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문지영 기자】
【도움말│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
대한민국 여성의 암 사망원인 1위, 폐암! 여성 10만 명 당 15.2명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고, 폐암 발생 환자의 1/3이 여성이다. 그중 비흡연자의 폐암 비율은 미국이 15~20%인 반면 한국은 30%나 된다. 특히 한국 여성 폐암 환자의 경우 90% 이상이 비흡연자다. 그동안 폐암의 최대 원인을 흡연이라고 지목해왔는데 이게 웬말?!! 그렇다면, 여성 폐암 발생의 원흉은 과연 무엇일까?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는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와 유해가스가 우리 몸에 해가 될 수 있으며 특히, 가스레인지로 조리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물질들은 간접흡연과 가족력, 유전자 변이 등과 함께 폐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요즘 뜨겁게 떠오르는 주방 조리기구의 새로운 강자, ‘전기레인지’를 알아봤다.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의 꼼꼼한 비교를 통해 나한테 맞는 조리기구를 선택하고 그에 따른 올바른 사용법으로 건강한 쿠킹 타임을 즐겨보자!
왜 전기레인지인가?
가스레인지로 조리를 할 때 발생하는 유해가스에 1시간 노출될 경우, 직접 흡연으로 70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똑같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가스레인지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와 발암물질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는 “음식을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인 쿠킹 퓸(cooking fumes)은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음식을 튀기거나 구울 때 발생하는 공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는 폐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다만, 홍윤철 교수는 “그럼에도 한국음식의 특성상 음식을 조리하는데 있어 화력이 필요한 만큼 조리 기구를 사용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가급적 가스레인지보다는 전기레인지를 사용해서 유해물질 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전기레인지의 무엇이 좋고 나쁜지,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똑 소리 나게 한번 파헤쳐보자.
전기레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Q 전기레인지의 종류에는?
하이라이트: 흔히 알고 있는 빨갛게 열이 올라오는 방식으로 열을 내는 발열부가 세라믹 유리나 내열 강화 유리로 이동한 뒤 이동된 열이 조리 용기로 전달된다. 가열 판(바닥)을 직접 가열해 열을 전달하기 때문에 어떤 재질의 프라이팬과 냄비든 용기의 구분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전기 저항에 의해 열이 발생하고 그 열의 전도에 의한 전기 저항을 이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단, 가열이 느리고 잔열이 남는다.
인덕션: 전기레인지가 조리 용기에 열이 나도록 유도(induction)해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석에 붙는 인덕션 전용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스테인레스 재질의 프라이팬과 냄비라면 사용이 가능하지만 저렴한 알루미늄 재질의 프라이팬은 사용할 수 없다. 열전도에 의해 에너지 공급이 이루어지는 유도전류 방식이기 때문에 화구를 만져도 뜨겁지 않은 반면, 전류를 유도하기 위해 작은 모터가 장착돼 있어서 약간의 소음이 발생한다. 하이라이트 방식에 비해 가열이 빠르고 비교적 안전하다.
Q 전기레인지가 좋은 이유
● 불완전연소로 인한 일산화탄소와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물질이 방출되지 않는다.
● 가스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가스 누출이나 폭발의 위험이 없다.
● 설치가 간단하고 청소 등 사용이 편리하다.
● 전기레인지 주위 온도가 거의 상승하지 않아서 화재 발생 위험이 적다.
● 일정한 화력, 섬세한 화력 조절이 가능하다.
Q 전기레인지의 단점은?
● 가스레인지에 비해 사용료가 비싸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의하면 같은 양의 물을 끓일 때 가스레인지는 103원, 전기레인지는 127원의 요금이 발생하며, 누진세를 적용하면 비용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
● 가스레인지에 비해 화력이 약하며 가열 후 달궈지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
● 직화를 이용한 요리가 불가능하다.
● 밑바닥이 평평한 용기만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한 전기레인지 사용법 Best 5
1. 폭발의 위험은 없지만 화재의 위험이 있으므로 잔열이 남아 있는지 꼭 확인한다.
2. 상판을 청소할 때 철 수세미를 사용하면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철 수세미가 아닌 부드러운 천으로 깨끗하게 닦아준다.
3. 상판에 소금이나 설탕 등이 묻으면 부식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닦아준다.
4. 냄비 바닥이 울퉁불퉁하거나 물기가 있는 채로 사용하면 표면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5. 묵은 때의 경우, 전용 스크래퍼로 긁어내고 깔끔하게 청소해서 화력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가스레인지를 사용한다면?
전기레인지 사용이 좋은 것은 알지만 그래도 가스레인지 애용자가 있기 마련이다. 가스레인지의 장점은 우선, 전기레인지에 비해 사용료가 저렴하며 용기를 구분할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 화력이 강해서 빠른 시간에 요리를 완성하거나 한국 요리 특유의 독특한 불 맛을 낼 수 있다. 물론, 가스 누출과 폭발의 위험이 있고 사용 시 유해물질이 방출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고 싶다면 이렇게 사용하자.
스마트한 가스레인지 사용법 Best 7
1. 조리하기 전 꼭 가스레인지 후드를 먼저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
2. 냄비 바닥을 잘 닦아서 이물질 연소로 인한 유해물질을 최대한 차단한다.
3. 가스레인지 거치대보다 너무 큰 조리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4. 요리하려는 내용물이 넘쳐서 가스불이 꺼지거나 새지 않도록 주의한다.
5. 화재 위험이 있으므로 가스레인지 주변에 인화 물질을 가까이 두지 않는다.
6. 육류와 생선 조리 시 약 2분 정도 전자레인지를 먼저 사용해서 유해가스를 줄인다.
7. 가스 누출 셀프 체크를 수시로 진행한다.
가스 누출 셀프 체크 방법 ABC
A. 가정용 세제를 그릇에 풀어 거품을 낸다.
B. 가스레인지 기본 코크, 중간 밸브(안전밸브), 뒤쪽 레버 연결 이음부에 거품을 묻힌다.
C. 가스가 유출될 경우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므로 유출이 의심되면 도시가스 관리과에 즉시 신고한다.
TIP. 홍윤철 교수의 쿠킹 퓸 해소법 5가지
1.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모두 레인지 후드를 정기적으로 청소해서 작동시킨다.
2. 하루에 적어도 두 번 정도는 창문을 열어 밀폐된 공기를 환기시킨다.
3. 요리를 마치면 걸레로 창틀이나 선반을 깨끗이 닦아준다.
4. 중간불로 타지 않게 굽거나 튀기면 쿠킹 퓸의 미세먼지를 90% 이상 줄일 수 있다.
5. 미세먼지는 일단 몸 안에 들어가면 잘 배출되지 않으므로 물을 많이 마시고 비타민 B와 E를 섭취하면 원활한 배출과 항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홍윤철 교수는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주임교수이며 환경보건센터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유해생활용품과 미세먼지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활발히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