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청미래자연생활건강연구소 민형기 원장】
제철에 나는 오염되지 않은 식자재로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이 진정한 약상이며 자연식의 기본이다. 그러나 몸에 좋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추운 겨울인 데도 여전히 다량의 생야채를 밥상에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일이다.
삼라만상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 각종 시설에서 억지로 재배한 생야채들이 우리 몸에 맞겠는가? 한마디로 제철 음식의 원리에 크게 어긋난다. 우리 조상들은 김치를 비롯해 다양한 발효식품의 지혜와 산나물 등을 삶아 말린 묵나물 조리법을 겨울철 음식으로 전해 주었다.
또 한 가지! 겨울철엔 해조류를 식탁에 많이 올리자. 미역, 다시마, 김 등 해초들은 겨울철에 싹이 나고 봄까지 자란다. 해초가 바로 겨울철 제철야채인 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채라 하면 땅에서 자라는 채소를 주로 연상하는데 해초도 엄연한 채소임을 알고 그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자.
인간의 탄생, 그 역사를 생각해보면 바닷물은 생명의 근원임을 알 수 있다. 가장 완전한 바닷물인 양수가 출렁이는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생명의 씨앗이 활착되고 열 달을 자라고 나서 세상에 태어난다. 또한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는 육지보다 훨씬 넓은 바다로 구성되어 있다. 진정한 자연식은 땅의 풀과 바다 풀의 조화가 이루어진 밥상이다. 특히 겨울철 해초는 보약이다. 이번 달에는 해초 비빔밥을 비롯하여 4가지 해초요리로 한 끼 밥상을 꾸며보았다.
해초 비빔밥
【재료】
현미오곡밥 4공기, 톳·파래·고시래기·모자반·다시마 각각 50g, 김 30g, 콩나물 100g, 시금치 100g, 무순 20g, 모듬 새싹 30g.
* 비빔 고추장 – 고추장 1/2컵, 진간장 2큰술, 깨소금 1큰술, 마늘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땅콩가루 2큰술, 생강즙 1작은술,
산야초 효소 3큰술.
【만드는 법】
1. 건 해초는 불리고 염장 해초는 물에 담가 해염한다. 생 해초는 물에 씻는다.
2. 김은 살짝 구워 팩에 넣어 잘게 부순다.
3. 콩나물, 시금치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진간장, 참기름으로 밑간하며 무친다.
4. 냄비에 분량의 양념 재료를 넣고 저어가며 볶는다.
5. 그릇에 밥을 담고 해초류, 콩나물, 시금치, 무순, 새싹, 김 가루를 담은 뒤 비빔 고추장과 함께 낸다.
해초 비빔밥을 주축으로 한 해초요리 전문점들이 유행하더니 요사이 많이 사라진 것이 아쉽다. 해초 재료는 생채, 건조, 염장 등 3가지 형태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생 해초는 물에 오래 담그면 아미노산 등 각종 영양분이 손실되므로 짧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염장 해초는 물에 충분히 담가 해염해야 하며, 그대로 건지면 생 해초와 다름없다.
미역, 다시마 등에 공통적으로 풍부한 점질성 당류인 알긴산과 식이섬유는 체내에 축적된 중금속을 비롯하여 각종 노폐물을 배출시켜 몸은 정화한다.
해초국
【재료】
매생이·파래·생미역 각각 50g, 건 풀가사리 20g, 김 20g, 다시마 물 6컵, 국간장 2큰술, 통깨·고춧가루·잔 파·
【만드는 법】
1. 매생이, 파래, 생미역은 잘 씻고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다시마 육수가 팔팔 끓으면 해초를 넣고 국간장으로 간하고 홍고추, 잔 파, 고춧가루를 넣은 후 살짝 익힌다.
3. 그릇에 담아 참기름, 통깨를 떨어뜨린다.
미역국으로 대표되는 해초국의 한계를 깨어버리자. 다양한 해초들을 사용하여 해초국을 만들면 종류별로 독특한 맛과 풍미를 즐길 수 있다. 김국, 파래국, 매생이국 등 매일 바꾸어 만들어도 좋다. 간장 대신 된장을 풀면 독특한 맛의 해초 된장국이 된다. 각종 양념재료도 활용해 보자.
매생이는 남도의 바닷가에서 오로지 겨울철에만 만날 수 있는 녹색 해조류이다. 출하 시기는 설 전후에 잠깐 나오기 때문에 이때 상당한 양을 구입해 둔다. 매생이는 철분과 칼륨, 단백질이 풍부하고 염록소와 식이섬유가 많다. 산성체질을 알칼리로 개선하며 성인병 예방, 피부건강, 피로회복에 좋다. 5대 영양소가 고루 들어있는 식물성 고단백 식품이다.
해초 보쌈김치
【재료】
배추 1/4포기, 건 풀가사리 20g, 모자반·고시래기· 다시마·톳 각각 50g, 볶은 소금 적당량.
【만드는 법】
1. 배추는 잎을 따서 소금에 절인 뒤 씻는다.
2. 해초는 물기를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둔다.
3. 젓갈 양념을 만든다.
4. 젓갈 양념에 해초를 넣고 버무린다.
5. 절인 배추에 버무려 놓은 해초김치를 넣어 싼다.
해초김치를 절인 배추에 싸면 된다. 해초김치는 해초로만 만들어도 좋으나 무, 갓 등의 야채와 함께 담아보자. 땅의 풀과 바닷풀의 조화를 만들자. 일정기간 숙성시키면 더욱 풍미가 좋다.
풀가사리는 겨울철 이른 봄에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며 생산지역이 다소 한정된 편이라 건조시켜 유통된다. 한천이라고도 하는 풀가사리는 80%에 이르는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다. 풍부한 칼슘 성분과 더불어 변비해소에 좋고 혈당상승을 막아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녹미채라고 부르는 톳은 각종 미네랄의 보고이며 철의 함량이 가장 높은 식품이다.
해초 볶음
【재료】
모자반 80g, 톳·다시마·고시래기·건 풀가사리 각각 50g,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생강 1/2작은술, 들기름 1큰술, 땅콩가루 1큰술, 죽염 약간.
【만드는 법】
1. 해초는 잘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건 풀가사리는 물에 불려 이물질을 제거한 뒤 썰어둔다.
3.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생강을 넣고 적당히 볶는다.
4. 땅콩가루를 뿌려 그릇에 담는다.
흔히 접하는 미역줄기 볶음요리를 참조하면 쉽게 누구나 만들 수 있다. 해초 종류는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해보자. 사용하는 조미료 종류에 따라 당연히 맛도 달라지므로 매일 색다르게 조리하여 즐길 수 있다.
모자반은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12월 경에서 이듬해 3월까지 생산된다. 칼슘, 인, 비타민 A, B1, B2, C, 단백질, 당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모자반에 함유된 비타민 C는 피부 단백질인 콜라겐의 활성을 돕고 주름을 예방하며 항 산화작용으로 인체의 산화를 방지한다. 고시래기는 씹는 느낌이 좋고 식이섬유의 함량이 높아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 맛이 뛰어난 바다야채이다.