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여환 가정의학과 전문의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여자들의 뱃살은 세대 초월 특급 고민이다. 방심하면 바로 찌고, 한 번 찐 살은 좀체 빠지지도 않는다. 뱃살에 우는 여자들의 고민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Q 한의학에서는 배가 따뜻해야 살이 안 찌고 건강하다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 기초대사량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따뜻하다는 것은 주관적인 단어라서 모든 사람에게 일반화시키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우리 집만 해도 가정의학과 의사인 필자는 몸이 차가운데 약간 마른 편이고 한의사인 남편은 몸이 따뜻한데 뚱뚱한 편입니다.
Q 배가 차가운지, 따뜻한 편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배는 중심체온이고, 중심체온을 재는 부위는 귀라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체열진단기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본인이 차가운지 따뜻한지 제일 잘 압니다. 중심체온은 피부의 온도가 아니라 간, 심장, 내장 등 내부 장기의 온도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배는 비록 몸의 중심부에 있지만 배를 만져서 느끼는 온도가 중심체온은 아닙니다. 체온은 입안, 항문 속, 귀안 고막의 체온을 잽니다. 고막이 체온조절중추인 뇌로 가는 혈액의 온도를 반영하고 손쉽게 측정할 수 있어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Q 중년여성의 경우 특히 뱃살이 많이 찌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며, 그리고 쉽게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호르몬 때문에 그렇습니다. 100세 시대의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이 없는 중년, 노년의 삶이 더 깁니다. 폐경 이후에는 엉덩이, 허벅지에 있던 지방세포가 복부로 이동하여 내장지방이 축적되는 남성형비만(복부비만, 중심성비만, 상체형비만)으로 변합니다(여성형비만, 둔부비만, 말초형비만, 하체형비만).
그러나 모든 중년 이후의 여성의 몸이 남성형 비만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년 이후의 몸은 호르몬의 변화와 생활습관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몸에 젖어 있는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Q 뱃살 중에서도 윗배가 나온 사람, 아랫배가 나온 사람 이유가 다르다고 하던데 그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윗배가 나오면 내장형지방이 많다고 예측하고, 대사증후군인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의 위험인자가 있다고 봅니다.
내장지방은 의학적으로 매우 위험합니다. 내장지방이 많을수록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병에 많이 걸립니다. 과도한 피하지방은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고, 과도한 체중으로 관절에 무리를 줄 수도 있으므로 적정량의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중요합니다.
Q 나는 피하지방인지, 내장지방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자가 테스트가 있나요?
CT가 정확하나 방사능 노출로 권하지 않습니다. 손쉽게 집에서 허리둘레를 재는 것만으로 쉽게 예측됩니다. 남자는 90cm, 여자는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라고 진단합니다.
체지방분석기를 사용하여 함께 비교해도 좋습니다. 보통 인바디라고 하는 상품명으로 불리는 체지방측정기는 보건소나 헬스센터에 가면 있으니까 한 번씩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인바디를 일주일에 한 번은 해봅니다.
Q 뱃살 빼기 운동법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뱃살이든 허릿살이든 허벅지살이든 지방은 유산소 운동으로 태워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유산소 운동을 한 후 20분부터는 내장지방부터 연소됩니다.
체지방 1Kg을 감량하기 위해서는 7700칼로리가 소비되어야 하고 빨리 걷기는 24시간 정도 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지방연소 효율이 다르므로 꼭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충은 얼마 걸어야지 목표체중에 도달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내 살은 절대로 안 빠진다.”고 하지만 많이 걸으면 살은 꼭 빠집니다. 단지 걱정스러운 것은 원하는 체중을 위해서는 오래 걸어야 하므로 걷는 자세를 올바르게 해야 발과 무릎, 골반의 변형이 오지 않습니다. 또 빠진 지방을 근육으로 채우지 않으면 오히려 살을 빼기 전보다 외모가 불만족스러울 때가 많아집니다. 나이 들어 운동하면 늙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산소와 무산소를 꼭 병행해서 살을 빼야 합니다.
다음은 바른 자세로 걷는 방법입니다. 트레드밀에서 걷는 헬스회원들의 모습을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은 목을 빼서 TV 모니터를 바라보고 가슴은 웅크린 채 발바닥은 철퍼덕거리면서 걷습니다. 이런 자세로 오래 걷다 보면 심혈관은 깨끗해지고 체지방은 빠지겠지만 관절은 서서히 망가집니다.
“틈나는 대로 몇 시간씩 운동(걷기)을 하면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했는데 왜 무릎이 아프고 허리가 아픈지 모르겠어요.”라고 투덜거리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바른 자세로 걷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턱을 살짝 당기고 시선은 위로 15도 방향으로 향합니다.
2. 가슴과 어깨를 쫙 펴고 양팔을 앞뒤로 가볍게 흔듭니다.
3. 무릎과 무릎을 약간 스치듯 뻗습니다.
4. 체중은 뒤꿈치부터 엄지발가락 쪽으로 이동시키며 바닥을 딛습니다.
각 보건소에는 걷기 지도자가 있으므로 조언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걸은 다음에는 하체 근육의 스트레칭을 꼭 해줍니다. 엉덩이 근육에서 뒷다리, 종아리, 발바닥까지 꼼꼼하게 늘려주면 족저근막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빠진 뱃살을 근육으로 보충하지 않으면 살이 쪄 있을 때보다 더 흉해 보입니다. 복근은 얇은 종잇장 같은 넓은 근육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키우기가 힘듭니다. 복부에만 집중해서 운동하기가 어렵습니다. 복근운동의 대명사인 윗몸일으키기보다는 프랭크를 권하고 싶습니다. 프랭크는 움직임이 없는데도 훨씬 복근을 잘 잡아줍니다. 프랭크는 다리를 움직이면서도 할 수 있는데 101가지의 변형동작이 나올 수 있어서 허리 아픈 주부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운동입니다.
Q 뱃살 빼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필자는 버섯, 청량고추를 된장 넣고 살짝 볶아서 먹습니다. 버섯 중에서는 특히 목이버섯을 많이 먹습니다. 다이어트하면 변비가 잘 오는데 목이버섯은 섬유소가 풍부하고 비타민 D가 천연식품으로는 최고로 많습니다. 청량고추의 캡사이신은 체지방을 분해하며,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닭가슴살이나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추천합니다.
Q 관절이나 골다공증의 위험이 있는 중년여성은 근육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단 의학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저강도 중량운동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산소 운동 즉 수중 에어로빅이나 좌식 자전거를 통해 안전하게 운동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