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기자】
【도움말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
밝아야 할 창밖은 뿌옇고 어두침침, 목은 칼칼하고 텁텁하다.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 때문에 이젠 외출 때마다 일기예보만큼이나 미세먼지예보도 확인해야만 한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미세해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세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니 폐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는 미세먼지에 민감한 호흡기질환 중 천식에 대해 알아보고, 대처법과 음식을 소개한다.
천식, 너는 누구냐?
TV나 영화 속에서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거친 숨을 몰아쉬는 천식 환자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과연 무엇이 이토록 숨 쉬기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
호흡기 전문의 이진국 교수는 “기도의 염증이 기도를 과민하게 만들어서 반복적으로 천명(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 등의 천식 증상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천식은 유전적 또는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환경적인 요인인 집먼지진드기나 동물털(개, 고양이, 생쥐), 바퀴벌레, 꽃가루, 곰팡이와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천식? vs 감기?
아주 심한 정도가 아니라면 천식은 간혹 감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천식과 감기,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천식의 일반적인 증상은 반복적인 호흡곤란과 천명, 기침, 흉부 압박감 등이다.
이진국 교수는 “기침이 만성적으로 오래 지속되고, 열이나 근육통 등의 증세는 없고,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점이 감기와 구별되는 천식 증상”이라고 말한다. 또 이런 증상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된 이후에 발생하거나, 계절의 영향을 받거나, 아토피 질환의 가족력 등이 있을 경우에는 천식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나도 혹시 천식? 자가진단법
다음과 같은 질문에 예라고 답할 경우, 천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1.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가?
2. 기침이나 호흡곤란으로 잠을 깨는 일이 있는가?
3. 운동 후에 쌕쌕거리는 소리나 기침이 나는가?
4. 특정 자극에 의해 숨이 차거나 쌕쌕거리는 소리가 생기는가?
5. 감기에 걸리면 다른 사람에 비해 증상이 심하고 오래 가는가?
천식,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하나?
그렇다면 천식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이진국 교수는 “천식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천식약물을 꾸준히 사용하면서 환경관리를 잘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천식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나 바이러스 감염, 대기오염, 약제, 비만, 흡연, 스트레스 등에 의해 악화될 수 있으니 이를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관리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똑똑한 대처법
1. 집먼지진드기 : 매트리스나 베개를 비투과성 덮개로 감싸거나, 이불과 베개를 매주 55~60도의 물로 세탁하기, 집안의 카페트 제거하기, HEPA 필터와 이중백이 내장된 진공청소기 사용하기 등을 실천한다.
2. 동물털 : 천식 환자의 경우 집에서 고양이나 개를 키워선 안 된다. 기르다가 안 키우게 되더라도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집안에 약 6개월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3. 대기오염 : 천식 악화의 주된 원인이다. 공해가 많은 곳엔 가지 않도록 한다.
4. 일부 약제들 :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 소염제가 문제가 된다. 천식의 중증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약제에 반응을 보인 병력이 있다면 해당 약제는 절대로 복용하면 안 된다.
5. 흡연 : 천식을 악화시키고 흡입스테로이드의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므로 천식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간접흡연 역시 피해야 한다.
6. 스트레스 :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과호흡 및 저탄소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7. 미세먼지나 황사 : 천식의 급성 악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천식 환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거나 황사가 있는 날에는 가급적이면 외출을 삼가야 한다. 특히 이런 날 하는 실외운동은 호흡곤란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절대로 실외 운동을 하면 안 된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시, 외출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황사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천식은 평생 나을 수 없다?
천식은 평생 앓아야 하는 병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평생 나을 수 없는 병’이라는 편견에 대해 이진국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천식 치료제가 매우 좋아져서 치료받은 환자의 90% 정도는 천식으로 인한 큰 불편 없이 잘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식은 치료를 받고 바로 완치되는 병은 아니지만 꾸준한 치료를 통해 증세 조절이 가능한 질환이다. 일정기간 이상 지속적인 치료를 받으면 천식 증세가 없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진국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급성호흡부전증후군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현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조교수이며, 올해 뉴스메이커가 뽑은 ‘2013 한국을 이끄는 혁신리더’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