) 및 다른 논문들이 보여주는 것은 암 생존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제2의 암 발생 위험도가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이다. 암에 따라서 그 위험도가 다르므로 이에 따른 새로운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제2의 암 발생 예방에는 조기발견을 포함한 평소에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중에서 제2의 암 발생 위험도를 높여주는 흡연과 음주는 당연히 끊어야 할 것이다.

제2의 암 발생 위험도를 낮추는 내용의 연구조사가 필요한 단계이지만, 음식생활 및 운동생활을 포함한 생활습성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식된 사실이다. 방사선, 전기자장과 발암물질로부터 멀어지는 생활환경은 필수이고, 여기에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신체활동을 늘리면서, 건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모든 암에 대한 제2의 암 발생 위험이 같을 수 없다. 따라서 특정한 암들에 대한 특성과 함께 이에 대한 이해를 하면서 대처할 때 제2의 암 발생 위험도를 낮추어주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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