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도움말 | 이지브레인의원 이재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뇌공학박사)】
매년 묵은해를 보낼 때 하는 말이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다. 지난 2016년은 유난히 그런 해였다. 뉴스만 보면 화가 치밀고, 답답했다.
가뜩이나 살기 퍽퍽한데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힌 사건 때문에 생긴 분노와 답답함까지 우리의 하루를 짓눌렀다. 불행히도 여전히 이 국면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2017년 올 한 해의 시작은 어떤 해보다 특별해야 한다. 안팎으로 지친 내 마음을 달래주고 시작해야 한다. 내 마음을 살뜰히 보살펴야 한다. 올해부터 거친 풍파에도 끄떡없는 마음을 만드는 내 마음 연습법을 알아본다.
마음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우리는 “마음대로 안 된다.”는 말을 흔히 말하고 흔히 듣는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고도 한다. 또 여기 마음에 대한 중요한 말이 있다. ‘마음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같은 일에 실패해도 누구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누구는 언제 실패했냐는 듯 금방 툭툭 털고 다시 시작한다. 만약 마음을 살 수 있다면 누구나 후자의 마음을 고를 것이다.
마음을 살 수는 없지만 마음을 바꿀 수는 있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지만 마음을 바꾸면 잃을 것보다 얻을 것이 많다. 지금 당장 마음을 바꿔 올 한 해, 나아가 평생을 더 행복한 날로 만들어보자. 마음 바꾸는 법을 공개한다.
1 자존감 바닥인 당신! 마음을 바꿔라!
자존감은 높고 낮게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회복 탄력성이라는 기질이 높은 사람은 위기를 더 잘 극복한다고 하지만 이 기질 역시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존감이 높으면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친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남에게 의존하거나 무책임한 일을 잘 하지도 않는다. 이런 자존감은 일이 잘 풀린 경험을 통해 차곡차곡 쌓인다. 자존감이 높으면 긍정적인 것이 주로 보이니 좋은 일도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면에 잘 안 된 경험이 많으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그러면서 남에게 의존하거나 남 탓을 하는 일이 많아지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부정적인 시각을 가져 미래도 부정적으로 보고 그것을 피하고 방어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그럼 자존감은 어떻게 하면 올라갈까? 이지브레인의원 이재원 원장은 “자존감을 높이려면 좋은 경험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너무 무리한 목표는 세우지 말고 확실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먼저다. 자녀에게 꿈을 크게 가지라는 말도 신중하게 하자. 그 꿈을 이루지 못할수록 자녀의 자존감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과거를 탓하고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을 내려놓자. 과거가 어려웠다면 오히려 좋아질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 남 탓을 하면서 자괴감에 빠지지 말고 어떻게든 이겨내 보려고 노력하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2 행복하고 싶은 당신! 행복호르몬 도파민 관리를 잘해라!
도파민은 행복을 주는 뇌의 호르몬이다. 칭찬을 듣거나 어떤 일에 성공했을 때 도파민은 바로 뇌에 공급된다. 또한 도파민은 노력을 통해 조금씩 이뤄나갈 때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
음식에도 몸에 좋은 슬로푸드가 있고 몸에 해로운 패스트푸드가 있듯 도파민도 좋은 도파민이 있고, 나쁜 도파민이 있다.
좋은 도파민은 고진감래형의 도파민으로 노력하고 참고 견뎌서 얻은 도파민이다. 나쁜 도파민은 힘든 노력 없이 즉각 만족을 주는 도파민이다. 이런 나쁜 도파민은 뇌를 피곤하게 만들고 중독에 빠지기 쉽게 만든다.
이재원 원장은 “좋은 도파민을 주로 받고, 나쁜 도파민은 가끔 받아야 사람의 뇌는 중독되지 않고 건강하다.”고 설명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게임 등이 주는 나쁜 도파민은 멀리하고 노력해서 성취해 내는 활동을 늘려야 한다.
3 스마트폰에 중독된 당신!스마트한 생활을 하라!
딱히 할 것도 없는데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보고,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는 사람이 많다. 그래도 스마트폰 중독은 내 일이 아닌 것 같다. 내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뇌는 잘 관리하지 않으면 충동제어가 잘 안 되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다음의 4가지를 꼭 기억하자.
① 규칙을 정해서 하루 중에 얼마나 사용했는지 모니터하자! 먼저 하루에 스마트폰을 얼마나 사용할지 정하고 그 규칙대로 사용했는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에 도움이 되는 스마트폰 앱(예: 넌 얼마나 쓰니, 쿠키즈 등)도 나와 있으니 참고하자.
② 하루 30분~1시간을 명상하자! 뇌가 쉬면 마음이 안정되고 조절능력이 더 강화된다.
③스마트폰 대안활동을 늘린다! SNS나 메신저로 대화하지 말고 직접 보고 만나서 대화하는 횟수를 늘린다.
④ 스마트폰을 쓰는 만큼 두뇌에는 손해라는 것을 알자! 특히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만큼 사회성이 떨어지고 대인관계가 어렵고 자존감도 낮아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4 능력자 강박에 사로잡힌 당신! 부담 털고 연습하라!
꼭 해내야 하고, 늘 잘해야 하고, 반드시 실패하면 안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이 많다. 모든 것을 잘해 내는 사람을 꿈꾸고 그렇게 되려고 애쓴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앞서면 오히려 일을 그르치기 쉽다. 원래 있던 실력도 잘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이런 마음의 부담은 어떻게 덜어야 할까?
① 강박감이 일을 그르친다고 자꾸 생각하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그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잘못됐을 때를 대비해 계획을 세우면 실패의 부담을 덜 수 있다.
②미리 연습하자! 연습을 열심히 하면 연습한 것이 습관이 된다. 그러면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잘하게 된다. 연습이 어려운 일이면 머릿속으로라도 그 상황을 끊임없이 그려보자. 이재원 원장은 “연습을 반복하면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 쉽다.”고 조언한다.
5 스트레스 폭탄 맞은 당신! 여유로워져라!
마음이 조급해지면 스트레스를 피하기 어렵다. 금방 해결되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일이 있다. 높은 담은 한 번에 뛰어넘으려 하지 말고 한 단계, 한 단계 계단을 오르듯 가는 것이 현명하다. 시간이 필요한 일은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나의 차례가 되길 기다려보자.
이재원 원장은 “스트레스는 내가 원하고 기대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생긴다.”며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면 확실한 것만 기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불확실성이 큰 것은 다른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식으로 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주식이 곤두박질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주식과 더불어 다른 분산 투자 계획을 세우는 등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미리 생각해두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괜히 피해를 보는 상황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부른다. 피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적절하게 자리를 피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스트레스 받는 줄 뻔히 알면서도 주변의 시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현실이 나 자신에게 더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 아닐까. 2017년부터는 최소한 내가 나에게 미안한 일은 만들지 말자. 나를 더 사랑하면 스트레스는 더 줄일 수 있다.
이재원 원장은
이지브레인의원에서 ADHD,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중독, 불면증, 분노조절장애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이며 강남을지병원 중독브레인센터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