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여환 가정의학과 전문의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You are what you eat.) – 빅터 린드라
신분에 따라 먹는 것이 정해진 시대가 있었다. 1825년 사바랭은 ‘미식예찬’에서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라고 했다.
200년이 지난 지금, 음식에 대한 계급은 사라져서 최소한 맛만큼은 민주화가 되었다. 그러나 음식은 여전히 우리의 선택으로 남아 있다. 냉장고를 뒤져보면 냉장고 주인의 신분이 아니라 건강이 보인다.
몸만들기를 위해 운동과 음식 중 하나만 고르라면 필자는 음식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사소한 움직임도 결국은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저히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제대로 먹기만이라도 하자. 생각보다 식품의 힘은 위대하다. 비만, 고혈압, 당뇨, 암 그리고 치매 같은 크고 작은 질병에도 영양에 대한 이야기는 꼭 들어간다. 다르게 먹어야 몸이 변한다. 그 방법을 소개한다.
1. 단백질을 마시자!
육류, 생선, 달걀, 콩, 우유 같은 식품에 단백질이 많다. 정말 요리할 시간이 없으면 삶은 달걀이라도 한 끼에 2~3개를 먹는다. 육류는 볶고 굽고 튀길 때 발암물질이 형성되기 쉽기 때문에 비싼 유기농을 사야 하나 하는 갈등보다는 조리법에 신경 쓰는 것이 낫다.
필자는 양파, 파, 마늘, 로즈마리, 파슬리 등의 양념류를 다른 사람보다 2배 이상을 넣는다. 허브나 향신료, 양념에는 천연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므로 육류요리를 할 때 넣어주면 누린내와 건강을 한꺼번에 잡는다.
하지만 근육은 단백질이 아니라 물이 80%다. 수분이 충분한 근육세포가 탈수세포보다 단백질 합성이 더 빠르다고 하니 충분한 수분 공급도 필수다. 콩이나 우유로 만든 홈메이드 단백질 쉐이크가 좋다. 또 단백질은 소량씩 나누어 먹는 것이 근육이 훨씬 빨리 생성된다고 하므로 한꺼번에 먹는 것보다는 끼니마다 조금씩 챙겨 먹어야 한다.
2. 복합 탄수화물을 먹자
달걀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주범이라는 누명을 쓴 것처럼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탈진할 때까지의 시간을 비교해 보면 고탄수화물 식이를 했을 때가 저탄수화물 식이를 할 때보다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근육 내에 글리코겐으로 저장된 탄수화물이 에너지 고갈로 생기는 피로를 줄일 수 있어 운동 수행능력을 향상시킨다.
그러나 과잉 섭취된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전환될 뿐만 아니라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므로 혈당 상승 속도가 낮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쌀밥보다는 잡곡밥, 바나나, 사과, 고구마가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 공복 후 과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소식이 필요하다. 보디빌더가 하루에 5~6끼 나누어 먹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3. 지방이 더 이상 금기는 아니다
과자, 케이크 등의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지방은 피하는 것이 좋지만 달걀이나 우유 등 완전식품에 들어 있는 지방은 오히려 먹어야 한다. 지방은 칼로리가 높으므로 염두에 둬야 하지만 적당량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호두 한줌이 사과주스나 레드와인 한 잔보다 더 많은 폴리페놀이 있다고 하니 이왕 지방을 섭취할 것 같으면 자연식품에서 찾는 것이 낫다.
몸 만드는 견과류 중에서는 아몬드가 특별나다. 아몬드는 다른 견과류보다 근 수축에 필요한 칼슘과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비타민 E가 월등하다. 하루에 30g이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저지방우유에 비해 전유는 근육성장의 지표인 근단백질 합성량이 2.8배 높다는 연구도 있으니 총칼로리를 잘 조절하고 있다면 꼭 저지방 우유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