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포천중문의과대학교 차바이오메디컬센터 김상만 교수】
이제는 공기도 사서 마셔야 할까? 최근들어 산소를 파는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산소카페가 등장했는가 하면 산소PC방, 산소사우나, 산소캔, 심지어 알약 산소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들 제품이 표방하는 것은 한결같다.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공기 중의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있어 현대인의 건강과 지적능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신선한 산소를 돈을 주고서라도 사서 마실 것을 권한다. 정말 그럴까? 생명의 절대조건 산소에 얽힌 비밀을 풀어보자.
산소의 정체를 바로 알자!
‘산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 혹 ‘산소같은 여자’ 광고 카피는 아니겠지요? 너무나 소중하지만 종종 그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것 중 하나가 산소가 아닐까 싶다. 인간이 이 지구에 터를 닦고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산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달이나 화성 같은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도 산소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소는 생명의 절대조건이다. 실제로 우리 몸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 마의 시간대는 채 5분도 안 된다. 3분 내지 5분만 산소 공급이 중단돼도 사망에 이른다.
그렇다면 산소는 우리 몸에 왜 필요할까? 왜 단 5분만 공급되지 않아도 목숨을 위태롭게 할까? 이 물음에 대해 포천중문의대 김상만 교수는 “우선 산소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기전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산소는생명의 근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너무도 소중한 산소는 공기 중에 들어있는 물질이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 중에는 여러 가지 물질이 들어있다. 질소가 78% 정도로 가장 많고 산소는 21%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아르곤, 이산화탄소, 헬륨, 네온 등의 기체가 들어있다고 한다.
사람은 호흡을 통해 공기 중의 산소를 인체의 구석구석 세포까지 중단없이 보내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산소는 생명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김상만 교수에 의하면 “산소는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을 만들 때 일종의 불을 지피는 요소”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좀더 들어보자.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생명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음식물을 섭취합니다. 이렇게 섭취한 음식물이 에너지로 바뀌려면 반드시 산소가 필요합니다. 음식물로 생긴 영양분은 산소에 의해 연소되면서 에너지를 내고 그 에너지로 우리는 인생을 힘차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산소는 삶의 존립근거가 된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우리의 뇌는 산소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이다. 우리 몸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5분 이내에 사망하는 것도 가장 먼저 뇌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산소가 부족하다?
이렇듯 중요한 것이 산소이다보니 내 몸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고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엇보다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이 우려스럽다. 그 많은 사람들이 숨을 쉬면서 내뿜는 탄산가스, 그 많은 굴뚝에서 배출하는 매연가스, 그 많은 차들이 쏟아내는 배기가스로 도심의 공기는 심각하게 오염돼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공기를 마셔도 우리 몸은 괜찮을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의구심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현대인들의 심리를 파고들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일명 ‘산소 마케팅’이다. 산소 카페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성환 씨(32세)는 “하루종일 업무에 시달리다 산소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면 왠지 모르게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고 몸이 상쾌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그렇다면 정말 이들 산소 제품들이 우리 몸에 부족한 산소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이 물음에 대한 김상만 교수의 입장은 다소 회의적이다. “산소를 공급해준다는 이들 제품이 분명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천식이나 어떤 구조적인 문제로 산소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경우는 글쎄요. 저는 ‘별무효과’로 보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마신 산소가 몸 조직에 제대로 운반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선제조건이 있다.
적혈구를 건강하게
우리가 마신 산소가 우리 몸속에 제대로 공급되려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조건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한 김상만 교수의 답변은 “정상적인 기능을 가진 적혈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헤모글로빈이 충분한 적혈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소를 우리 몸 조직에 공급해주는 것은 적혈구에 들어있는 헤모글로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어떤 스트레스나 약물, 혹은 여러 가지 독소에 의해 산소운반을 잘 하지 못하는 메트 헤모글로빈이 많아지면 우리 몸에 정상적인 산소공급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 여파는 실로 큽니다. 그로 인해 피로물질이 축적되면서 두통이나 만성피로가 오고 손발 저림, 근육 경련 등 갖가지 좋지 못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독일의 바르부르크 박사는 산소가 부족하면 암이 발생하게 된다는 학설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산소는 무조건 많이 공급해준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 그보다는 산소 공급이 원활히 되도록 내 몸속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김상만 교수의 지론이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방법을 알아보자.
