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도움말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내분비내과 홍수민 교수】
“우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 지금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침착하게 알아본다.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좋은 사례를 찾아보며,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다. 단기간이 아닌 평생 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계획을 자세히 세운다. 그리고 실천한다. 매일매일, 즐겁게.”
혈당 관리의 좋은 예이다. 당뇨병이라는 파도에 부딪혔다면 지금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 아프지도 않은 당뇨병이 뭣이 중하냐는 생각은 합병증이라는 초대형 쓰나미를 기다리는 꼴이다. 높은 혈당 때문에 불안하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른다면 주목하자.
오늘부터 혈당 관리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나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법을 알아본다.?
당뇨병, 그 후엔??
놀라움, 죄책감, 억울함 그리고 현실 거부. 자신이 당뇨병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이다. 무증상이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당뇨병이라는 사실에 놀라고, 평소 생활습관을 탓하며 후회하기도 한다. 또한 건강관리를 잘했는데 당뇨병에 걸렸다고 억울해하기도 하고, 검사 결과가 잘못됐을 거라며 다시 검사를 받기도 한다.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모두 같다. 받아들이고 바꾸는 것이다.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내분비내과 홍수민 교수는 “당뇨병이라면 병에 대해 알고 본인의 검사 결과를 이해해가며 천천히 받아들이고 생활습관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너무 걱정과 죄책감을 앞세우지 말라.”고 조언한다.
당뇨병인 것을 알았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내 혈당은 내가 관리해야 한다. 제대로 혈당 관리 생활습관을 실천하다 보면 맞닥뜨리는 반가운 사실이 있다. 혈당 관리법이 곧 건강해지는 법이라는 것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모레가 더 건강해지는 혈당 관리법을 소개한다.
1 매일 삼시 세끼로 혈당 관리를~
식사는 거르지 말고 세끼 식사를 하자. 저혈당 위험도 줄어들고 간식을 덜 먹게 되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세끼에는 매번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야 한다.
간혹 다이어트를 하려고 저녁식사를 거르기도 하는데 당뇨병이 있다면 식사와 식사 사이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저혈당이 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홍수민 교수는 “당뇨병을 진단받았다면 병원에서 해주는 당뇨 및 영양 교육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전문가가 음식의 열량, 당질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듣다 보면 굳이 음식 하나하나를 계산하지 않아도 일상생활 속에서 식사관리를 어떻게 하면 좋은지 쉽게 감을 잡을 수 있다.
2 식후 운동으로 혈당 관리를~
운동은 에너지도 소비하고 우리 몸의 인슐린 저항성도 개선해 장기적인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단, 공복에 운동하면 저혈당이 올 수 있으므로 식후에 하는 것이 좋다. 식사를 하고 30분~1시간 후에, 하루 30분 이상씩 운동하는 것을 권한다.
운동은 체력에 맞게 해야 한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다면 이틀에 한 번씩 하다가 횟수를 늘려 주 5회 이상 하도록 한다. 걷기, 자전거, 수영, 에어로빅, 아쿠아로빅, 등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고, 한 동작을 20초간 유지하는 스트레칭도 운동 전후에 하자.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도 하면 더 좋은 효과가 있다. 본인 최대 근력의 60~70%의 힘을 사용해 10회씩 3세트 반복하는 근력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려보자.
따로 운동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식후 걷기, 귀갓길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가기, 생활 속 스트레칭 등을 통해 운동과 친해져 보자.
3 편안한 마음 만들기로 혈당 관리를~
만병의 근원으로 꼽히는 스트레스는 혈당 관리에도 해롭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당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음악을 들으며 산책하기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해소하자.
4 팔랑귀 아닌 말뚝귀로 뚝심 있는 혈당 관리를~
당뇨병일 때는 당뇨에 어떤 음식이 좋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당뇨에 좋다는 한 가지 음식만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홍수민 교수는 “어떠한 식품을 먹으면 좋다는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 뭐든지 적정량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과일이나 견과류가 건강에 좋다지만 당뇨병이 있을 때 많이 먹으면 혈당이 높아진다. 과일마다 당을 올리는 정도는 다르지만 보통 반쪽씩 먹고, 견과류도 한 주먹을 넘게 먹지 않는 것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5 정기검진으로 당뇨 합병증 관리를~
고혈당을 오래 내버려 뒀다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성적인 미세혈관 합병증은 당뇨병성 콩팥병증, 당뇨병성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다. 대혈관 합병증으로는 관상동맥질환으로 불리는 심장의 혈관병증, 뇌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 등이 있다.
홍수민 교수는 “당뇨병이라면 눈에 오는 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병증 이외에 백내장, 녹내장도 더 잘 올 수 있다.”며 “시력저하 같은 증상이 없어도 적어도 1년에 1회 이상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주로 발부터 시작된다. 발 저림, 날카로운 통증, 무딘 감각이 그 신호다. 발의 감각이 무디면 작은 상처를 내버려두어 곪거나 괴사가 오는 일이 흔하다. 스스로 발 상태를 살피고 항상 보송보송하게 잘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홍수민 교수는 “심한 고혈당이 지속될 경우 급성으로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나 고삼투압성 고혈당 상태가 올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감염 등 전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나 인슐린 치료를 받는 사람이 치료를 건너뛸 경우 잘 발생하게 된다.”고 덧붙인다. 증상은 오심, 구토, 복통을 호소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탈수, 저혈압, 혼수까지 진행되므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당뇨병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병원 진료 및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또한 혈당 조절이 안 될 때 몸이 붓거나, 소변량이 변하거나, 손이나 발이 저리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 등의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홍수민 교수는
당뇨병, 갑상선질환,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대한내과학회,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노인병학회, 대한비만학회, 대한갑상선학회, 대한골대사학회에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