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헬스라이프] 감기 잡는 면역, 어떻게 올릴까?

2017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몇 년 전 추운 겨울 어느 날 어떤 농가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 4~5살 되는 여자 아이가 맨발로 눈 쌓인 뜰에서 놀고 있었다. 입은 옷도 보는 사람이 추울 정도로 얇았다.

아이 부모에게 물었다. “저렇게 놀아도 동상이나 감기 걸리지 않나요?”

“태어날 때 너무 약하게 태어나 강하게 키워야겠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훈련을 시켜 지금은 괜찮아요.” 그 순간 머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어른은 훈련을 통해서도 쉽게 그런 몸을 만들기 어렵겠지만 아이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추위와 감기를 이겨내는 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습관의 노예가 됐다. 반복적으로 똑같이 행동하는 패턴을 습관이라고 하는데 습관을 벗어난 행위나 생각을 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 여긴다. 기존 의료에 지배된 사고는 그 사고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처치법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는다.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증상을 해소하는 약을 복용하는데 대체로 근본적인 치유법은 아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감기와 독감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바로 면역력이다. 그 이유를 알아본다.

여기저기 면역력, 과연 그것은 무엇?

건강이나 질병을 얘기하다 보면 면역력이란 말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면역력이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감기를 포함한 질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모두 알고 있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면역력! 그것은 무엇이며, 어떤 방법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까?

면역이란 질병에 대처하는 우리 몸의 방어기전으로 “겹겹이 둘러친 그물망”으로 정의할 수 있다. 1차 그물망은 조금은 느슨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피부나 점막이다. 2차 그물망은 피부와 점막의 방호벽을 뚫고 체조직 내로 침입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이다. 세균의 경우 염증반응을 통해 호중구와 대식세포가 잡아먹고, 바이러스의 경우는 NK세포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여 대식세포에게 처리하게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1·2차 그물망을 자연면역, 또는 선천적 면역이라 한다.

1·2차 그물망으로도 해결이 안 되면 3차 그물망에서 다시 한 번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는 합동작전이 개시된다. 1·2차 그물망과는 달리 아주 촘촘한 그물망인 3차 그물망은 획득면역, 즉 후천적 면역인데 그 중심엔 림프구의 B세포와 T세포가 있다.

이 두 세포는 각각 체액면역과 세포면역을 담당한다. 세균, 바이러스, 미생물 등의 항체는 체액면역에서는 면역글로불린, 세포면역에서는 림포카인이 담당한다. 감기와 관련한 면역기전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T세포와 매개된 세포면역이다. 이는 주로 바이러스나 세포 내에서 증식하는 세포 내 기생성 미생물에 대한 방어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복잡한 면역기전은 알 필요가 없다. 감기와 면역의 관계에 대해서만 이해하면 우리는 얼마든지 감기를 예방,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면역과 감기는 아주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대개의 엄마들이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약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대처는 장기적 관점에서 아이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2008년 1월,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만 2세 이하 영유아에 대한 기침·감기약 투여를 삼가라고 권고했다. 무분별한 해열제 남용은 아이가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체와 싸울 기회를 놓치게 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 스스로 바이러스를 해결하지 못하고 다시 약물의 힘을 빌려야 하는 반복적인 상황을 만들게 된다.

또한 흔하게 남용되는 항생제는 세균성 감염에는 유효할 수 있으나 바이러스성 질병에는 큰 효과가 없으므로 감기 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은 지극히 삼가야 한다.

2010년 8월에는 영국의 한 연구팀이 기존의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슈퍼 박테리아의 출현을 경고한 바 있다. 그리고 이미 우리는 항생제 치료가 불가능한 슈퍼박테리아, 슈퍼바이러스 시대에 진입해 있다.

감기 잡는 면역 어떻게 올리나?

감기가 시작될 때 몸을 따뜻하게 해 주거나 뜨거운 물에 목욕만 잘 해도 쉽게 잡히는 수가 있다. 초기에는 체온만 높여도 바이러스가 힘을 못 쓰고 물러가는 경험을 한 경우도 더러 있을 것이다. 체온을 높이는 것은 면역력을 높이는 것과 그 맥이 닿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기나 감기 합병증에서 영원히 벗어나려면 평소에 면역력이 충분히 활성화돼 있어야 한다. 면역은 치유가 아니라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습관은 아주 광범위하고 많다. 여기서는 몇 가지만 언급한다.

평소에 감기에 안 걸리는 생활습관은 ▲곡류와 채소를 중심으로 한 자연식 밥상 ▲적당한 활동이나 운동 ▲숙면과 휴식 ▲좋은 마음이다. 이때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실천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차를 즐긴다.

기관지, 인후 등의 점막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한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점막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막는 최전선에 위치한다. 점막이 건조해지면 쉽게 바이러스가 침입할 수 있으므로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따뜻한 뚱단지차, 오미자차, 생강차, 우엉차, 도라지차 등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2 발열, 기침, 콧물, 가래 등의 증상이 장기간 계속될 때는 진단을 다시 받을 필요가 있다.

감기가 아닐 수 있으며, 진단결과에 따라 치유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3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약한 체질이어서 감기나 잔병치레가 잦다면 체질부터 튼튼히 해야 한다.