산소 공급 원활히~ 비결 3가지
▶산소를 많이 쓰도록 내 몸을 만들어주라
신체 각 부분을 골고루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 사무만 보는 사람의 얼굴을 보라. 몸을 보라. 이런 사람들은 피가 잘 돌지 않기 때문에 산소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 결과 얼굴색이 창백하다. 손, 발, 몸이 차갑다. 그래서 온갖 질병에 걸리게 된다.
내 몸 구석구석에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려면 반드시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이때 추천하고 싶은 운동은 걷기, 조깅, 등산 등이다. 특히 요가나 근육 스트레칭도 꾸준히 해주면 내 몸 구석구석에 신선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호흡은 복식호흡을…
내 몸속에 충분한 양의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깊은 호흡을 해야 한다. 숨을 내쉬는 시간이 길수록 들어오는 산소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숨을 들이키는 시간이 길수록 많은 산소가 몸속 깊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호흡이 바로 복식호흡이다. 평소 복식호흡을 하게 되면 충분한 산소를 폐에서 혈류로 바꿀 수가 있다.
하는 요령은 쉽게 생각하자. 복식호흡은 숨을 들이마실 때 배가 나오는 호흡법이다.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령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코를 통해 천천히 가능한 한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배를 최대한 내민다.
·이때 어깨와 가슴이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숨을 최대한 들이마신 상태에서 5초 정도 멈춘다.
·숨을 내쉬면서 배를 완전히 수축시킨다.
·이때는 코와 입을 통해 천천히 배가 쏙 들어갈 정도로 숨을 내쉰다.
사실 이 호흡을 하루종일 하기는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흉식호흡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하루에 단 몇 번만이라도 신경 써서 복식호흡을 해보자. 내 몸에 부족한 산소 공급에 있어 호흡법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산소를 잘 운반하는 적혈구를 만들어야 한다
내 몸 구석구석에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혈구의 기능이 정상이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산소를 세포 하나하나에 공급해주는 일은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가능한 한 알칼리성 식품을 먹어야 한다.
? 녹황색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의 산도(ph)가 산성화가 되면 혈관이 수축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혈액 공급이 잘 안 되고, 그 결과 산소 공급도 원활해지지 않게 된다.
·채식 위주의 식사가 좋다.
·근육 피로는 그때그때 바로 풀어준다.
? 낙산이라는 피로물질이 축적되면 산소 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약물 남용은 금물!
·조미료나 방부제 등 식품 첨가물은 삼간다.
? 이들을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다량의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식은 삼간다.
? 과식은 내장을 혹사시키고 장기에 무리를 주어 유독성 노폐물을 체내에 생성시킨다. 이렇게 형성된 노폐물들을 배설시키기 위해서는 다량의 산소가 필요해 산소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
김상만 교수는 “만약 내 몸에 산소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비싼 돈 들여 파는 산소를 사서 마시기보다는 산소가 원활히 이용될 수 있도록 내 몸속 환경을 개선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절도있게 생활하고 부지런하게 사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사무실이나 가정 등 밀폐된 공간은 자주 환기를 시켜 신선한 공기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줄 것을 당부한다.
TIP. 잠을 잘 때 입을 벌리고 잔다면…
잠을 잘 때나 길을 걸을 때 입을 벌리고 자거나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고 버릇입니다. 김상만 교수에 의하면 “잠을 잘 때 입을 벌리고 자는 것은 구조적으로 비강쪽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하는군요. 예를 들어 알러지성 비염이나 비후성 비염 등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입을 벌리고 자거나 입을 벌리고 걷게 되는데 이때는 가능하면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비염이지만 콧물이 나오지 않으니까 비염이 아닌 줄 알지만 비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때는 콧물이 뒤로 넘어갑니다. 이런 사람인 경우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래가 생깁니다. 그러나 그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가래가 아니라 콧물이 뒤로 넘어간 경우입니다.
이렇듯 입을 벌리고 자게 되면 산소는 어느 정도 공급받을 수 있지만 배에 가스가 차고 더부룩해지며 소화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 하나! 우리의 코는 세균을 거르는 방어의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입으로 숨을 쉬면 세균 방어력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 결과 감기에 자주 걸리고 각종 질병에도 쉽게 노출된다고 하는군요. 따라서 호흡은 가능한 한 코로 하는 호흡을 하시기 바랍니다.
(※다음호에는 산소의 대사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생겨나는 활성산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