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어영부영 사는 것은 NO! 남은 여생도 열정적으로 살 거예요”
천식도, 간 이상도, 직장암도, 아내의 폐암도 모두 다 가뿐하게 이겨낸 이기영 화백(79). 줄줄이 끊이지 않던 그의 건강 불운도 세상에 호령하듯 훌훌 날려버렸다. 가슴에 사무친 날이 왜 없었겠느냐마는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며 오늘도 그는 씩씩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도대체 그에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건강 뒤에 따라붙은 불운!
서른여덟 중대장으로 전역하기까지 갖은 고비를 다 넘겼다는 이기영 화백. 함께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친구들이 포탄에 죽어나가고, 고엽제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는 등 전쟁의 참상을 몸소 겪었다. 게다가 전쟁이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폐가 찌들만큼 담배를 피웠고 술을 마시다가 쓰러져 죽을 뻔했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지난 40년 간 천식도 앓았지요. 담배를 그렇게 피워댔으니 당연한 결과이긴 했지만 간도 이상이 있었어요. 젊었을 때는 혈관이 버티질 못할 만큼 술을 마셨거든요. 직장암 수술은 3년 전에 받았었는데, 사실 그 이전부터 대변 시 출혈이 계속 있었습니다. 그저 치질인가보다 생각하며 차일피일 미뤘는데, 그게 장장 2년이나 질질 끌다 병원에 찾아간 뒤 수술을 받았던 거죠.”
직장암 수술 전, 정확히 말하면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 출혈이 있었다는 이기영 화백. 하지만 그는 육체의 병 외에도 ‘마음의 병’까지 함께 갖고 있었다. 애지중지하던 막둥이가 림프종을 앓으며 2년 간 투병하다 숨을 거두게 된 것. 그것도 애비 때문에 생긴 병(림프종은 의학적으로도 고엽제와 연관성이 있다고 밝혀진 바 있다.
외국에서는 이를 인정해 보상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미흡한 상태다)이라 더 가슴이 미어졌었다고. 참고로 이기영 화백은 베트남전에 장교로 참전, 고엽제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생활했었다고 한다. 결국 자녀들 중 막내가 아버지의 영향으로 림프종을 앓았고, 두 부부가 극진히 간병했음에도 안타깝게 하늘로 떠나보내야만 했다.
그의 건강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들을 간병하느라 병원에서 2년간 함께 생활했던 아내마저 폐암선고를 받게 된 것이다. “막둥이도 그렇게 되고 아내마저 폐암선고를 받았으니 많이 힘들었죠. 사실 젊었을 때부터 제가 밖으로만 돌아서 아내가 참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폐암이라니…”
물론 그 이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천만다행하게도 지금은 이기영 화백이나 아내 모두 암을 이겨내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육체를 이기는 정신력!
직장암 선고 후 직장 16cm를 자른 뒤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이기영 화백. 하지만 수술 뒤 직장암이 자연 완치된 것은 아니었다. 평소 자연의학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스스로 책을 보고 공부하는 것은 물론, 관련 전문가들과 만나 많은 도움도 얻었다. 특히 육류는 일절 피하고,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꾸며, 현미잡곡밥에 천연소금을 섭취하는 등 무절제한 식생활을 차츰 바꿔나갔다고 한다.
“수술 후 10일이 지나도 변을 볼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계지작약탕이 좋다는 말을 듣고 그 즉시 먹었습니다. 헌데, 정말 거짓말처럼 뻥 뚫리게 된 겁니다. 그 순간 이제 살았구나… 싶었죠.”
계지작약탕은 계수나무 가지인 ‘계지’와 작약(남자들은 백작약, 여자들은 적작약이 효과), 감초, 생강 등을 넣은 것으로, 이기영 화백은 당시 단 한 번 먹고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지금은 꾸준히 유근피(느릅나무뿌리, 껍질)를 달여 먹고 있으며, 산책과 미술활동, 지인과의 교류 등 바쁜 생활을 보내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뜸과 부항요법을 꾸준히 합니다. 물론 유근피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시고 있고요. 특히 암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체온이 1도 정도 낮기 때문에 저는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환란 속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의 온상이 우리의 육체를 아프게 하기 때문에 항상 정신적인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명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제가 건강해진 거 아닙니까. 맑은 정신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덕분에! 하하하”
내일 모레면 어언 팔십. 남들은 그 나이에 방 구들 지키며 누워 지낸다지만 이기영 화백에겐 그럴 시간조차 없다. 모든 불운과 아픔, 시름을 훌훌 벗어던진 채 ‘팔팔한’ 노년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부항요법으로 유명한 기준성 회장을 만나 온열요법도 배우고, 침술과 뜸도 계속 공부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붓을 놓지 않은 채 그림활동에 전념, 예술인으로서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이런 말이 있죠. ‘어영부영 살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 말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직장암 선고 후 다들 죽겠구나 생각했겠지만, 전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잖아요. 나보다 건강했던 친구들도 다 죽었는데 말이죠. 이제 남은 여생이라도 정말 어영부영 살고 싶지 않네요. 허허허.” 그의 호탕한 웃음처럼 항상 건강한 행운이 가득하길, 멀리서나마 기원해 본다.
《TIP. 이기영 화백의 건강한 생활 실천법》
1. 체온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한다.
2. 밥은 소식하되, 무엇을 먹든 맛있게 먹는다.
3. 쌀밥 대신 현미잡곡밥을 먹는다.
4. 뜸과 부항요법을 꾸준히 한다.
5. 유근피를 달여 수시로 마신다.
6. 마음의 근심을 훌훌 털어버린다.
7. 밤 등 견과류와 과일은 자주 섭취한다.
8.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열정적으로 한다.
9.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통해 기억력을 높인다.
10. 주위 환경을 청결하고 깨끗하게 한다.
11. 건전한 정신과 육체를 유지한다.
12. 몸을 많이 움직이고 늘 걷는다.
13. 젊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