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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환의 건강제안] 건강의 중심 “아킬레스건을 늘려라”

2017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생동호

【건강다이제스트 | 김여환 가정의학과 전문의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젊었을 때 내 몸은 나하고는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 되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 박완서, 소설가

약점의 대명사 아킬레스

아킬레스건은 발목 뒤의 굵은 힘줄이다. 말랑말랑한 근육이 단단한 뼈에 붙을 때에는 희고 질긴 조직인 ‘건(tendon)’으로 변한다. 건이 건강해야 근육과 뼈의 움직임이 자유롭고 부상도 예방된다. 이 중 아킬레스건이 가장 크고 강력하다.

그러나 이러한 해부학적인 특성과는 달리 아킬레스라는 말은 약점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 아킬레스라는 어원이 의학이 아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아킬레우스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아킬레우스의 엄마 테티스는 아들을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서 간난 아기였던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를 잡고 거꾸로 해서 저승의 강 ‘스틱스’에 담근다. 아킬레우스는 엄마의 뜻대로 트로이 전쟁의 최고의 영웅이 되지만 물에 잠기지 않은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고 안타깝게도 사망한다. 그래서 아킬레스는 치명적인 약점을 뜻하는 대명사로 사용하고 있다.

건강의 중심도 아킬레스

의학적으로 보면 산다는 것은 아킬레스건을 수축하는 일의 반복이다. 하이힐을 신는 일도 그렇고 토끼 뜀, 하다못해 걷기라는 쉬운 운동도 아킬레스를 지속적으로 수축시키고 단축시킨다. 그래서 따로 시간을 내서 늘려주지 않으면 언제고 한 번은 탈이 난다.

특히 쪼그리고 앉아서 발바닥을 땅에 붙일 수 없거나 스쿼트 자세를 할 때 무릎이 자꾸 안쪽으로 모인다면 반드시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물론 불룩 나온 배 때문에 쪼그리고 앉을 수 없다면 그건 예외다. 뒷모습에서 아킬레스건이 곧고 선명하게 보인다면 일단은 안심해도 된다. 보기 좋은 것이 기능도 좋을 때가 많다.

아킬레스건은 발의 움직임으로 늘린다. ①발끝으로 계단에 서서 뒤꿈치를 발끝보다 밑으로 내리거나 ②다리를 쭉 뻗고 앉아서 엄지발가락을 앞으로 내밀고 ③뒤로 당기는 일을 천천히 반복한다. 이때 무릎은 편다. 밴드를 이용하면 저항이 걸려서 쉽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잠자리에 누워서 발을 10회 정도 까딱까딱 움직이면서 아킬레스가 늘어나게 하거나, 계단 올라갈 때 잠시 멈추어서 벽을 잡고 뒤꿈치를 늘려주는 생활습관을 가지면 좋다.

명심할 것은 근육과 건은 15초 이상을 늘려주어야 된다는 것이다. 스트레칭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반동으로 횟수를 채우는 것보다는 내쉬는 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스트레칭은 기다림이다.

아킬레스건 늘리는 운동 수시로 하자

종아리 알통이라고 하는 장딴지 근육은 종아리 중간에서 아킬레스건으로 변해서 발뒤꿈치 뼈에 부착되어 있다. 이것은 걷거나 달리거나 점프 할 때 발뒤꿈치를 올리는 일을 하게 된다.

발뒤꿈치가 아픈 족저근막염은 장시간 오래 서있거나 운동을 과도하게 해서 생긴다. 평소에 아킬레스건 늘리는 동작을 열심히 한다면 이것 또한 예방할 수 있다. 그래서 2~3km 걸었거나 하이힐을 어쩔 수 없이 신었다면 아킬레스건을 충분히 늘린 다음 다시 걷기를 지속하는 것이 좋다.

근육이나 건은 40도에서 가장 잘 늘어나므로 운동 중 몸이 더워졌을 때 스트레칭을 한다면 효과가 배가 된다. 운동 중에 쥐가 생기는 부위는 대부분 장딴지 근육의 안쪽 갈래다. 이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로로 마사지하면 다리가 오그라드는 종아리 통증도 해결할 수 있다.

장딴지 근육과 아킬레스건의 수축과 이완의 반복은 미용과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예방뿐만 아니라 하지 혈관의 혈전을 예방하는 데도 중요하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꼼짝 않고 여행해야 할 때도 의자에 앉아서 아킬레스건을 늘리는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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