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치과보철과 장재승 교수】
우리의 건강은 치아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아의 씹는 기능은 일차적인 소화 기능이다. 이것이 제 역할을 못하면 소화기에 문제가 생기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턱을 움직여 음식을 씹는 저작근은 뇌신경과 연관 있다. 저작근 운동이 감소하면 치매와 같은 뇌신경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렇게 중요한 치아가 없다면 그 자리를 임플란트, 브릿지, 틀니 등의 방법으로 치아를 채워 넣어야 한다. 이때 많은 수의 치아가 없으면 주로 선택하는 것이 틀니다. 틀니는 나에게 맞는 틀니를 선택해야 하고 관리도 잘해야 한다. 아프고 불편한 ‘골칫덩이 틀니’가 아닌 ‘제2의 치아 틀니’로 자리매김하는 법을 알아본다.
틀니, 누구한테 필요할까?
치아가 많이 빠져 먹기 힘든 고통! 그 자체만으로 고통스럽지만 이 때문에 벌어질 뒷일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먹지 못하면 건강은 저절로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가 많이 빠지면 입과 볼이 움푹 들어가 얼굴도 바뀐다.
이렇게 많은 치아가 빠지면 주로 틀니를 한다. 빠진 치아가 적으면 임플란트와 브릿지로 치료하는 방법이 간단하고 치료비용도 적게 든다. 하지만 빠진 치아가 많으면 많은 수의 임플란트나 브릿지를 해야 하므로 치료 방법이 복잡하고,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리며, 치료비용 또한 많이 들기 때문에 틀니를 선택하는 것이다.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치과보철과 장재승 교수는 “구강 내 질환으로 골조직과 잇몸의 손실이 심한 경우에도 이러한 부분을 회복시켜 주기 위해 틀니로 치료한다.”고 설명한다. 고령, 심한 당뇨, 면역 질환, 골다공증 약을 오래 복용한 경우 등 임플란트 시술이 어려운 경우에도 틀니를 해야 한다.
내 생애 첫 틀니 현명한 선택법
틀니는 크게 형태에 따라 부분틀니와 전체틀니로 나뉜다. 부분틀니는 남아 있는 치아를 이용해 빠진 치아 부위에 틀니를 하는 것이고, 전체틀니는 남아 있는 치아가 없는 경우 잇몸 위에 틀니를 제작하여 장착한다.
부분틀니는 남아 있는 치아가 유지와 지지를 도와서 전체틀니에 비해 잘 빠지지 않고 잘 씹을 수 있는 편이다. 하지만 전체틀니는 틀니를 유지할 만한 치아가 없고 지지를 잇몸에서 얻어야 하므로 틀니가 빠질 수 있고 씹으면 잇몸 부위가 아플 수 있다.
장재승 교수는 “만약 모든 치아가 치주염이나 치아우식증 등으로 틀니를 유지할 만한 상태가 아니면 모든 치아를 빼고 전체틀니를 해야 한다.”며 “그래도 가능하면 한 개의 치아라도 이용해 부분틀니를 하는 것이 틀니 사용 시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남아 있는 치아가 적거나 없을 때는 임플란트 틀니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전체틀니의 지지면적은 자연 치아와 비교했을 때 위 틀니는 1/2, 아래 틀니는 1/4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이로 인해 저작 능력 또한 1/3가량 떨어지게 된다.
빠진 치아 부위에 임플란트를 식립한다면 틀니가 더 큰 유지력과 지지력을 얻을 수 있어 틀니 사용이 편해진다. 임플란트 틀니가 입안에서 균형 있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임플란트 수와 위치, 보철 형태, 대합치의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임플란트 틀니를 하면 기존의 틀니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어색한 틀니 빨리 적응하려면 이렇게!
단지 입안에 머리카락 하나가 들어왔을 뿐인데 무척 신경 쓰였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물며 금속과 플라스틱 덩어리가 들어가는 틀니를 처음 낀다면?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장 불편함보다 틀니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가 더 크므로 틀니에 빨리 적응을 하는 수밖에 없다.
장재승 교수는 “틀니를 내 몸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처음에는 불편하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틀니를 껴서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틀니의 불편함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위 틀니는 보통 입천장을 덮어 답답함을 느낄 수 있고 음식의 맛 또한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아래 틀니는 혀 밑으로 틀니 구조물이 지나가서 혀에 이물감이 생기고 혀 운동이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틀니를 낀 후에는 발음과 억양 등이 이전과 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보통 한 달 정도 지나면 적응된다. 한 달이 지나도 적응이 안 되거나 빨리 적응하고 싶다면 신문이나 잡지를 큰 소리로 읽는 연습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관리 말고 뭣이 중헌디!’ 틀니 오래 쓰는 법
틀니를 내 구강 상태에 맞게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작한 틀니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하다. 틀니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틀니의 수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먼저 틀니는 세척을 제대로 해야 한다. 틀니를 세척하면 세균 번식을 막고, 구취 및 얼룩 제거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틀니를 세척할 때는 인체에 무해한 과일 세정제나 틀니 세정제로 틀니 전용 브러쉬, 칫솔을 이용해 닦아야 한다.
장재승 교수는 “틀니를 세척할 때는 치약을 사용하면 안 된다.”며 “치약에는 연마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틀니가 마모될 수 있고 마모된 부분에 세균들이 번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요새 흔히 사용하는 틀니 세정제는 마모 없이 틀니를 세척할 수 있고 틀니에 생긴 음식 얼룩 제거와 단백 분해 성능이 우수하지만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일부 틀니 세정제에서 과황산 화합물이 포함되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런 성분은 일부 사람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성분을 꼼꼼히 알아보고 선택해야 한다.
또한 틀니 재질은 레진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변형되기 쉽다. 그래서 틀니를 빼고 있을 때는 차가운 물에 담가놓아야 한다. 간혹 틀니를 소독하기 위해 물에 끓이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틀니가 변형되어 못 쓰게 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TIP.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못 사는 이유
빠진 치아가 많은데도 틀니를 하지 않으면 음식을 정상적으로 섭취할 수 없어 영양 상태가 나빠진다. 장재승 교수는 “특히 고령이거나 당뇨 등과 같은 전신질환이 있다면 균형에 맞는 식이조절이 필요한데 치아가 없어 못 씹으면 식이조절이 어렵게 되어 전신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치아가 없으면 저작 능력도 떨어져 턱을 움직여 저작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저작근의 운동이 매우 감소한다. 우리 몸의 저작근은 뇌신경과 연관되어 있다. 저작근 운동이 줄어들면 뇌신경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치매 등과 같은 뇌신경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비용 때문에 틀니를 망설였다면 지난 2016년 7월부터 임플란트와 틀니의 의료보험 적용 대상이 기존 70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확대되었으니 참고하자.
장재승 교수는
일반틀니와 임플란트틀니 전문가다. 대한구강악안면임프란트학회 기회이사, 대한치과보철학회 간사로 활동 중이다. 임플란트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각종 학회에서 임플란트와 틀니를 주제로 강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