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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의 건강칼럼] 술 먹으면 간 나빠지는 것 다 알지만?

2017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볕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프로메테우스는 에피메테우스의 형이었다. 형은 자연의 일부인 흙을 취하여 인간을 만들었다. 앞일을 내다볼 줄 아는 형이 동생에게 말했다. “올림푸스 신들이 주는 선물은 절대 받으면 안 된다.”

그러나 제우스는 에피메테우스가 도저히 거절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 판도라를 만들어 그에게 주었다. 판도라는 신들의 선물을 담은 상자를 가지고 왔는데, 절대로 뚜껑을 열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 된다는 일은 더욱 해보고 싶은 법인지라, 판도라는 결국 뚜껑을 열어 그 속을 들여다보고 말았다. 그 순간 그 속에 들어 있던 질병과 재앙, 고통과 죄악 등이 세상으로 퍼져나갔다. 깜짝 놀란 그녀는 얼른 뚜껑을 닫아서 가장 게으른 희망만이 남게 되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천상으로 올라가 불(火)을 가지고 몰래 지상으로 내려와 인간들에게 주었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불을 훔친 죄를 물어 코카사스 산꼭대기 바위에 묶어 놓고, 매일 아침 해가 뜨면 동쪽에서 독수리가 날아와 그의 간을 파먹게 하고, 해가 지고 잠이 들면 간이 새로 돋아나게 하였다.

사람들은 오늘도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 제우스의 불을 켠다. 제우스의 불은 번개 즉 ‘전기’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낮엔 술을 거의 먹지 않는다. 판도라의 상자 속처럼 깜깜한 밤에 전기를 켜고 술을 먹는다.

해가 지면 곧 잠을 자고 간이 새로 돋아나야 할 판인데도, 제우스의 불을 훔쳐다 밝혀 놓고서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술을 마셔댄다. 그러면 내일은 독수리가 간을 파먹을 차례다.

프로메테우스 신화는 인류에게 무엇을 암시하고 있을까? 인간이 신의 무기인 번갯불(電氣)을 과도하게 사용할 시에는 간에 상해가 됨을 예언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지금 인간들은 신처럼 가만히 앉아 아주 멀리도 보고 듣고 통하고 간섭하는 전기, 전화, TV, 컴퓨터, PDA, 휴대폰으로 낮이고 밤이고 흥청거린다.

그런 다음엔 간이 나빠질까 걱정되어 간장약이다, 몸보신이다, 정력제다 하며 이것저것을 또 먹어댄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해 볼 틈도 없다. 결국 간은 또 더욱 망가진다.

사실은 술 이외에도 간염이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아메바(Amebiasis)나 간디스토마(Clonlchiasis), 간질 등에 걸리거나, 공해오염, 한약이나 양약을 잘못 먹거나 잘못된 음식과 약제에 노출되어도 간경화나 간암이 되는 수가 많다. 대부분의 약이라는 것이 간의 해독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약을 쓰면 쓸수록, 그리고 약의 성분이 단일제제가 아닌 애매모호한 혼합약일수록 간독성(肝毒性Hepatotoxic)이 더욱 더심해짐은 사실이다.

초음파만 해보면 간암, 간경화가 곧바로 진단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실제로 초음파나 CT로 간암과 간경화가 진단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간암의 크기가 최소한 5㎜는 되어야만 비로소 감별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암세포가 수억 개에 달하여, 암이 이미 전이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초기간암은 ‘AFP’라는 간암항원(肝癌抗原 Cancer antigen)을 찾아내는 쉽고 간편하고 확실한 면역학적 혈청검진법(Immunologic assay)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값싸고 부작용 없는 혈액검사를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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