현미오곡미음과 채소와 산야초 생즙은 체질을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감기에 도움이 되는 물질은 비타민 A·C이다.

특히 비타민 C는 다량이 요구된다. 당근과 파슬리 혼합즙은 비타민 A·C의 보고이므로 자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5 적절한 체온유지는 필수다.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실내온도 22~23℃, 습도는 60% 정도가 적당하고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는 손발 씻기 습관을 갖는 게 필요하다.

6 감기에 걸렸을 때는 죽염으로 코·입·목을 세척하거나 죽염 알갱이를 침으로 녹여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죽염은 가장 강력한 살균작용을 하는 천연물질이기 때문이다. 또한 치약도 가루죽염으로 대체하면 금상첨화다.

7 감기 걸렸을 때 소주에 고춧가루를 풀어서 한 잔 들이키고 이불 뒤집어쓰고 땀 빼면 낫는다.

사실 이 말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말이다. 체온을 올리는 것과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고춧가루의 조합이므로 감기를 쫓을 수 있다는 것이다.

8 찬바람을 쐬며 병원에 들락거리는 것보다 집에 틀어박혀 충분한 휴식을 하면서 땀이나 빼는 것이 상책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단식을 하면서 감기바이러스를 굶겨 죽일 수도 있다. 생즙단식은 면역력을 올리는 데 최상의 방법이므로 이 기회에 한 번 실행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9 감기와 관련된 기관인 기관지나 폐에 좋은 흰색채소를 즐겨 먹는다.

무, 생강, 마늘, 도라지, 더덕, 양파, 우엉, 연근 등인데 이들 식품을 다양한 형태, 예를 들어 차나 청, 샐러드, 음식소스, 나물로 상시 섭취한다면 보다 튼튼한 기관지와 폐를 가지게 될 것이다.

감기약 대신 추천하고 싶은 것들

감기는 흔히 약을 먹어도 일주일, 먹지 않아도 일주일이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약을 먹지 않고 일주일을 기다리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향후 계속해서 약을 먹지 않는 몸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시간만 가기를 기다리는 것은 자신의 몸에 대한 너무 무책임한 행위다. 나름대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경과를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비교적 실천하기 쉬운 것부터 한다. 예를 들어 차의 경우 재료만 구입해 놓으면 해먹기 쉽다. 물만 끓이면 될 테니까. 그리고 실내온도를 높이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땀을 내는 일 또한 그렇게 어렵지 않다. 죽염으로 입과 코, 목을 세척해주는 일도 별로 어렵지 않다. 위에 언급된 사실 중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자. 그것이 건강한 나를 만드는 시작일 테니까.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신년특별기획2] 면역력을 좌우하는 몸속 비밀 3가지 ‘뭐길래?’

    2018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희망호 46p

    【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마땅히 면역력을 키워야 하죠.” 그러면 어떻게 면역력을 키울까? “면역식품을 먹으면 되죠.” 이렇게 간단하면 얼마나 좋을까? 과연 면역 증강 식품을 먹어 면역력을 키울 수 있을까? 답은 글쎄다. 지금부터 면역력의 키를 쥔 우리 몸속에 숨겨진 비밀 3가지를 소개한다. PART 1. 면역력의 핵심은 장, 자율신경, 세포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가

  • [화제의 상품] 의사가 만든 면역력 증강식품 입소문 타고 인기 솔솔~

    2017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의사. 그래서 암 환자들의 희망지기가 되고 있는 사람. 염창환병원 염창환 박사의 의학적 행보가 최근 또 다시 화제다. 그것은 암 환자들의 동행자로 살아온 지난 20년간 늘 꿈꾸어 오던 일이었다고 한다. ‘암이 생기는 것을 미리 막을 수만 있다면?’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 절치부심해온 그였다. 그랬던

  • [명의의 건강제안] 정글 같은 직장에서… 스트레스 해소법 6가지

    2017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극심한 압박감을 느끼며 경쟁적인 삶을 사는 직장인들이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잘 대처하지 못하면 몸은 종종 밖으로 그 증상을 나타낸다. 머리가 아프거나 정신이 맑지 못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소화가 안 되는 것, 온몸이 지나치게 아프고 피곤한 증상 등이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눈덩이처럼

  • [명의의 건강제안] 건강의 열쇠, 숙면을 돕는 4가지 지침

    2017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 교수】 2014년 건강보험통계를 보면 ‘수면장애’ 환자수가 40만 명을 넘어섰고, 매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만성피로나 교통사고의 상당 부분은 수면 문제에 기인할 뿐만이 아니라 건강한 수면은 몸의 면역 수준을 높이고 각종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잠이 부족하거나 수면시간이 불규칙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생활습관병의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도

  • [2017년 02월 특집] 일 년 내내 몸날씨 화창하게~ 내 몸 관리법

    2017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도움말 |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송홍지 교수】 ‘올 한해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까? 혹시 좀 아프더라도 큰 병엔 걸리지 않겠지. 어쩌면 그동안 아팠던 몸도 올해는 씻은 듯이 낫지 않을까?’ 해가 바뀌고 새해 건강을 기원하며 한 번쯤 해봤을 생각들이다. 미래의 내 건강이 진심으로 궁금하다. 굳이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